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2020. 1. 26. 주현절후 셋째 주일] 복음을 힘써 전할 이유. / 고전 1:10-17.

박성완 2020. 1. 26. 01:46

묵상자료 6828.

시편 65:7-9.

찬송 41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시인 김용택은 <쉬는 날>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느라고 애들 쓴다/ 오늘은 시도 읽지 말고/ 모두 그냥 쉬어라애써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이 보다 더 잘 위로해 주는 말이 또 있을까요? 휴일인 오늘만큼은 잠시라도 책을 내려놓고,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걱정도 멈추고, 가만히 잠시 더 쉬어도 좋겠습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8128일 방송>

 

2. 오늘은 주현절 후 셋째주일의 사도서간문 고전 1:10-17을 본문으로 복음을 힘써 전할 이유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 고 합니다. 성경을 읽을 때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거나 난처한 말씀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처럼 바울 사도가 세례를 많이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는 등의 말씀입니다. 이럴 때는 반드시 그 말씀의 배경을 살펴봐야 합니다.

 

고린도 교회 이래로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인 교회는 문제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10-13).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교회라고 부릅니다. 교회란 하나님께서 불러내신 사람들(εκκλησια)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능동적으로 자신의 의지나 선택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뜻입니다. 구약의 선민인 유대인처럼 우리들 역시 하나님이 불러내신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처럼 슬프게도 고린도 교회를 비롯, 모든 교회들은 문제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입니다. 교회가 사분오열 되어있는 것은 그 하나입니다. 세속 법정에 고소고발 사건, 성 폭력 등 부도덕한 문제들, 극심한 빈부 차별문제, 부활을 부정하는 사람들,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광신주의자들 문제, 결혼과 이혼의 문제들, 주인과 종의 문제들, 우상의 제물과 아디아포라의 문제들. 셀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이 교회 안에 가득 차 있다는 말입니다. 그 이유는 교회 역시 세상 사람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정상입니다.

 

교회가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리를 부르신 주님의 위대한 목적을 바라보아야 합니다(14-17).

사도 바울은 자신이 고린도 교회에서 세례를 베푼 사람들의 이름을 외울 정도로 적은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그것은 세례가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눈을 떠야 할 문제를 푸는 열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의 지인 목사님은 전군 복음화운동이 활발하던 70년대에, 3천명이 세례받은 진중 세례식에 참여한 것을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사도는 교회의 제일 목적은 세례가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일이라 말씀하고 있습니다. 세례는 무엇이고, 복음이란 무엇입니까? 세례는 죄를 씻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의식입니다. 반면에 복음이란 세상이 들어야 할 기쁘고 기쁜 소식을 말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당신의 아들을 세상에 보내시사,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셨으며, 장차 재림주로 다시 오실 것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교회가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서 복음의 핵심인 십자가의 도를 선포해야 합니다(18).

오늘 기독교회 역시 유대인들처럼 심각한 오류에 빠져버렸습니다. 성경은 그들을 축복의 통로로 선택하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12:1-3). 마찬가지로 우리를 교회로 부르신 하나님의 큰 뜻은,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개인적인 구원만이 아니라 온 우주적인 구원을 위해서 우리를 부르신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절망속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가난과 질병에 붙들린 사람은 물론, 풍요와 건강한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요즘 우리 한국 교회에게 큰 사명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가령 한류 열풍의 중심에 있는 BTS는 단순히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노래를 통해서 자신을 사랑하고, 착한 사람이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지오디의 <어머님께>라는 노래를 통해서 어머니를 사랑해야 하겠다 말합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넘치고 넘치는 사랑이겠습니까?

 

3. 오늘은 금년부터 출석할 왕십리 루터교회에서 설교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