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하나님의 현존인 말씀에 순종할 때만. / 히 6:13-20.

박성완 2021. 5. 18. 00:00

묵상자료 7306(2021. 5. 18. 화요일).

시편 시 4:5-6.

찬송 37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전통적으로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는 논과 밭과 관련된 우리말들이 참 풍부하지요. 오늘은 지금은 사라져 가고 있지만 재미나는 우리말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우선 좋은 논이라고 하면, 물을 대기에 좋은 위치에 논들이겠지요. 고래실, 고래실은 바닥이 깊고 물길이 좋은 기름진 논을 일컫고요. 골채는 골짜기에 있어서 물대기가 편한 논입니다. 또 고논, 고논은 보도랑에서 맨 물이 들어오는 물고가 있어서 물 끈이 좋은 논입니다. 여기서 물 끈은 저수지에서 논까지 물이 들어오는 길을 말하고요. 또 물고는 물이 넘나들도록 만든 어귀를 말합니다. 또 좋은 것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지요. 좋지 않은 논은 이런데요. 우선 논바닥이 비스듬하기 때문에 물이 쉽게 잘 마르는 엇답, 발음도 어렵지요, 엇답이라고 하고요. 물을 댈 수가 없어서 비가 온다는 천둥치기, 이를테면 천수답 같은 것들이 있겠지요. 높드리는 높고 메말라서 물기가 적은 논입니다. 또 생받이는 샘물이 나거나 샘물을 끌어내는 논이고요. 수렁논은 수렁처럼 무른 게 흙으로 된 논입니다. 다락 논은 비탈진 산골짜기에 층층으로 난 좁고 작고 논입니다. 벼를 쌀 나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말들이 마치 외래어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말 속에는 수천 년 우리 선조들의 얼과 또 넋이 배어있습니다.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따라서 꼬불꼬불하고 좁게 뻗은 길은 논틀밭틀이라 고하고요. 또 두렁은 논가가 밭가에 쌓인 작은 언덕을 일컫습니다. 또 두둑, 두둑은 논밭을 갈아서 골을 타고 약간 솟아오르게 만든 두두룩한 곳인데요. 지갑이 두둑하다 이런 말이 떠오르지요. 고랑은 두둑의 사이를 말합니다. 사래라고도 하는 이랑은, 한 두둑과 한 고랑을 합해서 이르는 말입니다. 뭐 더 풍부한 말들이 있지만요. 오늘은 이정도만 하겠습니다. 이 단어를 소리 내서 읽다보니까, 글쎄요. 잘 쓰지 않은 말이라 그런지 발음하기도 어렵고, 또 한편으로는 좀 묘한 느낌이 드는데요. 단어들이 꿈틀거리면서 뭔가 살아 잇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고요. 농부들이 농사를 지어서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이 밥 한 그릇에도 이렇게 많은 말들이 있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519일 방송>

 

2. “하나님의 확실한 약속(13-20)”을 읽었습니다. 여러분은 빈말을 자주 하시는 편입니까? 우리말에는 참말과 거짓말, 빈말과 하얀 거짓말이 있습니다. 참말과 거짓말은 정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지만, 빈말과 하얀 거짓말은 설명이 필요합니다. 실속 없이 헛된 말이란 의미의 빈말과 선의로 하는 거짓말인 하얀 거짓말은 제대로 구별해서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인사치레하듯 빈말을 자주 사용하다보면 정말 거짓말 장이로 보일 수 있고, 하얀 거짓말은 상대를 배려하거나 위로하려는 의도가 있어서 더욱 신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묵상할 주제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제 주변에는 목회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한번 말을 꺼내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불문율이 적용된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하는 친구들은 빈말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다시는 약속을 하지 말아야 하겠다 마음을 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약속을 하게 될 경우 가능하면 확실하게 해 둡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만나자고 말입니다. 그리고 일기장은 물론 탁상 달력에도 표시를 해 두어 잊어버리지 않도록 메모를 해 두곤 합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하나님의 약속을 얘기하면서 맹세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복을 주시고 후손을 주시겠다는 약속이 그것입니다. 이 약속에 관한 말씀은 창 12:1-3을 근거로 한 내용인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고향과 일가친척을 떠나 새로운 땅으로 이주하라는 명령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순종할 경우를 예상하시고 큰 민족을 이룰 것과 자손을 창대케 하리라는 약속을 하십니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약속은 하나님의 말씀(혹은 명령)에 대한 순종의 보상이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현존(말씀)에 대한 순종이며 신뢰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말씀하시고 아브라함은 듣는 관계이며, 명령하시는 하나님과 그 명령에 순종하는 아브라함의 관계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런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의 약속은 문자 그대로 성취되었습니다. 그 결과 아브라함은 열국의 아비가 되었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모든 민족의 사표가 된 것입니다. 이로써 모든 야훼 하나님을 신앙하는 사람들은 복을 받고 누리기 전에 하나님의 현존인 말씀을 순종하는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의 방향성을 확정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 말씀을 순종하게 하옵소서!” 라고.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