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빛 가운데 살고 있는가? / 요일 1:1-2:2.

박성완 2020. 12. 28. 00:00

묵상자료 7165(2020. 12. 28. 월요일).

시편 시 119:101-104.

찬송 42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 보고픈 내 친구야> 회사 동료 하나가 솔로들끼리 뭉쳐서 적어도 블루 크리스마스만은 피해보자고 하더라만, 난 어쩐지 마음이 내키지 않더구나. 어차피 혼자인 것에 익숙해져 있고, 또 언제까지 익숙하게 지내야 할지 기약도 없는 사람이, 임시방편으로 잠깐 그 처지를 피해본다는 게 그리 편할 것 같지는 않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읽을 책이며 볼 영화까지 잔뜩 챙겨서, 혼자인 시간을 잘 지내보기로 했지. 그렇게 맹물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빈둥거리다가 문득 네 생각이 났어. 너에게 그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진, 우리는 아주 환상의 콤비처럼 빈둥거리곤 했었잖아. 서로 있는 둥 마는 둥 한 존재처럼 지냈지만, 어떤 영화의 어떤 장면에서는 거의 동시에 소리 지르거나 감탄의 신음 소리를 내곤 했었던 것이 기억나더라. 그렇게 정신적인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은꼴이었는데.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지. 그리고 그 잘못은 모두 나에게 있다고 생각해. 너에게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이 애인이 나타났다는 현실을, 내가 너무나 서투르게 받아들였던 거야. 질투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뭐랄까? 너무나 괜찮은 내 친구가 과연 저 남자에게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뭐 이런 감정. 이렇게 쓰고 나니까, 두 사람 혹시 메일도 함께 나누는 사이라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도 된다. 설마 그런 건 아니겠지? 아무튼 친구의 애인을 보면서 부모가 , 이 결혼 반댈세”, 하면서 거부하는 심정마저 이해가 되더라니까. 내게 너는 정말 멋있는 친구라서, 어느 날 느닷없이 나타나 너의 곁에 바짝 다가서고 있는 그 남자가 좀 못마땅했던 것일 뿐이었어. 그런 나 때문에 너 마음이 많이 상했지? 올해가 가기 전에 사과하고 싶어. 언제 한번 셋이서 한번 봤으면 좋겠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1226일 방송> a.

 

2. “생명의 말씀(1-4)”하나님은 빛이시다(5-10)”, 그리고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그리스도(2:1-2)”을 읽었습니다. 성탄절 후 첫 주 간에는 순교자들 기념일이 유난히 많습니다. 오늘은 사도 성 요한의 순교 기념일로 서간문의 말씀을 읽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요한일서는 요한복음서와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점과 함께 차이점이 있다고 합니다. 유사점은 어휘와 문체가 아주 비슷하다는 점이고, 차이점은 요한 일서에는 구약 인용문이 없고, 요한복음서의 실현된 종말론이 아니라 미래적 종말론이라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요한일서를 요한학파에 의한 주석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요한일서의 기록 목적은 초대교회를 흔들었던 거짓 교사들로부터 교회를 지키려는 것과, 자연스럽게 기독교회를 논쟁 혹은 변증할 목적에서 출발했다는 점입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하나님은 빛이시다.”는 주제인데, 요한복음서 8:12-20와 닮은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복음서가 빛이신 주님을 따르는 자들은 어둠속을 걷지 않고 생명을 얻을 것이라는 말씀인데 반해, 서신은 빛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은 어둠의 자식으로 살아갈 수 없다고 말씀합니다.

   이는 어둠 속에서 살면서 하나님과 바른 교제를 할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따르는 삶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초대 교회를 흔들고 있었던 거짓 지도자들 가운데는 입으로는 하나님과 가깝게 교제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들의 삶은 거짓과 탐욕 그리고 온갖 불의와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기독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일들 가운데 가장 큰 폐해는 세상에 빛이 되기는커녕 어둠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교회 지도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시대가 어둡고 문제가 엄청나게 많다고 할 때, 오히려 샛별처럼 빛나는 사람이 돋보이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캄캄한 세상 속에 작은 빛줄기 하나 보이지 않다는 것은 그 어둠 속에 매몰되어 버렸다는 뜻일 것입니다. 요한 서신의 기자는 스스로 죄 없다고 말하지 말자고 권고합니다. 오히려 큰 소리로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라고 고백하게 될 때, 하나님의 용서와 또 어두운 세상 속에서 해야 할 소명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아무리 거짓과 불의가 판을 친다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빛의 근원이 되시는 한 낙심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은 반드시 밝혀질 때문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