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자녀에게 가르칠 교훈 중의 교훈. / 신 11:13-19.
묵상자료 7333호(2021. 6. 14. 월요일).
시편 시 10:7-8.
찬송 41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예술의 역사를 돌아보면, 뛰어난 미모로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일으킨 여성들, 위대한 예술가들의 뮤즈들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들의 역할은 늘 거기까지 이었지요. 예술가들에게 사랑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상,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러나 리 밀러는 달랐습니다. 전기 작가인 프랜싱 프로즈는 책 <매혹의 조련사 리 뮤즈>에서 리 밀러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여성들의 영역이 점점 넓어짐에 따라, 뮤즈들의 삶도 달라지게 됐다. 그리하여 마침내 뮤즈는 예술가의 작업을 촉발시키는 임무를 뛰어넘을 정도로 성장했고, 좀 더 독립적인 삶을 이끌어나갈 수도 있게 됐다. 심지어 뮤즈는 자신이 직접 예술가가 될 가능성도 발견하였다. 리 밀러만큼 이런 변화를 눈부시게 만들어간 사람은 없었다.” 리 밀러, 엘리자베스 리 밀러는 1907년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이면서 취미생활로 찍던 사진이 거의 전문가 수준이었지요. 그런 솜씨로 그는 딸의 사진을 특히 많이 찍었습니다. 덕분에 리 밀러는 사진기 앞에 서는 게 늘 자연스러웠고요. 그런데다 그녀에게는 타고난 미모도 눈부실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밀러는 어렵지 않게 <보그> 등의 패선잡지에 사진 모델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사진기 앞에 서는 수동적인 피사체로만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녀는 본격적으로 화가가 되려고 생각할 만큼, 예술적인 재능과 감각이 뛰어났지요. 이탈리아 여행 후에 그림 대신 사진을 택하기로 한 그녀는, 당시에 파리에서 주로 활동하던 미국인 사진작가 만 레이를 찾아갑니다. 마음을 먹자마자 파리로 찾아갔지요. 그리고 자신은 제자를 두지 않는다는 만 레이를 설득해, 그의 제자가 됩니다. 그로부터 사진에 대한 그녀의 미리 갖추어진 감각과, 거기에 더해진 열의와 재능이 얼마나 빠르고 컸는지, 그녀는 순식간에 프로 사진가가 됩니다. 세계적인 사진가였던 만 레이와도 금세 스승과 제자가 아니라, 서로의 작업을 돕는 협력자이자 사랑에 빠진 연인이 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6월 15일 방송>a.
2. “너희가 겪은 일을 자손에게 가르쳐라(13-19절)”을 읽었습니다.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란 누군가의 경험을 공유하는 일일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들 교육의 대부분은 책에서 보다는 경험을 공유하는데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유행어 중 하나는 “라떼는 말이야.”가 있는데, 그 의미는 “나 때는 말이야.”로 듣기 싫은 꼰대식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너무 자주가 아니라면 그러면서 유익할 것 같은 말씀이라면, 이런 어른의 경험을 들을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으로 여겨야 하겠습니다. 인생 스무고개를 넘다보면 의외로 어른들의 경험에서 나온 말씀들이 너무도 진리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들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다못해 공부든 뭐든 인내력이 중요하니 우선 조금 더 참아보라고 하셨던 선생님들의 말씀이 추억처럼 생각날 때는 이미 버스도 기차도 지나간 후였습니다. 어찌하여 어리석은 친구의 유혹의 말보다 그 보석 같은 말씀들이 들리지 않았을까요? 역시 철이 들지 않은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만 해도 그렇습니다. “내 명령을 귀담아 듣고, 야훼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마음과 정성을 기우려 그를 섬겨라. 그리하면 그가 너희 땅에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철 맞게 주시고, 밀과 술 기름을 거두게 하시고, 들에는 가축이 잘 자라 너희가 배불리 잘 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수도 없이 비슷한 말씀들을 어른들께 들었는데도 마음에 오래 머물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화를 내실 것이란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것은 “마음이 변하여 다른 신들에게 끌려 그 앞에 엎드려 섬기는 일이 없도록 정신을 차리라.”고 말입니다. 그땐 하늘을 닫으시고 비를 내리지 않으셔서 소출이 나지 않게 하겠다고 말입니다. 이런 잔소리는 교회에서만이 아니라 마을 어른들께도 수도 없이 들어왔던 내용입니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로 “순천자 흥, 역천자 망”이라는 말입니다. 하늘 순리에 따르면 흥하고 하늘 뜻을 거스르면 망한다는 맹자의 말이 그것입니다. 여기서는 실체가 없는 하늘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도(道)나 법(法)을 근간으로 하는 양심을 두고 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유대교나 기독교는 하나님이 모든 도와 법의 근원이라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나 어른의 말씀을 잘 들을 수 있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것은 한 인간이 자신의 아집이 형성되기 전에 도와 법, 신앙과 도덕을 주입시켜 두는 게 중요하다는 말일 것입니다. 최근에 읽고 있는 펄 벅의 <어머니의 초상>을 보면,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듣고 본 것들이 일생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유대인에게는 쉐마라는 교리가 있는데(신 6:4-9), 부모가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칠 최고의 교훈이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집에서든 길을 가든 누워서든 일을 하던 언제 어디서든 이 쉐마(들으라!) 가르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교육은 어릴 때일수록 효과적임을 알았을 테니 오늘 우리가 당장 실천한 과제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