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2020. 8. 9. 성령강림절후 열째 주일]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 / 욥 38:4-18.

박성완 2020. 8. 9. 00:00

묵상자료 7024.

시편 98:4-6.

찬송 41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루의 5분을 잘 쓰면 5분이 아니고 5년이 젊어질 수 있다고 하지요. 5분이라는 시간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의외로 많이 있는데요. 크게 한번 웃고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차 한 잔 마실 수 도 있겠고, 시 한편 읽을 수 있는 시간이지요. 그리고 혼자서 어떤 추억 하나를 곱씹을 수 있고, 친구에게 전화를 한 통 걸 수도 있고, 창문 열어서 하늘을 볼 수도 있고, 가벼운 맨 손 체조도 가능합니다. 행복과 건강을 만들 수 있는 시간 5, 주말 아침에 음악 한 곡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7728일 방송>

 

2. 성령강림절 후 열째 주일은 구약 욥 38:4-18을 본문으로, “욥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욥기는 시편과 잠언 등과 함께 구약성경에서 지혜서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욥은 요나와 다니엘 등과 함께 실존적 인물이라기보다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평가되곤 합니다. 그러나 고난에 대한 욥의 통찰력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욥의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은 폭풍 속에서 들려왔습니다(4-18).

폴란드의 악명 높은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홀로코스트를 목격한 엘리 위젤(1928-2016)은 그의 수용소 경험을 바탕으로 <>라는 책을 썼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는 불붙는 장작더미에 어린 아이들을 던져 태워 죽이는 장면을 보면서, 미치지 않으려고 글을 쓰기로 작정했다고 합니다. 그는 수도 없이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의로우신 하나님께서 어찌하여 악인들의 만행을 보고만 계실까 하고 말입니다. 권선징악이라는 질서가 있는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거짓과 불의로 무장한 무리들이 훨씬 더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었습니다. 다윗의 하나님도, 엘리야의 하나님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중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침묵할 분이 아니십니다. 폭풍 속에서 말씀하시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대답은 근원(根源)을 향해서 돌아서라고 하셨습니다(4-10).

저는 스스로를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 삶이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할지 모를 때,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학비에 보탬이 될까 해서 외가에서 외상으로 가져온 곶감을 남대문 위탁시장에 맡겼는데, 본전(本錢)은 물론 발품에 든 버스 값을 건졌는지 희미해 졌습니다. 커닝하는 학생이 장학생이 되는 것을 보았을 때는 주저 없이 교수님께 항의해서 권리를 찾았습니다. 다행히 문제점을 일찍 깨우쳤습니다. 오늘 욥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누가 이 땅을 설계했느냐?” “누가 세상의 주춧돌을 놓았느냐?”고 말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부터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모든 것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마주하기로 결심했고 실천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계획을 가지고 계셨던 것입니다(11-18).

마음을 비우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신비로 가득 찬 세상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르르 몰려왔던 산새들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우르르 날아갑니다. 썩은 고구마를 거름되라 나무 밑에 묻었는데, 싹을 틔워 열매를 맺어주었습니다. 어리석은 인간보다 지혜로운 몸짓입니다. 그 많은 꽃을 피고도 열매는 한두 개뿐인 대추나무는 올핸 쉬는 해라고 합니다. 태풍의 길도 물결이 몰려드는 길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어찌하여 강아지는 지극 정성으로 주인에게 충성하는 것일까? 욥이 알고 있는 것은 자신과 그를 둘러싼 작은 세상일 뿐, 이웃과 넓은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들이닥친 시련과 역경이 그의 눈을 띄어준 것입니다. 수평선 너머에 다른 삶이 있듯 하나님의 남다른 계획이 있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