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23. 성령강림절후 열 둘째 주일] 새로운 삶 :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 롬 11:33-12:8.
묵상자료 7038호.
시편 102:12-14.
찬송 47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꽃을 키우는 분들이 자주 그런 말씀을 하시지요. 물을 제 때 주지 못해서 문제였던 때 보다는, 물을 너무 많이 주어서 문제였던 적이 더 많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흙도 말라보이고 잎도 건조해서 물을 자주 주는데, 그래도 나아지지 않아서 흙 속 상태를 보면 질척한 진창 수준인 경우가 많이 있지요. 꽃을 잘 키우고 싶으면, 물주고 싶은 마음을 한 박자만 참고 주어야 하는 것처럼, 한 박자 쉬고 참아야 하는 일, 우리 주위에도 많지 않을까 돌아봅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7월 29일 방송>
2. 오늘은 성령강림절후 열둘째 주일로, 사도 서간인 롬 11:33-12:8을 본문으로 “새로운 삶 :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희망하는 새로운 삶이란, 현재 보다 더 나은 삶을 전제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현재의 삶에 불만이 있거나, 개선할 문제가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삶이란 과연 어떤 삶일까요?
새로운 삶의 첫 단계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일입니다(11:33-36).
대부분의 불만족스러운 것이란, 어리석은 것들에 집중한 결과입니다. 공부하는 학생이건 사업하는 사람이건 집중력이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제 또래의 인생을 사신 분이라면, 가장 많이들은 말 가운데 하나는 “情神一到 何事不成”이라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정신을 한곳에 집중해서 일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정신이 아니라 그 반대라고 한다면 얼마나 큰 낭패를 불러올까요? 가령 남과 비교하는 삶에 집중한다면 건강한 발전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라봐야 할 근본적인 까닭입니다. 우리들 인생은 하나님을 바라볼 때만 새로운 목표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인생의 근원적 물음의 출발이며 종착지인 때문입니다.
새로운 삶의 둘째 단계는 우리의 일상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에 집중하는 일입니다(12:1-2).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국어교사 키팅은 “카르페 디엠, 너만의 삶을 살아라. 너의 꿈을 펼쳐라.”는 말을 해서 유명해졌습니다. Carpe Diem이란 라틴어로 현재에 충실 하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크리스천으로써 매일의 일상이 하나님께 바쳐지는 충실한 삶이어야 합니다. 밥을 먹을 때는 밥 먹는 일에, 잡초를 캘 때는 잡초 캐는 일에, 묵상을 할 때는 묵상에, 요리를 할 때는 요리에 충실한 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새로운 삶이라는 말입니다. 사람이든 일이든 이용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친구로 대해야 할 것입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약육강식의 먹이사슬에서 벗어나, 자발적인 욕구와 감사와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서(코람데오/Coram Deo) 살아가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새로움이라고 말입니다. 그 방법은 각자가 찾아야 할 과제이겠지만, 그 마음을 안고 성령님의 도움을 청하면 될 일입니다.
새로운 삶의 셋째 단계는 자신의 분수를 따라 살아가는 일입니다(12:3-8)
사람들은 저마다 장점과 단점을 갖고 사는 게 분명합니다. 저는 적록색약자로, 여러 차례 중요한 시험에서 떨어졌고, 지금도 운전면허 갱신 때는 마음을 졸여야 합니다. 물론 그 밖에도 약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고추 따는 것이나 붉게 물든 가을 단풍 감상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장점도 많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불쌍한 사람들이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적절하게 조절해 주는 이웃 덕분에 크게 낭패를 겪지는 않았지만, 분수에 맞게 시간과 노력을 기우립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그에게 딱 맞는 재능을 주셨다고 믿습니다.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충고를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분수에 맞는 삶을 살도록 힘쓸 때, 누구나 나름 행복한 새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