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세상을 이기신 주님을 따라서. / 요 16:16-33.

박성완 2021. 4. 10. 00:00

묵상자료 7268(2021. 4. 10. 토요일).

시편 시 144:14-15.

찬송 41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쉘 실버스타인의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 가운데서 인용합니다. “짝을 찾은 동그라미 다시 길을 떠나네. 옛날보다 훨씬 빠르게 굴러가네. 너무 빨리 굴러가다 멈출 수 없어 벌레를 만나도 얘기를 못하고, 꽃을 만나도 향기를 느낄 수 없고, 너무 빨라 나비도 앉을 수 없네.” 작가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 시인이며 음악가로 폭 넓은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쉘 실버스타인. 그가 1964년에 발표한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 이 작품은, 시처럼 아름다운 은유와 그림으로 가득한 작품이지요. 슬픔에 찬 동그라미가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어디로 갔을까? 잃어버린 나의 한쪽, 나 여기 가네. 잃어버린 조각 찾아.” 노래 부르며 굴러가는 이 빠진 동그라미. 어떤 날엔 뜨거운 햇볕 아래 헉헉대다가, 시원한 소낙비로 힘을 얻고, 어떤 날엔 눈 속에서 꽁꽁 얼다가 따뜻한 햇살로 몸을 녹이고, 뒤뚱뒤뚱 구르다가 벌레를 만나면, 짐시 멈춰서 얘기를 나누고, 꽃향기도 맡고 딱정벌레를 앞지르기도 하고, 나비를 친구삼아 행복한 날을 보내기도 합니다. 바다도 건너고, 무성한 갈대숲을 헤치고 밀림을 지나, 낑낑거리며 산길을 오르다가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던 어느 날, 드디어 한 조각을 만납니다. 하지만 그 조각은 이 빠진 동그라미의 짝이 아니었지요. 상처와 슬픔의 숱한 실패를 거쳐 드디어 짝을 찾게 됩니다. 짝을 찾은 동그라미는 완전한 동그라미가 돼 다시 길을 떠납니다. 옛날 보다 훨씬 더 빠르게 굴러가는 동그라미. 그런데 너무 빨리 굴러가다가 멈출 수가 없었지요. 때문에 벌레를 만나도 얘기를 나누지 못하고, 꽃향기도 맡지 못하고, 너무 빨라서 나비도 앉을 수가 없었지요. 꽉 찬 동그라미 였기에 입을 열수가 없어 노래도 부를 수 없었습니다. 동그라미는 그만 찾았던 조각을 살며시 내려놓습니다. 또 다시 이가 빠진 동그라미는 천천히 길을 떠나며 노래 부르지요. 어디로 갔을 까? 잃어버린 나의 한쪽, 나 여기 가네, 잃어버린 조각 찾아. 우린 그렇게 잃어버린 반쪽을 찾지 못해 외로워하고, 한 곳이 비어 있는 모자란 삶을 슬퍼하지요. 결국 또 다시 이 빠진 동그라미의 삶을 선택하고는 잃어버린 한 쪽을 찾기를 계속하는 것, 그것이 우리 인생의 모습 아닐까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746일 방송>

 

2. “너희 슬픔이 기쁨으로(16-24)”내가 세상을 이겼다(25-33)”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는 누군가를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습니까? 요즘 저는 아흔 살을 앞두고 쓴 정신과 의사 이근후의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서문(序文)에서 살아보니 알겠다.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의해 좌우되고, 세상은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곳이었다.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원래부터 많지 않았고, 흐르는 시간을 당해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 인생의 슬픔은 작은 기쁨으로 인해 회복된다는 사실이다.” 5장으로 구성된 책의 내용은 주로 인생에 대해서, 일상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가져야 할 태도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들은 수많은 승리자들을 위인으로 추켜세우고 그들을 닮기를 권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많이 가지기 위해서 남의 것을 빼앗고, 많이 누리기 위해서 불의와 부정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나다나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에서 그들의 문제를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세상을 이긴다는 말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세상을 이겼다.”고 말씀하신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께서 세상의 무엇을 이기셨다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첫째는 세상의 모든 미움을 당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덕분에 우리 모두가 넘치는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는 온갖 거짓과 모함을 받으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덕분에 우리가 진리에 눈을 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째는 고통과 절망을 통째로 짊어지셨습니다. 그런데 그 덕분에 우리가 비로소 하늘나라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넷째는 지옥까지 내려가는 죽음을 맛보셨습니다. 그런데 그 덕분에 우리가 생명을 얻고 구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예수께서 이기신 것은 온 세상 사람들을 꼴찌에서 승리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보다 더 큰 최고의 승리는 있을 수 없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