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職分이란 인생의 目標가 아니라, 하나님 일꾼의 道具일 뿐. / 딤전 3:1-16.

박성완 2020. 6. 17. 00:00

묵상자료 6971(2020. 6. 17. 수요일).

시편 88:1-2.

찬송 37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일하던 방앗간을 떠나, 더 훌륭한 제분업자가 되기 위해 방랑하는 젊은이. 젊은이는 시냇물을 동반자로 삼아 길을 가던 중, 물방앗간에 이르고 그 곳에서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게 됩니다. 젊은이는 시냇물에게 감사할 정도로 아가씨와의 만남을 좋아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랑의 고뇌로 번민하게 됩니다. 내가 찾은 노래, 슈베르트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중의 그 아홉 번째 곡 물방앗간의 청년의 꽃띄워드립니다. “시냇가의 수많은 작은 꽃들, 맑고 푸른 눈으로 바라보네. 시냇물은 물방앗간 청년의 친구이고, 맑고 푸르게 연인의 눈은 빛나니. 그들은 나의 꽃들이라네. 그녀의 작은 창 바로 아래 꽃들을 옮겨 심으리. 모두가 잠잠할 때, 그녀의 머리가 조름으로 기울 때, 그녀를 불러다오. 너희들은 물론 내 마음 알겠지. 그녀가 작은 눈을 감고 달콤한, 달콤한 안식 속에 잠들면. 꿈속의 모습으로 그녀에게 속삭여다오. 제발 나를 잊지 말라고. 그게 내 마음이라네. 그녀가 일찍 덧문을 열고서 사랑의 눈길로 내다볼 때, 너희 눈에 맺힌 이슬은 내 눈물이 되리라. 너희들을 위해 내가 흘릴 눈물이.“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14616일 방송>

 

2. “교회 감독의 자격(1-7)”, “보조자(집사)의 자격(8-13)” 그리고 심오한 진리(14-16)”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초대교회도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듯합니다. 하나 둘 질서가 잡혀가고 조직이 생겨난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출애굽 당시에도 모세의 장인 이드로는 백성을 지도하는 일을 나눠하는 게 좋은 일이라 충고했습니다. 그래서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 등의 직분명(職分名)이 생겨난 것입니다. 본문에는 감독을 세우려거나 보조자인 집사를 세우려고 할 때 이런저런 구비할 조건 등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직분일수록 합당한 자질과 인격이 필요한 때문입니다. 특히 첫 단락은 감독이 되려는 사람, 혹은 감독을 뽑으려고 할 때 살펴볼 자질과 인품 혹은 신앙력 등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 탓할 데가 없고, 둘째, 한 아내만을 가져야 하고, 셋째, 신중하고 품위가 있어야 하고, 넷째, 타인을 후대할 줄 알아야 되고, 다섯째, 가르칠 능력이 있어야 하고, 여섯째, 술을 즐기지 않고, 일곱째 돈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며, 가정을 잘 다스리며, 여덟째, 갓 믿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감독의 인품과 자질에 관한 덕목들은 까다롭기 짝이 없습니다. 그동안 우리 한국 사회는 교회가 배출한 지도자들이 중요한 일에 많이 발탁되어 임무를 수행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장로 출신들이 대통령도 되고 장관도 되고 국회의원도 되는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앞서 언급한 후보들의 덕목에 걸맞는 훈련을 했던 결과일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교회에서와는 달리 사회에 진출해서는 크게 달라져 버린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탓할 데가 너무 많아진 사람들로 바뀐 것입니다. 그 결과 품위를 잃어도 한참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 중에 제가 아는 한 사람만 언급하겠습니다. 제가 부산에서 7년을 목회하는 동안 <목양회>란 초교파 모임에서 총무 일을 몇 년간 본 일이 있을 때, 알고 지내던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전문대학을 설립하시고 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쏟으신 분인데, 그 분이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치에 입문하셨고, 나중에는 국회부의장까지 지내셨습니다. 그래도 목사님은 목사의 품위도 지키고 약한 목회자들을 후대하기도 하고, 돈을 탐하지도 않는 올곧은 삶을 사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아들이 이어받으면서 달라졌습니다. TV에 비친 그 아들의 얼굴은 언제나 싸움닭입니다. 소리부터 질러대고, 하늘같은 국민을 대상으로 반말과 막말을 일삼습니다. 부정을 꾸짖고 청렴을 입버릇처럼 얘기하면서도, 자신의 지역구 사업 예산을 위해서는 억지도 불사했다는 후문입니다. 그의 부친이 생존하신다면 말릴 일이 한 둘이 아닐 것 같습니다. 제가 서너 차례 그 학교 교직원을 위한 성경공부에도 참여했었는데, 벌써 40년 전 옛날입니다. 직분이란 목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는 도구에 불과했는데, 그걸 오해한 경우라 하겠습니다.

 

3. 오늘은 캐나다에 살고 있는 제 막내딸과 외손자 남매가 인천 공항을 통해 입국합니다. 작년에 세운 계획으로 손꼽아 기다린 여행을, 2주간의 자가 격리에도 포기할 수 없다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