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신앙의 기초 : 하나님을 가장 높이는 삶을 사는 것. / 신 4:9-14.

박성완 2021. 6. 7. 00:00

묵상자료 7326(2021. 6. 7. 월요일).

시편 시 9:7-9.

찬송 7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해외 토픽뉴스에 났던 이야기입니다. 이란에 한 지독한 구두쇠 남편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일체의 생활비도 주지 않았지요. 아내와 함께 음식점엘가도 자기 몫의 음식 값만 내고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결국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됐지요. 그런데 법원에서 내린 최종판결이 좀 특이했습니다. 앞으로 장미꽃을 12만송이가 될 때까지, 매일 다섯 송이씩 아내에게 바치라는 판결이었습니다. 그 동안의 인색함에 비하면 너무 단순한 판결일 듯도 하지요. 하지만 매일 아내가 여자들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갚아야 하는 낭만적이고도 지혜로운 판결인 듯도 합니다. 그렇듯 누군가는 아내에게 지나치게 인색하게 굴다가, 손에 장미꽃이 마를 날이 없게 됐지만, 요즘 우리 주위에 데이트 중인 남자들은 그 반대일 때가 많지요. 장미꽃을 얼마든지 갖다 주면서, 맛있는 것도 얼마든지 사 주려는 마음일 때가 많습니다. 데이트 중인 남자들 만일까? 가깝고 고마운 사람이라면 누구한테든 언제든 누구든 장미꽃 한 다발과 맛있는 식사 한 끼여유 있게 대접할 수 있습니다.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는 일이야 말로, 사람들을 더욱 가깝고 편하게 만들어 주지요. 거기에다 꽃향기까지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만남의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인류학자인 로버트슨 스미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함께 앉아 서 음식을 먹는 이들은 합해져 모든 사교적 효과들을 이루어내게 되며, 함께 먹지 않는 이들은 교제도 없고 상호간의 사회적인 의무들도 떠맡지 않는 타인들이었다. 사교적 효과라는 말이 참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함께 어울리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 호감 호의 친밀감이며 즐거움 반가움 그리움, 그런 것들을 다 포함하고 있는 말이겠지요. 그런 모든 사교적 효과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동안 이루어지고 생겨난다는 것. 문득 친구나 가까운 이들에게 한번 모여서 밥 먹자는 전화를 하고 싶어지네요.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67일 방송>a.

 

2. “야훼는 형상을 만들어 섬기지 못한다(9-14)”을 읽었습니다. 오늘 고향교회를 지키는 장로인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제가 좋아했던 동네 형님이 별세를 하셨다 합니다. 그 형님과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천주교인 처녀와 결혼을 했다고 해서 교회에서 책벌을 받았는데, 6개월 출석정지 수찬정지였습니다. 물론 결혼 후 형수씨는 남편을 따라 개신교인이 되었습니다. 그때 형수씨는 묵주와 조각상 등을 가지고 시집을 오셨습니다. 천주교인이나 정교회 교인들은 성화(聖畫)도 많고 아이콘(Icon-작은 조각상)도 많습니다. 그걸 보고 개신교 지도자들은 우상을 섬긴다고 했습니다. 무지의 소치입니다. 불행하게도 천주교회는 성경 번역이 가장 빨랐으면서도(불가타/라틴어 역본, 406), 각 나라별 번역은 더디게 시작되었다. 1977년 신 구교 공동번역 성경이 출간되기까지는 매우 느렸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평신도들 입장에서는 성경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성화나 아이콘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화나 아이콘이 우상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성경 역할을 했다는 말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로마를 방문했을 때, 가장 감동을 받았던 작품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상이었습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님의 시신을 두 팔로 안고서 그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인데, 절망과 희망을 함께 내포하고 있는 많은 생각을 품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피에타>상은 수많은 신자들에게 신앙과 삶의 의미를 묻게 하는 성경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상 숭배를 멈춰야 한다는 등의 단세포적 반응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당시의 성도들에게는 성화나 아이콘이란 바로 성경을 대신하는 가장 중요한 신앙의 유산이었다고 말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한 조직신학자는 십계명의 1계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계명들은 다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것에는 적극적인 의미와 소극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가령 십계명 1계명에서 소극적인 의미란 우상을 만들지도 섬기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적극적인 의미는 하나님을 하나님답게 제대로 섬기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불상이나 탑돌이 성화나 아이콘 등을 생산하거나 소장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나님을 기쁘게 섬기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찾아서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 시간에 우리는 현대적 우상숭배에 대해서 솔직한 생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상이란 무엇입니까? 하나님 보다 더 사랑하는 것들이 우상 아닙니까? 하나님 보다는 자식을, 하나님 보다는 황금을, 하나님 보다는 권력을 더 사랑하는 것들이 바로 우상이라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참으로 우상숭배를 하지 않는 삶이란, 하나님의 뜻과 사랑을 올바르게 선포하고 찬양하는 삶을 사는 것인데,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든 하나님을 가장 높이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