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2020. 7. 5. 성령강림절후 다섯째 주일] 참된 쉼을 누리려면. / 마 11:25-30.

박성완 2020. 7. 5. 00:00

묵상자료 6989.

시편 89:46-48.

찬송 46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얀 눈이 소리 없이 그리움으로 내리네요/ 정결한 순백의 꽃/ 당신이 보낸 편지 읽어요/ 두 손 모아 받으면/ 눈꽃들이 사라질까봐/ 내 마음에 스미도록 가슴으로 받아보니/ 소리 없는 눈꽃의 노래/ 시리게 들려오네요/ 향기 없는 눈꽃의 노래/ 향기로 가득하네요여름날의 더위를 식혀 주는 시, 김치경 님의 <눈꽃 편지>이었습니. <KBS FM 1, 정다운 가곡, 201471일 방송>

 

2. 오늘은 성령강림절후 다섯째 주일로 복음서의 말씀 마 11:25-30을 본문으로 참된 쉽을 누리려면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현대인이 앓고 있는 대부분의 질병은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해서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쉬는 법을 잘 알고 실천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짧은 기도에는 참된 지혜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습니다(25-27).

미국 사우스 타코타 러시모어 산엔 미국을 대표하는 4명의 대통령의 얼굴 석상이 있는데, 왼편에서 세 번째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석상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철거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뉴욕 자연사 박물관 앞의 루즈벨트 대리석 기마상은철거가 결정된 상태입니다. 말을 탄 대통령 양 옆으로 아메리칸 인디언과 아프리카 인디언이 시종처럼 서 있는 때문입니다. 나다나엘 호손은 <큰 바위 얼굴>이란 단편에서, 미국인이 배워야 할 것은 교활한 정치가나 야심에 찬 부자 그리고 잔인한 군인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갈 기술을 가르치는 마을 훈장이라고 말입니다. 삶의 기술 그것은 지혜를 말합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하나님을 아는 지혜를, 역사의 중심부에서 밀려난 약자들에게 허락되었음을 감사 기도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모든 인생들을 초청하신 분이 계십니다(28).

세인트 폴의 루터교 예배신학자 몬스 테익 교수는 서양인의 초청장에 대해서 자신의 따님 결혼식을 예로 들었습니다. 양가에서 50명씩 100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는데, 정확하게 100명이 참석했고, 그분들의 식사를 최상급으로 대접했다고 합니다. 본문에는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모든 인생들을 초청하신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이 초청장을 받지 못할 인생은 한 사람도 없음을 밝힙니다. 그런데 이 초청장은 근사한 한끼 식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의 모든 고통과 멍에를 지고서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참된 쉼을 주시려는 목적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요? 반대로 이 엄청난 사실을 모르고 있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슬픈 일일까요? 기독교 복음이란 이 초청장을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들 삶에서 쉼이란 예수님의 멍에를 짊어지는 일이었습니다(29-30).

은퇴를 하고 나서 깨닫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는 쉼에 대한 이해도 포함됩니다. 참된 쉼이란 육체나 정신의 노동을 멈추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엉뚱하게도 보람된 일을 하는 것이었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의무감으로 또는 억지로 일할 때가 많았는데, 쉽게 피곤을 느끼게 하고 기력을 잃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보람된 일이나 즐겁게 하는 일은 전혀 힘들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하는 일들을 의무감으로가 아니라, 자발적인 마음으로 기쁘게 하려고 힘써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은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일하셨다고 고백하십니다. 많은 설교를 하셨고, 병자들을 고쳐주셨지만, 즐겁게 그 일들을 하셨고, 진심으로 사랑해서 하신 일들이었던 것입니다. 눈이 많이 쌓여 빙판이 된 어느 겨울, 7시간 망치질로 얼음을 깨고 마을 길을 열었던 날, 저의 몸과 마음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3. 오는 16일엔 묵상자료 7,000호가 발송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막내 딸과 손자손녀를 위해 쓸 시간이 많아, 하나님의 뜻이면 7,777호가 발송되는 날 특별 모임을 생각 중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