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4. 성령강림절후 둘째 주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 마 10:5-15.
묵상자료 6968호.
시편 86:14-17.
찬송 22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 마리 커다란 새가 하늘을 가르고 멀리 날아가는 모습, 매일 일상에 꽁꽁 묶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에는 묘한 감흥을 주지요. 지금은 일에 아니면 공부에 묶여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언젠가는 저 새처럼 훨훨 자유롭게 날아갈 날이 있겠지. 마음으로 꿈 꿔보게 됩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6년 7월 9일 방송>
2. 오늘은 성령강림절 후 둘째 주일로 복음서의 말씀 마 10:5-15을 본문으로 “천국이 가까이 왔다.” 라는 제목으로 설교 하려고 합니다. 요즘은 듣기 힘든 말이 되었습니다만, 1950년대와 60년대는 아주 자주 사용하던 용어였는데, 우리가 사는 21세기에는 아주 생소한 느낌마저 주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천국이 가까웠다는 선포는 복음의 중심입니다.
제자들을 파송하면서 주님은 당신의 첫 설교를 인용하셨습니다(막 1:14, 마 3:2, 5-7절).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 번째와 마지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입니다. 주님의 첫 설교말씀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짧은 말씀 속에 기독교회의 복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천국에 이를 수 있는 조건은 회개였습니다. 열두 제자를 택하신 후 그들의 첫 선교 파송 식에서 이 말씀을 언급하신 것입니다. 회개라는 용어는 “정반대로 방향을 바꾸다.”는 뜻입니다. 생각의 방향을 바꿔야 하고, 삶의 방향을 바꾸라십니다. 가치관과 인생관을 바꾸라고도 하십니다. 시궁창에서 푸른 하늘로 방향을 바꿔야, 세상이 제대로 보이고 사람도 제대로 보이는 때문입니다. 이런 회개가 선행(先行)될 때, 천국에 관한 말씀이 들릴 수 있고, 천국에 가는 길이 보일 수 있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
천국에서 사는 삶을 이 땅에서 실천해야 합니다(8-11절).
크리스천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대목이 바로 천국입니다. 지긋지긋하게 가난하게 살던 사람이 갑자기 부자로 살아가는 변화된 세계를 생각합니다. 그러나 주님이 말씀하는 천국은 이미 시작된 세계입니다. 병든 자들을 고쳐주며, 가난한 사람들을 돌봐주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면 말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천국이 시작되었다고 말씀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천국에 이르는 불연속적 삶이 아니라, 연속성을 갖는 삶이라고 말입니다. 천국을 사는 사람들은 금이나 은을 추구하거나 권력지향적인 삶을 살지 않습니다. 까닭은 모두가 헛되고 어리석은 삶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가치를 쫓아서가 아니라, 천국의 가치를 찾아서 사는 가장 큰 진주를 찾아다니는 바로 그 장사꾼의 모습니다.
평화의 세계 곧 천국으로의 초대는 억지스러울 수 있습니다(12-15절).
천국을 소개하는 사람은 자부심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값싼 복음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복음을 전하는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자주 무리한 내용이라고 비판을 받곤 하는 구절을 읽었습니다. 복음 전도자가 어느 마을에 들어가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그 집에서 떠날 때까지 머무르라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평화를 빌면서 들어간 집에서 반대하면 발에 묻은 먼지까지 털어버리라는 내용이 그것입니다. 좀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습니다. 우리 속담에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라는 표현처럼, 아무리 복음이라도 싫어하는 사람을 강권할 수는 없지 않으냐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천국을 초대하는 전도자는 복음을 제대로 알 때까지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 옳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마치 철모르는 아이를 억지로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의 마음처럼 말입니다. 자원해서 복음에 귀를 기우리는 사람은 찾기 힘든 세상인 때문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