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아포라 문제에 대한 공부가 필요. / 롬 14:1-12.
묵상자료 7294호(2021. 5. 6. 목요일).
시편 시 150:4-6.
찬송 447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맥아더의 <아들을 위한 아버지의 기도> 가운데서 인용합니다. “내게 이런 아이를 주십시오. 약할 때에 자기를 돌아볼 줄 아는 여유와, 두려울 때 자신을 잃지 않는 대담성을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아이를 저에게 주십시오.” 맥아더 장군하면 인천 상륙작전으로 유명하지만, 이 한 편의 기도문으로 더 유명한 인물이지요. “내게 이런 아이를 주십시오.” 맥아더의 기도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그리고 약할 때 자기를 돌아볼 줄 아는 여유를 가진 아이,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않는 아이,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아이를 달라고 기도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생각해야할 때에 고집하지 말게 하시고, 하늘을 알고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초임을 아는 아이를 제게 허락하십시오. 원하건 데 그를 평탄하고 안이한 자로 인도하지 마시고, 고난과 도전에 직면하여 분투 항거할 줄 알도록 인도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폭풍우 속에서도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를 너그럽게 감싸 안을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십시오. 마음이 깨끗하고 목표가 높은 아이를, 남을 정복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아이를. 장래를 바라봄과 동시에 지난날을 잊지 않는 아이를 저에게 주십시오. 제 아들에게 유머를 알게 하시고 생을 엄숙하게 살아감과 동시에 생을 즐길 줄도 알게 하십시오. 자기 자신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게 하시고,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하시어 참된 위대함은 소박함에 있음을 알게 하십시오. 참된 지혜는 열린 마음에 있으며, 참된 힘은 온유함에 있음을 명심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나, 아버지는 어느 날, 내 인생을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고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내 아이가 평탄하고 편안한 길을 걸었으면 하는 게 아니고, 오히려 도전을 할 수 있게 힘든 길을 달라고 기도하는 부모. 폭풍우 속에서도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를 너그럽게 감싸 안을 줄 알게 가르쳐 달라고 기도하는 부모. 그 어떤 지식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알고, 남을 정복하기 전에 나를 먼저 이기는 법을 가르치는 부모. 이번 어린 날을 맞이해서 선물 이외에 어떤 이야기를 해 주실 건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7년 5월 4일 방송>
2. “형제를 심판하지 말라(1-12절)”을 읽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할 때 가장 난해한 것이 성경에서 말씀하는 내용이 모두 구원과 관계된 말씀으로 이해할 때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구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종의 건덕(健德)에 관한 말씀들도 굉장히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한국 개신교회에서는 이런 건덕에 관한 말씀을 엄격하고 철저하게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가르쳐온 잘못을 범한 것입니다. 제가 다니던 고향교회에서는 저의 형님과 친구인 형 한분이 동네 분들과 막걸리 한 잔을 마신 것이 문제가 되어서 무려 6개월이나 수찬 금지와 교회 출석도 금지당하는 책벌을 받은 것입니다. 1962년도의 일입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술을 마시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씀을 하셨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주초는 물론 제사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을 통해서 제사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이나, 유대인들의 명절이나 매월 초하루를 특별이 지키는 것 등에 대해서는 아디아포라(αδιαφορα)라는 규정을 따르게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디아포라라는 말은 구원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건덕에 관한 규정이라는 말입니다. 주초를 해도 제사음식을 먹어도 지옥에 가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나라의 경우 고사(告祀)를 지내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집터를 밟을 때, 버스나 자동차를 운행하기 시작할 때, 운동장을 개장할 때, 그밖에 시도 때도 없이 중요한 일에는 오만원 지폐를 입에 물린 돼지머리를 향해 넙죽 절을 합니다. 이런 것들은 크리스천으로서는 해선 안 될 일이지만, 지옥에 가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신앙생활에서 건덕에 관해서 우리가 잘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기독교를 전해준 미국의 선교사들이 청교도 신앙을 가진 분들이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주초로 육신과 정신까지 망가져 가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분들이 이런 아디아포라에 해당되는 것들을 죄악시해서 성경의 말씀을 편협하게 만든 것은 적지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책임도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 사도 바울의 말씀처럼 이른바 믿음이 약한 이들을 바르게 돌볼 기회를 놓쳐버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스라엘 나사렛 성당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이탈리아 출신 노신부님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윗마을 가나에서 포도주를 사와서 나사렛 성당 구석구석에서 성찬식을 하는데 신부님을 초대한 때문입니다. 건덕상 보기 싫은 모습이긴 하지만, 지옥에 갈 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는 말을 드리는 것입니다. 로마 가톨릭교회 성찬에서는 포도주가 남게 되면 집례자가 다 마시는 전통이 있기에 그런 해프닝이 생길만 합니다. 차제에 아디아포라 문제에 대해서는 잘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