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들까지 사랑하는 노력이 필요한 결혼생활. / 막 10:1-16.
묵상자료 7209호(2021. 2. 10. 수요일).
시편 시 132:8-10.
찬송 8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심리학 용어로 <적응 불능>이란 말이 있습니다. 특히 아동심리학에서는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질서 안에는 우리가 <적응 불능>이라는 사실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해야 하는 대상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각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적응 불능>이었으면 하는 대상들이 있습니다. 나는 인종 차별이라는 악에 적응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나는 종교적 편견에 적응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다수에게서 생필품을 앗아서 소수에게 사치품을 주는, 그런 경제체제에 적응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광기 어린 군국주의와 자기 패배를 자초하는 육체적 폭력에 적응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지각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응 불능>이 되자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계의 구원은 결국 그러한 적응 불능자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마틴 루터 킹, “적응 불능자가 세계를 구한다”, [세상을 다 가져라], pp. 51-52.
2. “결혼과 이혼(1-12절)”과 “어린이들을 축복하시다(13-16절)”을 읽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리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기피하는 현상은 사회활동이 가정이라는 범위로 좁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솔직히 저의 일상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책을 읽고 성경을 공부하는 일은 예나 제나 가정 안에서 이루어져온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 역시 달라진 일상 중 하나는 오래 전에 방영되었던 <전원일기>를 하루에 5편 이상을 시청하게 된 것입니다. 본방이 있던 시절에는 가끔 줄거리도 모르고 보던 것인데, 요즘은 쫓기는 일이 없는 탓인지 여유 있게 즐겨 시청하고 있습니다. 양촌리 김 회장 댁과 일용이네가 주요 등장 인물인데요. 주로 농사일에 얽힌 그러면서도 가족 간에 얽힌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루도 바람 잘날 없이 아옹다옹하는 가족 간의 일화들은, 행복이 이런 게 아니냐는 잔잔한 메시지를 전해주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가족이면서도 생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다시금 일깨워주면서, 성급한 판단과 결정을 주의하라고 암시하곤 합니다. 드라마의 여자 등장인물들이 한결같이 꾸미고 나와서 시청자들이 오해할 수 밖인 것이 옥의 티처럼 생각 들었습니다.
예수님이 사셨던 2천 년 전에도 결혼과 이혼이 주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인간 사이의 사랑은 영원한 숙제처럼 느껴졌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이 들고 온 문제는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은 지 여부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모세는 어떻게 가르쳤느냐고 물었고,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이혼장을 써 주기만 하면 된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모세를 소환한 것은 그가 율법의 대가로 사람들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게 해서 예수님은 율법 해석에 대해서 모세까지 끌어들여 큰 판을 벌인 셈이 되었습니다. 모세의 이혼장이란 결혼생활에서 파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시행세칙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하겠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결혼생활의 본래 의미와 목적보다는, 결혼 생활을 파괴하는 이혼을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현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의 시행세칙까지 함께 묶어서 다시 한 번 결혼 제도의 원칙과 짊어져야 할 결혼 생활의 의무를 엄숙하게 천명하시게 된 것입니다. 결혼 제도와 목적은 천지 창조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걸 상기시키십니다.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까닭은 그 둘이 연합하여 한 몸이 되게 하는 것으로, 결코 둘로 나뉠 수 없다는 원칙을 확인시키신 것입니다. 문제는 무엇입니까? 금성에서 온 여자와 화성에서 온 남자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다른 개체로써 서로가 한 몸이 되려는 최선의 노력보다는, 어리석게도 그 당연한 다름을 내세워 둘로 나뉘려고 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상대의 장점(앞면)만을 보고 사랑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의 단점(뒷면)을 보게 되면서 실망한다는 것입니다. 한 인간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감싸 안는 그런 온전한 사랑을 나눠야 하는데 말입니다. 앞서 언급한 <전원일기>가 감동을 주는 것은, 인간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감싸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끄럽고 모자란 점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내, 배려 수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