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우리가 배울 기도의 중심 주제. / 출 33:1-23.

박성완 2020. 5. 6. 02:57

묵상자료 6929(2020. 5. 6. 수요일).

시편 78:56-58.

찬송 51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마음속에 스며드는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현자가 천천히 길을 걷는데, 어떤 사람이 바쁘게 곁을 지나쳐 갑니다. “젊은이, 무슨 급한 일이 있나?” 젊은이는 화가 난 얼굴로 짧게 답합니다. “난 아주 바빠요. 삶을 따라잡아야 한단 말입니다.” “아니 삶이 앞에 있는지 뒤나 옆에 있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현자는 이렇게 묻고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자네는 무조건 앞으로 달려갈 줄만 알지,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볼 줄은 모르는 모양일세. 잠시 걸음을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게나. 삶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어쩌면 저 뒤에서 힘들게 쫓아오고 있을지도 모르고. 빨리 달리면 달릴수록 삶과 자네와의 거리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을지도 몰라.” 여행할 때 초고속 열차가 편하기는 하지만, 뭔가 잃어버린 듯한 느낌, 한 두 사람만의 느낌은 아닐 겁니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지는 몰라도, 가는 도중의 풍경들을 놓치지요. 창밖으로 지나가는 강이나 바다 나무와 이것저것 동네 풍경들을 볼 수 있는 완향열차. 그리고 그 풍경들로부터의 사색은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걷는 여행은 또 어떤가요? 몸은 좀 고되지만, 꽃과 새 나무를 관찰할 수 있고, 때론 길가에 앉아서 바람의 촉감과 소리도 느껴볼 수 있지요. 꽉 짜인 일정들로 숨 돌릴 틈 없었던 어떤 분의 이야기입니다. 어쩌다 쉴 시간이 생겨도 온통 일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고, 혹시라도 정해진 스케줄을 모두 소화해내질 못할까봐 노심초사하니, 겉으로는 윤택하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언제까지 이 생활을 견딜 수 있을까, 두려움으로 혼란스러웠는데요. 어느 믿음직한 친구의 충고에 따라, 자신에게 좀 더 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고, 쉬는 시간을 늘리자, 신기하게도 괜한 잡념과 두려움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어지면서, 오히려 일의 능률도 오르고 전에 느끼지 못한 행복도 느꼈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피에르 상소는 그의 책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통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갑자기 달려드는 시간에게 허를 찔리지 않고, 허둥지둥 시간에게 쫓겨 다니지도 않겠다는 의지, 그 능력을 느림이라고 부른다. 느림은 그 자체로는 가치를 갖지 않지만, 우리로 하여금 불필요한 계획에 이리저리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명예롭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6810일 방송>

 

2. “이스라엘 백성에게 출발을 명하시다(1-11)”모세의 기도(12-23)”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흔히들 종교인 혹은 신앙인을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얼마나 적절한 표현인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신앙인이라 말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기도의 형식에 대해서도 말고, 구체적인 기도의 생활에 대해서가 아니라, 기도의 중심 주제 혹은 기도의 목적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와 함께 오늘 본문의 모세의 기도는 가히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 하겠습니다. “제가 당신을 잘 앎으로써 항상 당신 눈에 들게 해 주십시오.”(13) 우리도 이렇게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쉬지 않고 주시옵소서!”를 하지 않아도 되는 비결이 주님의 눈에 드는일이었습니다. 한번 마음에 들게 된다면 무엇을 아까워하실까요? 그 다음은 만일 당신께서 함께 가시지 않으시려거든 우리도 여기를 떠나 올라가지 않게 하십시오.”(16)입니다. 이 점에서 모세 역시 우리와 비슷한 느낌과 생각이었던 모양입니다. 하나님의 부재(不在)에서 오는 두려움을 늘 느끼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1년 전에 아내는 강아지 한 마리를 사왔습니다. 종일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를 않다 합니다. 오히려 그렇게 좋은 친구가 없다고 합니다. 곁에 와서 졸기도 하고 간식을 달라고 깨물기도 하고 놀아달라고 귀찮게 하지만, 그런 일련의 행동들이 싫지가 않다는 겁니다. 외출을 하다가도 반갑게 맞아주는 강아지 생각이 나면 빠른 걸음으로 집에 들어오게 되고, 심지어 잠자리에서도 그녀석이 옆에 누워있는지 더듬곤 한다 했습니다. 작은 짐승에게서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큰 위안과 힘이 되는 모양입니다. 하물며 하나님이겠습니까? 모세 역시 하나님의 부재를 느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모세도 연약한 사람이었구나. 때로는 하나님의 부재를 너무도 강하게 느껴서 두려움이 엄습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과의 동행을 확답 받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동행해 주십시오.

 

3. 밥 한 공기, 깻잎조림, 콩나물국, 고구마 한쪽, 방울토마토 4, 저의 점심 식단입니다. 풀무원의 원경선 님은 욕심만 뽑으면 스트레스도 날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