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사람. / 롬 4:13-25.

박성완 2020. 7. 15. 00:00

묵상자료 6999(2020. 7. 15. 수요일).

시편 91:12-16.

찬송 50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느 왕이 아름답고 훌륭한 처녀를 왕자의 아내로 삼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 속에 세 명을 뽑았습니다. 선뜻 한 명을 선택할 수 없었던 왕은 그녀들의 지혜를 보고 결정하려고, 약간의 돈을 나눠준 뒤 하루 안에 방을 가득 채우라고 말하지요. 다음 날 아침 그녀들의 방을 각각 들여다보니 첫 번째 아가씨의 방엔 옷감이 한쪽에 쌓여 있었습니다. “전하께서 주신 돈으로는 싼 옷감을 샀는데도 이만큼 밖에 채울 수가 밖에 없었나이다.” 두 번째 아가씨는 짚단을 사다 쌓았지만, 반 정도밖에 차지 않았지요. 가장 싼 것이 짚단이라고 생각했지만, 다 채우기엔 모자랐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아가씨의 방으로 갔을 때, 비로소 왕은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 집습니다. 그녀는 양초 몇 자루 사다가 방 한가운데 켜놨고, 방안을 구석구석 빛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오 방안이 빛으로 가득하구나. 아름다운 지혜로다.” 잘 알려진 우화지요. 이 이야기는 약간의 변형이 가능해서, 시대를 바꾸거나 방안을 채우는 인물이나 물건들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고무풍선을 사서 방안을 채웠지만, 바람이 빠지거나 터져서 지저분해 질 수도 있고, 실뭉치 비단 화장품 과일과 채소로 채워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그 돈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불만과 못마땅함으로 방을 채울 수도 있고, 연기로 가득 채우거나 반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은은한 향기로 채울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방안을 환하게 해 마음까지 밝혀주는 빛이야말로 최고의 지혜라는 생각엔 많은 분들이 동의할 것 같은데요. 방안에 빛이 들어오면 어두움이 물러가듯 마음에 빛을 살리면,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수치심 두려움 슬픔 분노 같은 감정들이 물러나고, 용기 사랑 기쁨 그리고 평화 같은 밝은 감정들로 채워질 겁니다. 꽃을 보면서 찡그리는 사람이 없듯이, 빛을 보면서 마음 속 어두움을 먼저 꺼내드는 사람은 별로 없을 테니까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6728일 방송>

 

2. “믿음으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약속(13-25)”을 읽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올바른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키워드가 될 것 같습니다. 저의 마을에는 올 여름에 이사를 가고 오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래서 마을 단톡 방에는 환영인사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환영합니다. 우리 마을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좋은 분이어야 할 텐데 라는 걱정 섞인 말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좋은 사람, 올바른 사람이란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법이 없어도 될 사람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는 사기꾼으로 판명나기도 하고, 큰 재목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성폭력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좋은 사람, 올바른 사람이란 그 사람의 살아온 이력이나 평판 혹은 업적에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참으로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해 주시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사람을 평가하는 능력이나 자격이 우리 인간에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최후의 심판까지 마구 선포하는 볼썽사나운 작태들을 보여온 것입니다. 몰라서 그랬다면 철부지의 애교정도로 봐줄 수도 있겠지만, 뻔히 알고 그랬다는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조금만 힘이 생기면 얼마든지 함부로 하나님의 자리를 하나님의 권위를 꿰 차는 무모한 짓을 벌이는 소인배들이니까 말입니다.

   올바른 사람을 정의하는 데에도 아브라함을 소환했습니다. 아브라함은 몇 가지 실수와 얕은 꾀부림을 제외하고는 그런 대로 양심적인 사람이었고, 율법에도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그런 것들을 한 마디 말로 일축합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하셨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신 후 약속하셨다고 말입니다. 그 약속이란 그를 믿음의 조상으로 삼으시겠다는 것과, 절망 중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믿음을 보시고,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자손을 주시겠다 약속하신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실망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100세에 아들을 주시마한 그 희미한 약속을 끝까지 굳게 믿고 약속의 선물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이렇게 아브라함을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하신 것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들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이라고 말입니다. 예수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는 분을 믿는 모든 사람들 역시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해 주신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혹은 약속을 믿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율법적 행위보다 더 귀한 때문입니다.

 

3. 오늘은 호텔에서 조식을 하고, 어머니의 고향 함양을 거쳐 제 고향 장계에선 부모님의 산소에 들려 인사를 드리고, 형제자매들을 잠간 만나 안부를 나눈 후 아산에서 1박할 예정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