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종말론이 강조될 땐 가짜 그리스도도 출현. / 살후 2:1-12.

박성완 2020. 12. 10. 00:00

묵상자료 7147(2020. 12. 10. 목요일).

시편 시 119:29-32.

찬송 8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토마스 베르나르트의 소설 [몰락하는 자]에는, 친구사이인 세 사람이 등장합니다. 피아노를 함께 배우고 함께 연습한 같은 음악학도 들이었지요. 그 중에는 특히 실제 인물이었던 피아니스트 글렌골드도 실명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글렌골드에 관한 얘기들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소설적인 허구인지는 알 수 없는데요. 어쨌든 소설 속에서 함께 피아노를 배웠던 친구중의 한명인 베르트하이머는 글렌골드의 천재성에 완전히 절망감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결국 죽음에 까지 이르지요. 그런 친구를 지켜보던 또 다른 친구는 그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베르트하이머가 자기 자신을 유일무이한 존재로 보지 못한, 막다른 골목형 인간이었기 때문에 파괴되었다고 본다.” 그러면서 꼭 천재여야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것도 자기가 유일무이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라고 얘기합니다. 자신을 세상에서 유일한 한명의 고유명사로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을 천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른 이 보다 뛰어나지 못하다는 이유로 절망하는 것이야 말로, 스스로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는 일이라고 얘기합니다. 자신만을 소중히 여기는 이기주의와는 전혀 달라야 하겠지만, 스스로를 세상에서 오직 유일한 한 사람,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것, 비교라는 걸 세상에서 가장 하잘 것 없이 여기는, 그리고 그렇게 내가 비교 대상 없이 전적으로 소중한 존재이기에, 다른 사람들도 다 저마다 그렇게 소중하다고 생각할 줄 아는 것이야 말로, 비엔나에 살던 서울 방글라데시에 살든, 한 사람의 삶을 가장 아름답고 훌륭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1126일 방송>b.

 

2. “가짜 그리스도의 출현(1-12)”을 읽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가짜가 참 많습니다. 마침내 가짜 그리스도까지 생겨난 것입니다. 언젠가도 말씀드렸지만,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약 1km쯤 올라가면 가짜 예수의 오석 비()가 있습니다. 33살의 생을 마감했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었습니다. 영국 프리미어 팀에는 Jesus라는 성을 가진 선수도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영국에서 예수의 집안이 있었다는 전설같은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그 선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는 가짜 그리스도를 비롯 많은 거짓 지도자들이 데살로니가 교회를 유혹하고 있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임박한 종말론의 틈새를 타고 등장한 경우들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현상은 어느 시대나 창궐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어쩌면 예수 행세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만큼 그런 수요가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처음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전한다며, 목소리를 흉내내는 일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아예 어느 순간부터는 예수 노릇을 한 것입니다. 제가 사는 마을에는 피지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분이 요양차 와 있었는데, 한번 얘기를 나눈 후 두 번 다시 교제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병인지는 모르겠는데 세상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식물이 오염되어서 먹을 것이 없다며, 신령한 양식만을 먹는다며 딴 나라 사람같았습니다. 물론 피골이 상접해 있는데도 매일 그 양식을 먹기 위해서 평택의 아무개를 찾아간다고 했습니다. 요즘은 다시 피지로 돌아갔다며 빈집입니다.

   사도는 주님이 벌써 왔다고 속이는 사람들을 경계합니다. 겉만 보아서는 멀쩡한 데도 그 말하는 속내를 보면 주님 같이 행세하는 사람들이 제 눈에는 참 많이 보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두려움이나 연약함 겸손 같은 것은 전혀 찾을 수가 없습니다. 확신에 찬 그런 말투도 아닙니다. 자신의 모든 말이 예수님 자신의 말입니다. 분명히 어떤 힘에 붙들린 사람 같습니다. 사도는 그들이 사탄의 힘을 빌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온갖 종류의 거짓 말로 기적과 표징을 늘어놓습니다. 예전에는 남의 경험이나 이야기를 소개하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자신이나 가까운 지인의 체험담이라며 가짜 기적을 늘어놓습니다. 눈만 감으면 산삼 뿌리가 보여서 그럴 캐서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는 식으로 기도를 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평생을 기도의 삶을 사신 저의 어머니는 어린 제 손을 잡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 권사님은 매일 하나님을 만나는 기쁨을 맛보는데, 나는 한번도 주님을 눈으로도 손으로도 소리로도 만난 적이 없구나.” 어머니는 오직 주님 뜻대로 당신의 자식들을 지켜주시라고 기도하셨던 것입니다. 온갖 속임수로 사람들을 속이는 가짜들을 경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혼미한 마음을 주셔서 거짓을 믿도록 하셨다 해석하고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영혼으로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