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뗄 수 없는 관계. / 마 22:34-46.

박성완 2019. 12. 9. 23:59

묵상자료 6781(2019. 12. 10. 화요일).

시편 53:4-6.

찬송 48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문을 열 때마다, 찬바람이 들어 왔습니다. 이제 막 밖에서 들어온 사람들의 몸에서도 차디찬 한기가 느껴집니다. 언 몸을 두 손을 비비며 자연스럽게 이곳의 주변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바로 난로였지요. 난로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비록 초면이라고 해도, 자연스레 인사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요즘 전기난로의 전기 요금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지만요,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난로하면, 역시 연통 달린 무쇠 난로이지요. 난로위에는 폴폴 하얀 수증기를 내뿜는 양은 주전자가 올라가 있었고, 무쇠 난로 속에는 연탄이나 장작이 들어있기도 했고, 톱밥이 들어 있기도 했어요. 난로를 피우는데 불쏘시개로 톱밥만한 것이 없지만요, 이 톱밥 난로라는 것, 원리를 모르고 무작정 불을 붙여버리면요, 너구리굴이 돼 버리셔 눈물을 흘리기 딱 좋았습니다. 톱밥을 다 채우고 나서 가운데 구멍을 하나 내고 위에서 불을 붙여야지요. 그렇게 잘 달구어진 난로는 넉넉히 추위를 이길 만 했습니다. 곽재구 시인은 <사평 역에서> 라는 시에서, 이 톱밥 난로를 등장시켰습니다. 이 시에 영감을 받아서 임철우 작가는 [사평 역] 이러는 소실을 썼지요. 현실에는 없는 가상역 사평 역. 그곳에 눈 내리는 어느 겨울밤은 이랬다고 합니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 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콜록 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로는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연기 속에서, 싸륵 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11222일 방송>

 

2. “첫째가는 계명(34-40)”그리스도는 누구의 자손인가(41-46)”절을 읽었습니다. 오늘은 첫 단락을 묵상하겠습니다. 소문이란 참 빨리 돌고 도는 생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소문들은 흥미를 끌기 때문도 있지만, 근거 없는 가지들이 늘어나서 급기야는 논쟁거리로 들풀처럼 번지기 때문입니다. 부활에 대한 논쟁으로 사두개파 사람들이 말문이 막혀버렸다는 소문이 돌자, 이번에는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께 몰려온 것입니다. 그들은 더 힘든 문제를 준비해서 말입니다. 그 중의 한 율법사가 질문을 던졌습니다. “율법서에서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입니까?”.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예수께서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 이것이 첫째 계명이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는 둘째 계명으로, 첫째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두 계명이 율법의 골자다.”고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율법이란 십계명을 두고 하신 말씀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모든 율법을 망라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받은 십계명은 두 돌판이었는데, 첫 돌판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내용이고, 둘째 돌판은 인간을 사랑하라는 것으로 요약하셨습니다. 율법의 기본 정신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 말도 그 요점은 사랑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모두 중요하다는 말씀을 덧붙이신 것입니다. 어쩌면 당시의 바리새파 사람들이나 제사장 같은 종교 지도자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 사랑은 필수, 이웃 사랑은 선택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삼위일체나 사도 신조(신경) 같은 교리를 부정하는 꼴통 문자주의자들은 이 말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난감하네!”를 연발할지 모르겠습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에는 천사운동을 하기에 적절합니다. 천사처럼 누구도 모르게 힘든 이웃들을 사랑으로 돕는 천사운동 말입니다. 그것이 진정 우리들이 힘쓸 하나님 사랑과 맞닿는 일입니다. 아모스와(8:4-10) 마리아가(1:46-55) 깨달은 진리였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