묵상자료

두 나라를 섬겨야 하는 신앙인들. / 마 17:22-27.

박성완 2019. 11. 20. 00:52

묵상자료 6761(2019. 11. 20. 수요일).

시편 49:9-12.

찬송 37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배꽃 닮은 꽃이 지고 나면, 6월부터 팥을 닮은 열매가 수천 개 아니 수만 개가 달립니다. 팥배 나무는 초록 숲에 초록 잎에 초록 열매일 때는 잠시 이름을 잊고 삽니다. 전문가 아니면 알아보기 힘든 때를 꾹 참고 견디면 드디어 팥배나무 계절이 옵니다. 팥알보다 약간 큰 열매가 익어서 새 빨간 색으로 모양을 내고는, 키가 15미터 쯤 되는 나무에 수천수만 개가 달리니, 그 아름다움에 사람만 모여드는 게 아닙니다. 산새 들새 만수 문전에 풍년 새, 겨울에 배고픈 새들이란 새들이 모두 모여듭니다. 또 이쪽저쪽 살피고 배려하느라, 열매 맛을 시큼털털하게 만들어서,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움만 주고 열매는 새들에게 줍니다. 사람들이 많이 따 먹으면 아이고 배야 한다고 해서, 아이고 배야 나무라고 합니다. 대신 햇볕에 말려서 약으로는 쓰게 했습니다. 생약일 때 이름은 수유과로 이맘때쯤 따서 말리면 고열 기침 가래를 치료하는데 쓴답니다. 여기까지도 충분한데, 팥배나무 열매는 가지의 끝까지 매달려 있습니다. 봄까지 버텨서 새들의 식량 창고가 되어주는 거지요. 앙상한 가지만 남아서 알아보기 힘든 겨울에도, 그래서 팥배나무는 알아볼 수가 있는 겁니다. 열매가 매달려 있거나 아님 떨어져 있어서 말이지요. 배고픈 새들의 영원한 친구 팥배나무가 전합니다. “제가 암만 착해도 팥 심은데 팥나고 콩 심은데 콩난다고,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배고픈 새들 덕분에 제가 또 여기저기 뿌리를 내리고 사니, 생색은 딱 사절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61117일 방송>b.

 

2. “수난에 대한 두 번째 예고(22-23)”세금을 바치신 예수(24-27)”을 읽었습니다. 첫 단락은 얼마 전에 언급한 것처럼, 수난 예고가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따른 것임을 말씀하심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빗나간 구원 계획이라는 문선명의 주장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함이라는 말씀을 드린바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단락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성직자의 세금 납부에 관한 뜨거운 논쟁이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 이 구절이 성직자 역시 예외 없이 세금을 내야하는 근거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씀드리면 본문은 세금 납부 여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점을 말해야 할 것입니다. 성전 세는 모든 유대인 남자로 13살이 된 이른바 <율법의 아들/בר מצוה-바르 미츠바>들에게만 부과되는 의무사항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의 뜻은 당신은 성전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아들임으로, 성전 세를 내실 의무가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율법학자나 제사장 등 종교 지도자들과의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 고기 입에 담긴 한 세겔 동전을 성전세로 바친 일화입니다.

   세금을 내는 일은 한 나라의 국민으로써 의무사항에 속합니다. 국가를 운영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재원이 되는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민의 4대 의무가 있습니다. 국방, 납세, 교육, 근로의 의무가 그것인데, 의무라는 말은 자발적이기 보다는 강제적인 책임이 따른다는 뜻입니다. 신앙 지도자들 역시 국민의 한 사람인 이상 이 모든 의무에 따라야 합니다. 미국의 신학생 신분으로 인기 가수였던 유 아무개 씨가 군대에 가겠노라 호언장담하더니,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자 한국적을 포기함으로 공분을 사서 지난 17년 동안 조국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는 것은 미운 털이 박힌 처사가 아닐 수 없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금도 종교나 신념을 앞세워 입대를 거부하는 이들에게, 군 복무 기간보다 2배가 넘는 대체 복무제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기독교인들은 두 나라를 섬겨야할 과제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육신이 거하는 땅의 나라와 영혼이 거하는 하늘나라가 그것입니다. 그래서 일반인들보다 배나 많은 수고와 노력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밤을 새워 길쌈을 마치고 주일 예배에 참석했다는 예화들은 신앙의 길이 험난함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려면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현실입니다.

 

3.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고 희망을 가득 채우는 일입니다. 2020<마태의 해> 설교 계획서를 우여곡절 끝에 끝냈습니다. 여러분들 역시 설계의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