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세례 요한이 초지일관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 요 3:22-36.

박성완 2020. 9. 1. 00:00

묵상자료 7047(2020. 9. 1. 화요일).

시편 103:19-22.

찬송 50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혜영에게> 간곡한 마음을 담아 보낸 네 편지 잘 받아 보았다. 크게 아픈 것도 아니고 그저 주의를 요하는 수치라는 말을 들었을 뿐인데, 이렇게 모두들 걱정을 해 주니. 정말로 건강을 신경을 써야 할 나이에 이르렀나 보다 실감을 했단다. 표준에 가까운 체중에다가 술 담배도 심하게 하지 않는데, 왜 혈압이 높고 간 기능도 나빠졌냐고 물었더니 의사가 그러더라.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고. 뭐 스트레스가 건강에 나쁘다는 말은 하도 많이 들어서 정작 오히려 무심해질 지경이었는데, 정작 내 일이 되고 보니까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지긴 하더라. 사실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니,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 좀 더 자고 싶은데 엄마가 깨우는 통에 억지로 일어나 학교로 가는 초등학생에게도 아마 스트레스는 존재할거야. 그런데 그렇게 쌓여가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몰아낼 것인가가 아마 삶의 기술 아닐까 싶더라. 하다못해 집안조차도 하루에 한번쯤은 쓸어주고 닦아주고 먼지를 털어 내면서 살아가는데, 지금껏 왜 이렇게 내 마음의 먼지에는 무심했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지. 이번 건강 검진 결과는 그런 의미에서 내게는 마음의 쌓인 먼지도 좀 잘 털고 닦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준 것 같애. 며칠 전에는 네 언니랑 근처 산으로 산책을 좀 나섰어. 부부끼리 가족끼리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참 많더라. 그 사람들이야말로 살아가면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우친 사람들처럼 보이더구나. 이제부턴 그렇게 슬슬 등산이며 산책도 하고 음악도 들어가면서 조금 느릿느릿 하게 살기로 했어. 그렇게 내 마음을 닦고 몸을 단련시키는 것이, 네가 말한 연꽃의 정화작용 바로 그런 것이겠지? 너도 건강 잘 챙기고 잘 지내기 바란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512일 방송> b.

 

2. “세례자 요한의 마지막 증언(22-30)”하늘에서 오시는 분(31-36)”을 읽었습니다. 두 단락처럼 구분했지만, 사실은 연결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세례를 베풀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할 때, 경쟁적인 사이라고 생각했다면 흠집을 내거나 비난 섞인 대답을 할 수 있겠지만, 세례 요한은 초지일관 주님을 적극적으로 변호하고 지원하는 말씀을 잃지 않습니다. 신앙인이건 일반 생활인이건 자신의 삶에 있어서 초지일관하게 살기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철새 정치인들을 비난하지만, 정치인들만이 아닙니다. 종교지도자들 중에도 이해득실을 따라서 철새처럼 옮겨 다닙니다. 심지어 교파까지도 넘나드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식입니다. 그러니 세례 요한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는 인간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자력으로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설령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로 소명을 받았다 할지라도, 그가 일구어낸 엄청난 유명세로 충분히 자신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박태선이나 문선명이 엄청난 무리가 뒤따르는 것을 보자마자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신학을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초지일관했습니다.

   세례 요한은 메시야가 될 수 있다는 많은 유혹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엄청난 부와 명예도 누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한결같이 자신은 그리스도가 아니며, 오직 신랑이신 그리스도를 기쁘시게 하는 신랑의 친구로서 만족해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이신 예수님의 말씀을 주목하지도 않고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는 세태(世態)에 대해서 안타까워합니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이야말로 하나님 자신의 말씀이라고 강조합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을 비롯해서 당시에 정통 신앙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파격 이상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세례 요한은 예수님은 하나님의 전권(全權)을 부여받은 참 아들이심을 증언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영생에 이를 것임을 최초로 증언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가장 확실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올곧은 그 자신의 성품과 자질로 공을 돌릴 수 있겠으나, 그를 부르시고 인도하신 성령 하나님의 은총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