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요단강을 건너지 못한 모세. / 신 4:21-31.

박성완 2021. 6. 9. 00:00

묵상자료 7328(2021. 6. 9. 수요일).

시편 시 9:13-15.

찬송 41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공부하는 남편을 따라서 5년 예정으로 미국에 가서 살게 됐습니다. 그런데 떠나기 전 나 자신과 한 굳은 약속이 있었습니다. 취미로 배우던 첼로를 미국에 가서도 꼭 계속해서 배우겠다는 약속이었지요. 처음 미국에 가서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그 약속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년쯤 지났을 때, 마침내 그 약속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낡은 중고 첼로를 사고 1주일에 한 번씩 그 첼로를 차 뒤에 싣고 15분쯤 거리에 있는 선생님 집으로 가곤 한 겁니다. 선생님 집에는 첼로를 배우는 미국인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20대의 여학생도 있었지만, 자그마치 여든이 넘은 80대의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사실 할머니에게는 첼로라는 악기 자체가 무리 같아 보였습니다. 모두들 들고 몇 걸음이면 옮겨 앉는 거리를, 할머니는 510분씩 걸려서야 옮겨 앉기도 하니까요. 그런데도 할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옮겨달라거나 옮기게 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스스로 들고 옮기지요. 할머니는 원래 젊은 시절 수준급의 아마추어 첼로연주자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근 40, 50년을 첼로를 거의 놓고 지내다가 몇 년 전부터에서 다시 배우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워낙 늦게 많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거라서 처음 시작하는 거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다른 이들에 비해 진도도 아주 많이 늦은 편이었지요. 그래도 할머니는 1주일에 한 번씩 절대 빼놓지 않고 참석합니다. 그런 할머니를 데려다 주는 분은 할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 역시 80대이지요. 집에서 정원으로 나 있는 거실 창 앞에 앉아서 할머니가 첼로를 켤 때면 정말 아름답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할아버지 마음이 청년처럼 설렌다고 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611일 방송>a.

 

2. “질투하시는 하나님,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21-31)”을 읽었습니다. 사랑의 영역에는 질투(嫉妬)라는 갈래가 있습니다. “내 것을 타인이 가질 때 갖는 미워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이와 비교되는 말이 시기(猜忌)입니다. “타인이 가진 좋은 점을 샘을 내서 미워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오늘 본문의 주제처럼 하나님께서 질투하시는 분이라고 한다면, 하나님은 우리 인생을 당신의 자녀로 삼으셨는데, 우상의 자녀들이 되었다면 하나님의 마음에서 불같은 질투심이 일어날 수 밖이다 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문제는 사랑의 크기와 질투의 크기가 정비례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제목을 질투하시는 하나님,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이라고 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질투의 대상이 다름 아닌 모세 자신이라는 말씀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40년이라는 길고 긴 세월을 광야 생활을 힘들게 보낸 것이 얼마나 아까운 일입니까? 세계 최대의 군주인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2세 앞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내 보내라고 담판을 짓던 그 호기롭던 장본인이 이렇게 최후의 목표를 눈앞에 두고서 주저앉아야 했으니 말입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시련을 수백 번 경험한 이스라엘 최고의 지도자가 홀로 자신의 민족의 대열에서 낙오하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하나님의 질투 때문이라면 말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사랑하시기 때문에 잠을 주신다(?).

   그러나 모세는 절망에 가득 찼던 목소리를 가다듬어 큰 소리로 외칩니다. 그러나 너희는 요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에 들어가리라. 그리고 자식을 낳고 또 자식을 낳고 그 좋은 땅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약속을 하자고 하십니다.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어떤 모습을 본뜨던지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그게 하나님의 눈에 거슬리는 일이고, 마음을 상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이제 여러 민족들 가운데서 살게 될 터인데, 그래서 그 땅에서 많은 시련을 겪을 것인데, 그 주민들이 섬기는 나무와 돌로 만든 우상들을 따라 섬기게 될 터인데, 너희는 거기에서도 너희 하나님 야훼만을 찾아야 하느니라. 너희를 사랑으로 지켜줄 자비로우신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고 말입니다. 신앙의 문제는 더 이상 비현실적인 일이 아니라, 현실 한 복판의 생활이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현실에서 강력하게 영향을 받아 흔들리고 또 넘어지게 될 문제라고 말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한 순간도 예외 없이 불신앙의 세계에서 강한 유혹과 심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유혹을 이겨내고 도전을 견뎌내면서 마침내 야훼의 약속과 야훼 하나님만을 섬겨야 한다고.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