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하나님의 뜻대로. / 요 1:35-42.

박성완 2021. 2. 19. 00:00

묵상자료 7218(2021. 2. 19. 금요일).

시편 시 135:10-12.

찬송 51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졸음이 쏟아지는 건 계절이나 날씨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결국 점심 후에 쏟아지는 잠을 못 이겨, 도서관 자리에 잠시 엎드려 눈을 붙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이었을까요? 등을 맞대고 앉아 있던 사람의 의자가 자신의 의자에 부딪히는 소리가 납니다. 뒷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다 의자가 뒤로 밀린 모양이었습니다. 어쨌든 그 바람에 깨서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무심코 책을 읽어가다가, 어느 순간 한 갑자기 생각이 스쳤습니다. 혹시 자신이 코를 골았던 게 아닐까, 그래서 뒷사람이 참다못해 알려준 게 아닐까 싶은 겁니다. 며칠 전 바로 그랬습니다. 앞에 앉았던 사람이 엎드려 자다가 코를 골기 시작했지요. 다른 곳도 아니고 도서관에서 어떻게 저럴까? 약간 어이없는 기분으로 책이라도 떨어트려서 깨울까 망설였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느낌인 것 같았습니다. 결국 그러기 전에 그 사람은 깼는데, 자신은 더 오래 코를 골며 자서, 보다 못한 뒷사람이 일부러 의자를 밀었던 건 아닐지, 그렇다면 얼마나 창피한 일일까요? 그렇게라도 깨워 준 건 고마운 일일 겁니다. 어쨌든 그 생각을 하니 계속 앉아 있기가 민망해서 부랴부랴 짐을 챙겨들고 나서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걱정이 됩니다. 앞으로도 매일 와야 할 텐데, 또 실수하면 어떡하지? 자신이 코고는 소리 때문에, 그것도 집도 아닌 바깥에서 그것도 도서관에서 그런걸 고민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럴 때 그분이 혹시 윌리엄 포웰의 프리스의 그림 <잠든 모델>을 봤다면, 좀 위로가 됐을까요? 그림 속 여인은 화가 앞에 앉아 자세를 취해 주다가, 꼼짝 않고 앉아 있는 게 힘들었는지, 그만 앉은 채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한 손에는 빵을 쥐고 있는데, 자느라 늘어트린 손에서 금세라도 굴러 떨어질 듯 하지요. 하긴 여인의 옷차림을 보면 잠이 오게도 입었습니다. 상체에는 커다랗고 따뜻해 보이는 소울을 둘렀고, 풍성하고 긴 치마 위에는 역시 커다란 담요도 둘렀습니다. 머리에는 귀까지 가리는 모자도 썼지요. 그런 차림으로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얼마 안가 따뜻하고 푸근한 잠이 몰려올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220일 방송>a.

 

2. “예수의 첫 번째 제자들(35-42)”을 읽었습니다. 예수님의 구속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제자들을 임명하는 것은, 당시로써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오늘의 크리스천들에게는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주님의 제자군단에 들어갔는가? 그것은 현대의 크리스천 집단에서도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크리스천 지도자로서 적합한 사람의 기준을 찾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의 두 제자가 요한의 말, “하나님의 어린 양이 저기 가신다.”는 말을 듣고 주님을 따라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의 질문을 받게 됩니다. “너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그러자 그들은 선생님이 묵고 계시는 곳이 어딘지 알고 싶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동문서답처럼 들리는 대화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와 보라고 하시자, 그곳에 가서 주님과 함께 지냈다는 것입니다. 그런 후에 그들은 주님의 제자군단에 스카웃 된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기록은 요한복음서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 중 하나는 시몬의 동생 안드레로, 그 후에 자신의 형을 찾아가서 메시야를 만난 얘기를 하였고, 시몬 형을 데리고 주님께 가자 주님께서 그에게 게바, 반석이라는 이름을 주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 본문에서 예수님이 뽑으신 첫 번째 제자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 중에서 뽑으셨다는 것입니다. 예나 제나 인물난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질문하게 합니다. 좀 더 신선하고 유능한 사람을 제자로 발탁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제는 전혀 달랐다는 사실입니다. 아니면 세례자 요한과 주님의 인재 등용에는 비슷한 시각을 가지셨는가 하는 질문도 생깁니다. 많은 성경학자들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뽑으실 때는 그 사람의 사람됨, 곧 성품이나 능력, 출신 배경이나 학력 등을 자세히 검토한 후에 뽑으신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곤 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사도 바울입니다. 그러나 저는 전혀 다르게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일꾼을 선발하는 것은 어떤 한 인물의 사람됨에 있다기 보다는, 하나님의 의중에 맞는 사람,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가장 좋아하신 뜻대로 뽑으신다고 말입니다. 굳이 그 기준을 든다면, 세상에서 가장 무력하고 가장 무지하며 가장 볼품없는 그런 사람들도 선택하신다는 것입니다. 마치 수많은 민족 중에서 가장 작고 무력한 히브리인들을 선민으로 뽑으시듯 말입니다. 누가 뽑히든 하나님은 그를 가장 적합하게 고쳐주신다고 말입니다.

 

3. CNN의 간판 앵커 Cuome처럼 미국의 묵상식구 앵글러 목사께서 성회를 이마에 바른 사진을 보내오셨습니다. 성회수요일에 우리가 흙으로 돌아갈 것을 확인하는 표시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