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31. 성령강림절] 모세의 위인 됨을 주목하자. / 민 11:24-30.
묵상자료 6954호.
시편 83:12-15.
찬송 48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사는 게 답답하고 마음이 갑갑해 올 때, 떠오르는 풍경 하나쯤 갖고 계십니까? 마음속에 새겨진 좋은 풍경은, 말없는 위로와 격려를 주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그걸 알기 때문에 여행을 가는 것 같지요. 눈을 감으면 귀 밑을 스쳐 지나가는 한 줄기의 바람, 그 시원한 바람과 함께 머릿속 복잡한 생각도 씻겨 내려가게 됩니다. 이렇게 때론 세상과 거리 두기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을 해 봅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14년 5월 9일 방송>
2. 오늘은 유대인의 추수절인 오순절인 동시에 기독교의 성령강림절입니다. 구약 본문 민 11:24-30을 본문으로 “모세의 위인 됨을 주목하자.”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모세는 유대인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위인입니다. 그들의 사표(師表)이며 모델입니다. 모세의 위인 됨을 흠모하는 것은 신앙적으로 유익하다 하겠습니다. 무엇이 그를 위대하게 합니까?
모세는 자신의 지도력을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으로 믿었다는 것입니다(24-25절).
어느 편집위원회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한 분은 북한에 관한 정보에 남다르게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수수께끼를 풀 듯 궁금하고 답답한 시간이 흘렀고, 화가 났습니다. 끝까지 많은 정보를 독식하려는 태세였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공유할수록 국가나 사회적으로 유익하다 싶은 내용들인데도 그럴 마음이 없어 보였습니다. 좋은 지도자는 아니다 싶었습니다. 본문의 모세는 이런 점에서 달랐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불러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신 것의 참된 의미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모세만이 아니라, 백성을 위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입니다. 그 결과 모세는 충실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잘 전달하였고, 하나님은 모세가 받았던 성령도 칠십인 장로들에게도 나누어주셨습니다.
지도력이 흔들릴 때, 모세는 하나님의 마음을 먼저 떠올렸습니다(26-28절).
우리들 삶의 무게는 버거울 만큼 무거운 것이 현실입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그 무게는 비슷합니다. 이럴 때 대체로 원망과 불평하는 쪽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생각의 방향을 하나님께 두려고 힘씁니다. 오늘 본문에는 두 사람의 문제 장로가 등장합니다. 그들은 성막에 모이라는 지시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중에 남아서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그들 역시 성령을 받은 것입니다. 엘닷과 메닷이라는 사람입니다. 뜻밖의 일이었고,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된 여호수아는 그 둘을 어떤 방식으로든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70인 장로의 명부에서 제외시키든, 아니면 다른 벌칙이라도 내려서 모세의 지도력에 오점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참 진퇴양난입니다.
모세는 자신의 지도력의 뿌리가 하나님께 있음을 믿고 문제를 풀었습니다(29-30절).
항상 깨닫고 배우는 일이지만 순풍에 돛단 듯한 일상에서는 사람을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련의 폭풍우가 불어칠 때, 그 사람의 인품과 도량을 셈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그 두 장로들은 모세의 영을 어겼고, 충분한 해명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쉬운 해결책이 있습니다. 법과 상식에 따라서 처리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모세는 달랐습니다. 처음부터 그는 지도자의 자리를 이해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자신은 지도자로써 흠결이 많은 사람임을 잘 알고 있어 고사하였지만, 하나님은 모세와 함께 하신다는 조건으로 응답하였던 것입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믿음은 모세로 하여금 담대하게 세계 최강의 왕 바로 앞에 설 수 있었고, 세상의 풍파를 마주 대할 수 있었습니다. 성령께서 모두와 함께 할 때, 담대하게 살 수 있습니다.
3. 성령강림절에 각박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주시기를 빌며,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