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31. 주현절후 넷째주일] 우상으로부터 자유하자. / 고전 8:1-13.
묵상자료 7199호.
시편 시 127:3-5.
찬송 357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물은 끓고 난 다음에 수증기를 발생시키는데요. 증기기관차의 엔진은 증기의 게이지가 212도를 가리키지 전에는 꿈쩍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뜨거운 열정이 없으면, 우리 인생이라는 기관차도 잘 움직이지 않겠지요? 집안의 난방도 좋고, 차의 엔진을 미리 덮여놓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마음의 엔진 역시 예열이 필요할 겁니다. 아침에 눈떠서 가장 먼저 행해야 하는 일,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기 위해서 마음의 온도를 놓여 가야 하겠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7년 1월 12일 방송>
2. 오늘은 주현절 후 넷째 주일로 사도서간의 말씀 고전 8:1-13을 본문으로 “우상으로부터 자유하자.”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우상이란 하나님처럼 의지하고 섬기는 일체를 말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유명 연예인을 자신의 우상(아이돌)으로 생각합니다. 다분히 상술이 한 몫하고 있긴 하지만,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상숭배와 우상 앞에 차려놓은 음식은 같은 것 같으면서 완전히 다른 성격입니다(1-3절).
저의 책상에는 항상 놓여 있는 책이 몇 권 있습니다. 국어사전, 영한사전, 성경사전, 성구사전, 헬라어 사전, 성경 인물 지리 사전 등입니다. 대충 알고 있는 단어나 용어들도 가능하면 다시 찾아서 그 사전적 의미를 확인합니다. 기독교는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는데, 이는 모든 율법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합니다. 우상숭배를 하는 순간 모든 신앙생활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은 우상은 하나님을 대신하도록 사람들이 만든 허상에 불과한데, 그런 우상숭배로 우리의 참 도움이 되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누릴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상 앞에 차려놓은 음식을 우상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까닭은 우상과 관련되지 않는 것이란 이 세상에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푸주간의 고기도, 생선도, 자동차도, 심지어 우리가 입는 옷감도 모두 우상에게 바친 후에 시장에 나온 것들입니다. 그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우상은 무시해도 좋으나, 믿음이 약한 이들 앞에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4-8절).
예나 지금이나 인간 세계에서는 올바른 이해보다는 오해나 곡해된 주장들이 상존(常存)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도자들의 직무유기나 무지가 심각한 원인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는 기독교 일각의 어리석은 행태 역시 이런 문제의 하나입니다. “예루살렘으로 돌아 가자.”의 약자인 BTJ는 직통계시를 주장하는 신사도운동을, 시한부종말론의 한 뿌리인 세대주의 이론을 내세우는데, 일반 신도들이 속거나 혼란을 일으키기는 이단적 주장입니다. 국제 선교학교의 약자인 IM은 공교육을 부정하고 신앙에 뿌리를 둔 대안학교를 가장한 매우 위험한 집단이라고 합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아무런 통제도 없이 수 십 수백 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고충을 비웃고 있었습니다. 우상은 무시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우상과 우상숭배에 쓰인 음식을 동일시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주의해야 합니다.
신앙생활의 시금석은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을 잘 분별하는 일입니다(9-13절).
제가 20여년을 출석했던 고향교회에는 주초를 안 하는 것이 크리스천의 트레이드 마크로, 이를 끊지 못하는 동네 형은 말썽꾸러기였습니다. 그분은 예수님이 포도주를 만드신 일화를 비롯해서, 먹고 마시는 것이 사람을 나쁘게 만들지 않는다며, 세상 친구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런데 결국 세상 물결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인 것과 우상숭배가 하나님을 노엽게 한다는 것은 본질입니다. 그에 비해서 주초문제나 제삿밥을 먹는 것 등은 비본질적인 것들입니다. 구원과는 하등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기독교인에 대한 사회 통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를 두고 덕스럽게 행동하라는 말로 아디아포라를 가르칩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빛과 소금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때로는 이런 비본질적인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