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아는 것. / 요일 2:7-17.
묵상자료 6957호(2020. 6. 3. 수요일).
시편 84:3-4.
찬송 3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한 마디에 물들다>. 오늘은 이탈리아의 소설가인 움베르트 에코의 말 “번역한다는 것은 언제나 원래의 용어가 포괄되는 결과들 중 일부를 다듬어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번역은 절대로 똑 같은 것을 말하지 않는다.” 이 한 마디에 물들어 봅니다. 한 통역관이 있습니다. 드물게 핀란드어를 한국어로 통역도 하고 번역도 하는 통역사인데요. 그런데 일을 하다보면 종종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가령 한 번은 헬싱키에서 한국과 핀란드의 약학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공동회의를 통역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회의가 시작되고 핀란드 대표가 인사말에 나섰을 때입니다. 그런 경우 말을 통역을 고려해서 말을 어느 만큼은 끊어가면서 해야 되지요. 그런데 그 분은 통역은 전혀 고려하지를 않고, 얘기를 장황하게 이어갔습니다. 그럴 뿐더러 농담을 많이 섞어가면서 얘기했지요. 핀란드 쪽 참석자들은 얘기 중간 중간에 자주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통역 가로써는 정말로 난처한 상황이었지요. 우선 그 장황한 인사말을 모두 그대로 통역한다는 것도 불가능했고요. 그런데다 핀란드 쪽 참석자들을 웃게 한 농담은, 한국인 감각으로는 별로 웃을 말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통역 중에 한국 쪽 사람들이 전혀 웃질 않으면 통역이 부족해서 라고 생각 하겠지요. 그래서 참 난처했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5년 6월 18일 방송>a.
2. “새로운 계명(7-17절)”을 읽었습니다. 요한서신의 기자는 새로운 계명을 쓰고 있다고 말하면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옛 계명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새 계명을 쓰고 있다며 얘기의 방향을 틉니다. 옛 것과 새 것, 일찍이 전도서 기자는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전 1:9).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 이후에는 새 것이 나올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고, 인간은 무(無에)서 유(有가) 아니라 유에서 변형된 유를 만들 뿐이라는 말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요한서신의 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새로움이란 인간에 의해 오염된 것들을 씻어낸 처음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 새로운 계명이란 그리스도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덕성과 지혜를 말하고 있습니다. 세 종류의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덕성입니다. 첫째는 부모 된 사람들입니다. 둘째는 젊은이들입니다. 셋째는 어린 자녀들입니다. 이들 모두를 합하면 전체 인간들이 다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모두 천지가 있기 전부터 계신 하나님을 알고 있는 점을 강조합니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첫 걸음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아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제가 3년을 수학한 거창고등학교에는 두 그루의 큰 전나무가 있었고, 그 사이로 작은 구름다리가 있는데, 머리 위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아치형 나무 팻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 학교를 다닌 학생들은 부지불식간에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하나님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교육(혹은 세뇌)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선지 늦깎이 크리스천들을 많이 배출했습니다. 저의 동기동창 한 분은 인생의 석양이 가까이 와서 크리스천이 되고 열심히 성경공부와 봉사활동에 참여해서 장로직분까지 얻었는데, 그렇게 순수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세상과 세상 것을 자랑하지 않는다고 시행 규칙을 귀띔해주고 있습니다(15-17절). 세상의 쾌락이나 재물에 목표를 두는 삶은 크리스천의 덕성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세상도 욕망도 세상과 함께 다 없어질 것이나,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들은 밤하늘의 샛별처럼 자랑스러운 빛을 발할 것입니다. 새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아는 것이 소중하게 생각되는 아침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