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우상의 세계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 / 살전 1:1-10.

박성완 2020. 11. 30. 00:00

묵상자료 7137(2020. 11. 30. 월요일).

시편 시 118:21-24.

찬송 38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내 좋은 안내자 성미에게> 며칠 지저분한 마당을 좀 정리하느라 한참 바깥에 있었더니, 저녁 무렵에는 몸이 으슬으슬 떨려오더구나. 몸이 자기를 좀 돌봐달라고 떼를 부리는 기운이 역력했어. 그 말 안 들어 주면 며칠 감기로 고생할 것 같아서, 요구하는 대로 해 주었지.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서 욕실 가득히 뜨거운 수증기를 채우고, 또 성미 네가 준 목욕 용품 세트들로 아주 호사스러운 시간을 즐겼단다. 네가 선물해 한 장미향 나는 미백제 목욕 용품 세트들로 몸을 충분히 담그고, 나와서는 또 함께 들어 있던 보디 크림을 바르면서 팔이며 다리 어깨를 잘 마사지 해 주었지. 알갱이가 자잘하게 들어간 녹차 향나는 자연주의 제품에서는, 연두색 향기가 풍겨 나오는 것 같더라. 다른 사람에게는 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연한 향이지만, 내 자신에게는 한 동안 그 연두색 향기가 꽤나 근사하게 맡아 지겠지. 성미 네 말이 맞았어. 이제 늙어가는 사람에게 이런 게 가당키나 하냐고 했을 때, 네가 그랬었지. “이젠 엄마만을 위한 순간을 즐기셔야 해요.” 그래, 내 돈으로라면 절대 안 샀을 호사스런 목욕 제품들 덕분에, 모처럼 은은한 연두색 향과 엄마만의 순간, 정말 잘 즐겼단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서인지 모르지만 언제부턴가 엄마는, 엄마 스스로도 참 구식이 돼 간다고 느껴져. 늘 쓰던 물건들만 쓰게 되고, 늘 사던 상표에만 손이 가고, 그렇게 마음도 몸도 굳어지면서 아마 늙어가는 거겠지. 그런데 성미 네 덕분에 가끔씩 말랑말랑해 지는 순간들이 있어서 참 좋구나. 좋은 영화를 보면 꼭 이 엄마에게도 권해 주고, 이 노래 한번 들어보라고 멋지지 않으냐고 귀에 이어폰도 꽂아 주는, 너는 참 근사한 내 노년의 안내자란다. 네 덕분에 엄마 혼자서는 보지 못한 세상을, 더 많이 보고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아. 그리고 고마워.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1127일 방송> a.

 

2. “인사(1)”데살로니가인들의 믿음(2-10)”을 읽었습니다. 데살로니가서는 바울 서신으로 분류되는데, 서신이란 교회나 개인에게 보낸 회람 성격으로, 데살로니가전서는 신약성경의 첫 번째로 기록된 문서입니다. 유럽의 관문인 마케도니아 성의 수도인 데살로니가는 사도 바울이 빌립보에서 옥에 갇히고 두들겨 맞는 등 많은 시련을 겪은 후 도망 나와 도착한 도시입니다. 그런데 이 서신의 특징은 종말론적 주제가 지배적이고, 그 때문에 크리스천들에게 성결한 생활을 하나님의 뜻으로 가르치려는 두 번째 주제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데살로니가 교회의 교인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인사가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대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복음이 입에 바른 것이 아니라, 성령과 굳은 확신으로 전해진 것임을 강조합니다. 초대 교회가 직면했던 어려움은 비교적 비슷하다 할 것입니다. 우상의 도시에서 새로운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말로 다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이 뒤따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데살로니가 교인들의 신앙은 먼저 일상생활에서 모범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믿음도 덩달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을 칭찬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 저의 고향 교회에 출석하던 교인들 중에는 집에서 쫓겨나기 직전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예수를 믿더니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하니 집안에서 난리가 난 것입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졸업회비를 거두기 위해서 같은 동급생 집을 방문하곤 했는데, 그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예수쟁이와는 가깝게 지내지 말라는 친구 부모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 믿는 사람들의 행동거지가 언제나 주목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복장도 단정하고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데살로니가 교회 뿐 아니라, 2천 년 전의 세계는 우상의 세계였습니다. 새벽마다 치성을 올리는 정화수(井華水)가 부뚜막에 있는 모습이며, 유월 유두날에는 논에 물이 들어가는 입구(물꼬)에 진설한 떡을 볼 수 있었고, 집집마다 방문 위에는 바짝 마른 명태를 흰 실에 묶어 달아놓은 것을, 그리고 붉은 글씨로 그려진 것 같은 부적은 방 벽에도 붙여 놓았습니다. 집안 구석구석에 그곳을 관장하는 귀신이 있다고 조심들 하며 살았습니다. 이런 시절에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엄청난 반대에 부딪일 수 밖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련과 고통을 견디며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대단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