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 제자의 삶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 / 요 1:43-51.
묵상자료 6818호(2020. 1. 16. 목요일).
시편 62:9-1
찬송 44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검은 선과 검은 색깔만 가득한 그림 탓에 오딜롱 루동은, 검은 색의 화가 흑색 화가라고 불렸습니다. 좋아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었든, 그는 검정색을 정말 좋아해서, 검정색이야말로 모든 색의 근원이자 가장 본질적인 색깔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거기다가 그는 그런 검정색으로 온갖 비현실적이고 이상스런 생물이나 신 화속 인물들을 그리기도 했는데요. 검은색의 화가 못지않게, 그에겐 환상과 상징주의의 화가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온통 검은 색의 환상만 고집했던 그가, 쉰 살부터는 정 반대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에 검정색이 아닌 유채색을 쓰기 시작한 거지요. 거기다 한번 쓰기 시작하자, 누구보다 화려하고 선명하면서 독특한 색깔들을 썼습니다. 그 시기에 그린 꽃 그림들을 보면, 평생 검정색만 쓰던 50대의 남성이 그렸다고는 느끼질 않습니다. <신비한 대화>도 그 시기의 그림이지요. 머리가 긴 젊은 여성은 고개가 푹 꺾인 게 굉장히 상심한 듯 보입니다. 그런 여성에게 어머니인지 나이든 여성이, 뭔가 깊은 얘기를 해 주는 듯 하지요. 두 사람이 서 있는 배경은 신전의 입구인 듯도 합니다. 사실 루동에게 이 그림과 비슷한 <살로메>라는 그림이 있었습니다. 이 그림의 주인공 역시 어머니의 복수에 나선 신화 속 살로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는 그냥 제목과 그림이 주는 느낌 그대로, 한 낙심한 여성이 다른 여성과 얘기를 주고받다가, 위안의 말을 듣는, 그러면서 대화의 위력과 신비를 체험하는 장면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때때로 모여서 말을 나누고 대화를 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공부도 하고 상당도 하고 농담도 하는, 뜻밖의 사람들과의 정겨운 모임, 늘 소중히 해야 할 최고의 자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1월 17일 방송>b.
2. “빌립보와 나다나엘을 부르시다(43-51절)”을 읽었습니다.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를 제자로 삼으신 이튿날 예수님은 빌립보를 만나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마침 그들은 모두 벳새다를 고향으로 둔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빌립보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선 듯 따라 나선 것이 아니라, 말미를 달라고 한 듯 자신의 친구인 나다나엘을 찾아가서 예수님의 제자가 될지 말지, 어떻게 할지를 도움을 청했습니다. 나다나엘은 상당히 냉정한 이성적 판단을 하는 흔치 않은 사람으로 짐작됩니다. 빌립보는 모세의 율법서(창 49:10-12, 민 24:17)와 예언자들의 글(사 7:14-16, 렘 23:5-6, 미 5:2-4, 슥 9:9-10 등)에서 언급하는 분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러자 성경에 박식한 나다나엘이 나사렛에서는 신통한 인물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의견을 내 놓습니다. 이런 와중에 예수님은 빌립보와 나다나엘을 만나시고, 나다나엘에게 거짓이 없는 사람이라고 아는 체를 하십니다. 그러자 나다나엘은 반색을 하며 어떻게 자신을 아느냐고 물었고, 그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었던 것을 보셨다고 대답하십니다. 그렇게 해서 나다나엘은 모든 의심의 안개가 일순에 걷히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고 고백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빌립보와 나다나엘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스승과 제자는 어떤 관계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적어도 제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삶에 가장 중요한 선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스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학(儒學)에서 말하는 君師父一體 라는 개념은 새롭게 반추할 가치가 있다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임금과 선생과 부모는 선한 영향을 끼치는 스승이라고 말입니다. 며칠 전에 지오디(god)라는 아이돌그룹이 부른 <어머님께>라는 뮤비(music video)를 외국인에게 보여주고 소감을 말하게 한 유투브를 감상 하였습니다. 한결같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오늘 당장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말씀을 드려야 하겠다.” “이제부터 착한 딸이 되어야 하겠다.”는 등의 소감을 피력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그들의 삶에 선한 영향을 끼치신 훌륭한 인생의 스승이었다는 말입니다. 자녀들의 삶을 바르게 인도하고 사랑과 믿음, 그리고 용기와 희망을 주시는 분이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