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2021. 6. 6. 성령강림절 후 둘째 주일] 믿음의 신비. / 고후 4:13-5:1.

박성완 2021. 6. 6. 00:00

묵상자료 7325.

시편 시 9:4-6.

찬송 47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산을 따라서 5월 초부터 피기 시작해서 5월의 끝을 장식하는 철쭉이, 온 산을 태워버릴 듯 뒤덮고 있습니다. 계절의 여왕인 5월이 철쭉과 함께 깊어가고 있지요. 산비탈에 줄지어 진 철쭉은 그 뒤로 펼쳐진 넓은 산자락과 넉넉한 하늘 때문에 더욱 더 아름답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그 길이, 환한 달빛 때문에 더욱 더 애틋하고 아름다운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를 빛나게 해주는 배경 같은 사람들, 일과 주변의 모든 것들을 새삼스럽게 돌아보게 됩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522일 방송>

 

2. 성령강림절후 둘째 주일의 사도서간 고후 4:13-5:1을 본문으로 믿을 때만 말할 수 있다.”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인 때문에(2:8), 우리의 이성으로 정의할 수 없는 신비로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믿음이 주어질 때, 위대한 고백을 할 수 있고, 놀라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믿음이 주는 첫 번째 신비는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13-15).

제가 신학교에서 가르칠 때, 소위 주 삼창이라는 구호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꼭두새벽에 신학교 뒷동산에서 외치는 주 삼창 소리에 놀란 미국인 학장께서 꼭 저렇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셨고, 철야기도를 하고 싶은데 몰려드는 잠을 쫓으려고 그럴 거라고 대답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잘 알지 못하는 때문입니다. 성경에 큰 소리로 외치라는 구절에(34:17) 근거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앞이 잘 안 보이거나, 귀가 잘 안 들리는 그런 약한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깨달을 때, 하나님의 은총을 깨달을 때, 감사와 기쁨 소망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을 선물로 받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총 안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복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믿음이 주는 두 번째 신비는 어떤 경우에도 낙심하지 않는 감격 속에 살아갑니다(16-17).

보이는 대로 볼 수 있고, 들리는 대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을 건강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보이는 그 너머를 볼 수 있고, 들리는 그 저편을 들을 수 있는 사람만이 신앙의 사람입니다. 신앙의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를 깨우친 때문입니다. 제가 사는 아산에는 <너른 바위>가 있고, 그곳에 오석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그 이유 하나로 목이 베일 죄수가 되어 끌려가던 3분의 신부님과 두 분의 평신도가 잠간 쉬어갔다는 바위입니다. 자유로운 프랑스에 살던 신부님들은 조선에 도착하자마자 붙들려 죽음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죽음 저편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낙심할 만한 일들로 가득 차 있지만, 그 너머를 볼 줄 아는 믿음을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최상의 선물인 믿음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주는 세 번째 신비는 영원한 하늘 집이 있다는 확신 속에 살게 합니다(18-5:1).

삶의 의미를 묻는 이들이 많습니다. 코비드19를 겪으면서 불과 16개월 만에 무려 17천여 명이 확진되었고, 360여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무서운 전염병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이란 잠시 잠간입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도는 믿음의 사람들에게는 육신은 땅에 머물고 있지만, 영원한 하늘 집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믿음의 신비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신의 눈으로만 바라볼 뿐입니다만, 믿음의 사람들은 죽음 저편의 세계를 바라보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절망감으로 죽음을 맞아는 이들과 소망으로 죽음을 대하는 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엄청난 차이였습니다.

 

3. 오늘은 주성청각장애인교회(담임 우슬초목사님)에서 설교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