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삶의 기술인 지혜를 배우고 있습니까? / 잠 1:1-3, 9-11.

박성완 2021. 6. 24. 00:00

묵상자료 7343(2021. 6. 24. 목요일).

시편 시 13:3-6.

찬송 30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런 누나 덕이었을까요? 거기에다 최인호씨 본인의 천재성까지 더해진 결과겠지요. 그는 불과 고등학교 2학년 , 신춘문예에 입선해서 작가가 됩니다. 27살 때에는 장편소설 <별들의 고향>으로, 당대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지요. 두 개의 소설을 두 군데의 신문에 동시에 연재하는, 유래 없는 이력도 갖게 됩니다. 그런 소설가의 청소년시기를, 가난 따위에 주눅 들지 않게, 부모이상으로 적극적으로 돌봐주고 지지한 큰 누나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도 예의 그 씩씩하고 당당한 마음을 잃지 않습니다. “큰 누나는 나보다 15살이 많았다. 70년대 초에 전 가족을 이끌고 미국으로 이민을 간 누나는, 편의점을 거의 30년 동안 혼자서 직접 운영했다. 너무나 피로해서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중노동을 하면서 그 가게를 운영했다. 이따금 집 없는 노숙자들이 누나의 가게에 와서 스스럼없이 공짜로 따뜻한 커피와 도넛을 먹으면서 한참을 떠들다 가곤했다.” 그러나 사실 [이별 없는 이별]의 첫 부분은, 그 큰누나의 부고를 받고 미국의 장례식에 참석하러가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장례식에 가서 부모이상으로 믿고 의지했던 누나를 보내며, 주인공은 생각합니다. 누나는 내 가슴속에서 영원히 떠나지 않고 살아 있을 것임을, 내 가슴 속에서 내가 원하면 언제든 찬란한 무지개로 되살아날 것임을 생각합니다. 그 누나야 말로 6.25전쟁의 상처를 너무나 훌륭하게 극복했던 한국의 한 누이가 아니었을까? 비극적인 상처와 그 상처의 극복을 돌아보게 됩니다<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625일 방송>b.

 

2. 지혜서로 분류하는 잠언서는 솔로몬에 의해서 기록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혜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혜를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제가 깨우친 바로는 삶을 슬기롭게 살아가는 기술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느냐의 지식과는 완전히 구별된다 하겠습니다. 가령 저의 어머니는 소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분이지만, 9남매를 자랑스럽게 길러낸 지혜로운 분이셨습니다. 한두 가지 예를 들면 아버지가 일하러 나가시는 아침 식탁에는 날계란을 하나 아버지 상에 올리셨습니다. 가족들이 다 보는 가운데, 아버지 밥그릇에는 노란 계란이 쏟아졌고, 간장을 조금 넣고 비비셨는데, 노란 밥이 우리 모두의 침샘을 요동치게 했습니다. 하루는 어머니와 단 둘이 있을 때 물었습니다. “엄마, 나도 계란을 먹을 수 있는데.” 어머니의 대답은 미안하구나. 그러나 아버지는 우리보다 더 잘 잡수셔야 한다. 우리 11명의 식구를 먹여 살리려고 훨씬 더 무거운 짐을 짊어지셔야 하지 않니?” 더 이상 불만을 품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광주리에 고구마를 쪄서 우리들에게 나눠 주시는데, 형님에게는 큰 것으로 2개를, 내게는 중간 것으로 2개를 주셨습니다. 화가 난 저는 엄마 나도 큰 것을 먹고 싶은데.”라고 말하자, “이놈아, 네 형은 그 힘든 영어도 공부해야 하고 수학도 공부하는데, 너는 뭘 대단한 것을 배운다고 그러느냐?” 그래서 더 이상 불평을 하지 못했습니다.

   삶을 슬기롭게 살게하는 기술로써 지혜는, 솔로몬 왕이 백성들을 도울 수 있는 최대의 정책(?)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는 교육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깨우친 선각자였던 것입니다. 교육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떳떳하고 부끄러운지를 깨우쳐주는 비결인 것을 가르치고 싶었던 것입니다. 제가 신학생 시절에 중고등부 학생회를 지도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했던 질문들 중에서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 학생들에게 영어 단어로 priority를 외우게 했습니다. 그리고 우선순위에 대해서 많은 예를 들면서 가르쳤던 추억이 생각났습니다. 우선순위는 시간이라는 제약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입니다. 먼저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을 잘 분별할 수만 있어도 우리들 삶이 얼마나 충실하게 채워질 것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교사인 형님의 도움으로 대학을 다니던 저의 룸메이트가 있었습니다. 그는 신입생 미팅에 부지런히 쫓아다녔습니다. 학업은 뒷전이었으니 그 형님이 얼마나 화가 났을까요? 제가 대학원을 마치는 그 해, 그 룸메이트는 아직도 학부 3학년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솔로몬 왕은 이런 우선순위를 깨트리려는 많은 유혹도 넌지시 소개합니다. 그들은 흥미 있는 일과 악한 일들에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면서 말입니다.

 

3. 오늘은 저의 고등학교 동기동창 두 내외가 아산 집을 방문합니다. 같은 기숙사 같은 새벽기도회의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입니다. 장로인 친구는 오랜 묵상식구로 동행 중이고, 목사인 친구는 59년 만에 만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