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시련에서 얻은 보물, 인내력. / 약 1:1-15.
묵상자료 7298호(2021. 5. 10. 월요일).
시편 시 2:4-6.
찬송 36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욕심 없는 천재화가 장욱진 화백에 대한 얘기가 있습니다. 장욱진 화백의 초상을 그리던 학생이 번번이 선생에게 퇴짜를 맞았대요. 그 학생은 그 이유가 궁금했겠지요. 그러자 장 화백은 학생이 그린 초상화에 작은 그림을 더 그렇습니다. 머리 위에는 새를 한 마리 그려 넣고, 또 새 위에 또 해를 그립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머리를 긁적이는 제자에게 선생은 이렇게 말을 하지요. “나에게는 새가 있어야 하고 또 해가 있어야 한단다.” 라고요. 작은 새 한 마리와 태양은, 그의 순수한 예술혼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이청준 선생의 책 [마음 비우기]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5월의 꽃그늘 아래에서 읽으면, 세상의 혼란스러움을 잠시나마 잊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또 이청준 선생은 자신의 친구 이야기를 통해서, 마음을 비울 것을 권하는데요. 수석에 열중하던 친구가 어느 날부터 애지중지하던 수석을 버리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 마음속에 가득 차 있는 욕심을 덜어내는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썼는데요. “그는 마치 자신의 마음을 텅텅 비우고 나서, 그 빈 가슴 속에 이제는 무엇이든지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처럼, 너그럽고 또 온화하고 평화로운 얼굴빛이 되어 있었다.” 라고요.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돈과 명예는 뭐 어떤 면에 있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요. 너무 무거워지면 삶이라는 먼 길을 가는데 오히려 무거운 짐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예술을 통해서 가끔 접하기도 하는데요. 이청준 선생의 이런 지혜로운 이야기를 통해서, 증오에서 용서로, 또 탐욕에서 무소유로, 또 고통에서 즐거움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바로 선생님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삶의 지혜이겠지요. 혹시 몸과 마음이 아프다면, 병원에 가기 전에 먼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내 마음 속에 내가 가지고 갈 수 없는 그 무엇인가 들어 있지 않은지, 살피는 거지요. 우선 그것을 비우면 한결 몸이 가벼워지겠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년 5월 15일 방송>
2. “인사(1절)”, “믿음과 지혜(2-8절)”, “가난한 부귀(9-11절)” 그리고 “시련과 유혹(12-15절)”을 읽었습니다. 야고보서는 1절을 제외한다면 서신의 성격을 갖지 않은 윤리적인 교훈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 108 구절 중 54개의 동사가 2인칭 명령형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야고보서가 윤리적 권고를 목적으로 하는 문서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야고보서는 1:1, 2:1을 제외하면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독교적 복음 선포가 없는 점 때문에 여타의 기독교 서신으로서도 부를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혁자 루터는 “지푸라기 서신”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야고보서를 구약의 지혜서에 해당하는 문서라고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본문에서 키워드는 “믿음의 시련”이라는 용어입니다. 야고보서는 이런저런 일로 시련을 당하는 것을 다시없는 기쁨으로 여기라고 권고합니다. 그런데 믿음의 시련을 여기에 대입하고 있습니다. 믿음의 시련이 생기면 인내력이 생긴다고 말입니다. 이런 인내력이 생기기만 하면 그 사람은 흠잡을 데가 없는 완전하고 원만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제가 현역 목회자로 일할 때, 적지 않은 교우들이 믿음의 시련에 관해서 힘들어 하셨습니다. 하나님과 관련되거나 선한 일을 하려고 할 때는 속된 말로 마귀(魔鬼)가 심술을 부리는 것인지 더욱 힘들어지더라고 말입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일이 더 잘 풀리고 잘 되도록 격려해 주셔야 당연한 게 아니냐고 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은 아니지만, 저의 경우는 건강이나 생활이나 항상 고만고만합니다. 때론 위태위태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거칠 것 없이 질주하는 대형 화물차 옆을 스치듯 지나가는 차량행렬을 따르듯 말입니다. 그래서 한 번도 예외 없이 죽음을 생각합니다. 실제로 몇 차례는 대형 트럭이 제 차를 부딪치듯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건강진단을 받은 후에 듣는 소견에서 항상 “용케도 하나님께서 지켜주셨습니다.”라고 중얼거립니다. 이제는 이런 현상과는 달리 인내력이라는 보물이 생긴 것은 확실합니다. 오늘 말씀에서 가장 큰 위로와 힘이 되는 말씀은 “지혜가 부족한 사람이 있으면 하나님께 구하십시오. 나무라지도 않고 후히 주시는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실 것입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조금도 의심을 품지 말고 오직 믿음으로 구하십시오.”라고 덧붙이십니다. “오직 믿음”이란 말씀에 주목합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분의 뜻대로 행하실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내 뜻 내 생각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반드시 이루실 것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