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성령님만이 인간의 갈증을 풀어주신다. / 요 7:37-52.

박성완 2020. 2. 10. 01:31

묵상자료 6843(2020. 2. 10. 월요일).

시편 68:9-10.

찬송 17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그러나 어쨌든 그 다음 학기부터 우리들의 귀는 모든 소리들을 훨씬 더 잘 듣게 됐다.” 서방 세계를 열광시킨 구소련 최초의 피아니스트는, 강철 타건 에밀 길레스였습니다. 그러나 겸손했던 에밀 길레스는, 자신에게 열광하는 미국의 청중들을 향해 이런 감동적인 명언을 남겼습니다. “리히터를 들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 과연 그의 말처럼, 에밀 길레스의 친구 스피아토 슬라프 리히터가 1960년 미국에서 가진 서방 세계 데뷔 무대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그 후에 런던에서 첫 연주회를 가졌을 때 일입니다. 리히터는 무대로 걸어 나와 피아노 앞에 앉은 후에, 무려 3분이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들려야 할 피아노 연주 대신, 단호한 침묵이 흐르자, 청중들은 소란을 멈추고 리히터에게 집중했습니다. 그는 그제야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피아노의 완벽주의자 리히터의 신화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그 다음 학기부터 우리들의 귀는 모든 소리들을 훨씬 더 잘 듣게 됐다.” 기형도의 시 <소리의 뼈>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입니다. 김 교수님이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학설을 발표하면서 강의를 개설합니다. 한 학기 내내 김 교수님은 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 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지요. 침묵을 참지 못한 학생들은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끝내 알아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그 다음 학기부터 모든 소리를 훨씬 잘 듣게 됩니다. 이 시를 읽고나면, 누구라도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체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 침묵일까? 모든 소리를 잘 듣게 되는 것일까?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게 있다면, 침묵을 연주하지 못하는 연주자는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침묵을 구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소리를 잘 들을 수 없어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거 아닐까요? 침묵이란 소리만 없을 뿐,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닐 테니까.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4211일 방송>

 

2. “목마른 사람은 내게로 오라(37-39)”, “그리스도에 관한 구구한 생각(40-44)”, 그리고 유다지도자들의 논란(45-52)”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예수님의 초청장을 받으신 적이 있습니까? 이 말씀을 읽거나 들은 사람은 그가 누구든 예수님의 초청장을 받은 것입니다. 혹시 저처럼 청와대의 초청을 받아본 일이 없는 분이라면, 오늘 예수님의 초청으로 자긍심을 충분히 가져도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초청장에는 그 수신자가 밝혀져 있습니다. 목마른 사람입니다. 목마름이란 체내에 수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으로,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목마름이란 상징적인 표현으로 쓰고 있습니다. 육체적인 갈증을 포함해서 정신적인 또는 영적인 갈증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무엇인가에 부족함의 갈증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잠정적인 목마른 사람으로 간주하며, 당신에게 오라고 초대하십니다. 그 초대의 목적은 당신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러나와서 목마름을 해갈해 줄 것이라 말입니다. 그리고 요한복음서 기자는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받게 될 이 샘솟는 물을 성령이라고 해설을 붙이고 있습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성령을 받은 사람은 그 사람의 배에서 샘솟는 물이 흘러나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성령의 출처를 믿는 사람들 자신 안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이라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믿는 사람들의 믿음에서 성령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성령은 하나님의 영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믿는 사람들의 믿음을 통해서 성령 하나님은 활동하신다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말로하면 믿음이 없는 사람들에게서는 성령 하나님이 활동할 자리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이제 말씀을 정리해 봅시다. 우리는 누구나 각양각색의 목마름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그 갈증을 풀어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은 순간적인 것에 불과하고, 마음에서 샘솟는 성령의 활동이 아니고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모든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성령께서 채워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령께서 가르쳐 주시고 깨닫게 하시는 은총이 없이는 어느 한 순간도 목마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생인 것입니다.

 

3. 어제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배우 김형묵씨는, 뮤지컬 <삼총사>에도 출연한 분으로, 저의 목회 말년에 1년간 출석한 교인이었는데 많이 반가웠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