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무거울 땐, 나누어 지는 지혜와 행복. / 출 18:13-27.
묵상자료 6920호(2020. 4. 27 월요일).
시편 78:20-22.
찬송 27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생각 하나 이어갑니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이 트로이 전쟁에 나서면, 돌아오지 못할 운명임을 알면서도 전쟁에 나섰습니다. 호메로우스는 그 이유를 <일리아드>에서 아킬레우스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합니다. “만일 내가 여기 머물러 트로이군과 맞서 싸운다면, 귀국의 길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나, 내 이름은 영원히 변치 않고 후대에 길이 남을 것이오. 또 하나 고국으로 돌아간다면 큰 명예는 얻지 못할 것이나, 그 대신 장수하고 요절은 당하지 않으리라. 하셨오” 아킬레우스는 평범한 사람으로 편안하고 오래 사는 대신, 영웅으로 죽어 길이 이름을 남기는 길을 스스로 선택한 거지요. 이런 아킬레우스와 정반대의 생을 살고 있는 생물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쌀렌토 반도에 인접한 지중해 해저 동굴에 살고 있는 베니클라게 인데요. 1cm 크기의 작은 홍해파리인데 해면과 같은 무착색 동물이자 말미잘과 같은 강장 동물계에 속해 있지요. 한마디로 하등생물 중에서도 최하위라서, 거의 먹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을 보호할 만한 수단이 전혀 없는 초약체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가장 먼저 멸종했을 종인데, 놀랍게도 베니클라게의 나이는 5억 살이 넘습니다. 늙고 약해져서 죽을 때가 되면, 다시 번데기 속으로 들어가 48시간 후에 젊은 형태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불사신이길 바란 영웅은 용감히 싸워 죽음으로 이름을 남기고, 금방 멸종할 줄 알았던 허약체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지만, 오래 살아서 이름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아킬레우스와 베니클라게의 그 사이 어디쯤에 있을까요? 설령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딱히 영웅이 되고 싶은 용기도, 5억년을 살고 싶은 용기도 없지만 말이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8년 5월 18일 방송>
2. “이드로의 충고를 따라 재판관을 세우다(출 18:13-27절)”을 읽었습니다. 역사에 빛을 발한 유명인들을 보면, 주변에 좋은 이웃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외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이 좋은 스승, 좋은 동료, 그리고 좋은 직원들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세종대왕입니다. 세종대왕은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비롯하여, 심지어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들에 이르기까지 한글의 우수성으로 이름을 떨치는 중이고, 제가 사는 아산을 본관으로 하는 아산 장 씨 영실은 측우기를 비롯하여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어 왕의 치적을 도왔습니다. 그러니까 인재를 적재적소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도록 하는 군주가 되었던 것입니다. 요즘 같은 날 코로나19 확진자를 맞은 세 나라 지도자에 대한 얘기들이 무성합니다. 한국, 이탈리아, 미국의 지도자들 얘기인데요. 가장 좋은 평판을 얻은 문재인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한 것을, 현명한 대처였다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등장하는데, 그는 모세에게 혼자 일을 다 하려고 말고, 필요한 일꾼들을 등용해서 그들의 도움을 받으라는 충고를 했는데, 다행히 모세는 그 충고를 따라 지도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백성들로부터 받게 되는 크고 작은 소송들을 적임자를 선발해서 처리하게 하고, 백성들을 다스리는 권한을 분산시킨 것입니다. 이런 이드로의 충고를 따라 생겨난 관리가 천 명을 다스리는 천부장, 백 명을 다스리는 백부장, 오십 명을 다스리는 오십 부장 그리고 열 명을 다스리는 십 부장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할 수 없는 큰 사건들은 모세가 맡도록 한 것입니다. 권력의 분산과 다양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함으로, 40년 광야생활을 윤활유처럼 돌아가게 한 것입니다. 요즘 제가 묵상자료를 배달하는 자정에는,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전략팀 브리핑이 있는데, 최근엔 대통령과 몇몇 주지사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져 나오기도 합니다. 느려터진 중앙정부의 지원과, 현장의 지방정부 판단이 엇박자를 놓는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혼자 해결하고 그 성과를 거두겠다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다는 것 같습니다. 자칭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드로의 충고를 기억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3. 어제 주일 아침 묵상식구 전의찬 석좌교수(세종대)께서 평화방송(cpbc tv) 토크 콘서트에 출연, 오염된 지구를 살리기 위해 <선한 행동의 씨>를 뿌리자는 설득력있는 말씀에 참여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