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다윗과 톨스토이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교훈. / 삼상 17:34-51.

박성완 2021. 7. 24. 00:00

묵상자료 7373(2021. 7. 24. 토요일).

시편 시 19:5-6.

찬송 44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더위에 온 몸과 마음이 흠뻑 젖은 채, 후회를 거듭했습니다. 괜한 일에 오히려 시간만 낭비했다는 자책과, 이제 또 새로 산 가족용품 하나가 사자마자 쓸모도 없이 자리만 차지하다 버려지겠구나! 후회가 됐습니다. 평소에 않던 일은 역시 안 하는 게 맞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들인 노력과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정말로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딱 한번만 더 시도해 보기로 하고, 계속 실이 끊긴다는 건 지금까지의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뜻일 테니 실 꿰는 순서를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어느 순간이었을까요? 작은 재봉틀에서 마침내 어린 시절 엄마가 재봉틀 앞에 앉았을 때 하던 소리가 났습니다. 바느질이 제대로 시작된 겁니다. 그 순간의 성취감이라니. 포기하지 않은 자신이 대견하기까지 했습니다. 재미도 있었습니다. 물론 전혀 매끈한 솜씨도 아니고, 여전히 실이 더러 엉키거나 줄이 삐뚤빼뚤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올림픽 중계를 볼 때마다,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아주 요긴하면서도 훌륭한 소일거리가 준비된 듯 즐거웠습니다. 덕분에 엄마에게도 전화를 해서 모처럼 어린서절 엄마의 재봉 솜씨얘기를 꺼냈습니다. 엄마도 반색을 합니다. 정말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일도, 평소 하지 않았거나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던 일도, 때론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중에도, 그렇게 시작한 일로 세계무대에 까지 나온 선수가 있겠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727일 방송>b.

 

2. 사울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의를 불태우는 다윗은 자신의 경험담을 고합니다. 그가 아비의 양치기로 들에 있을 때는 사자나 곰이 나타나서 양을 물어가는 일이 있는데, 그런 때 자신은 양을 몰고 가는 사자를 뒤쫓아 가서 기어코 양 새끼를 구해냈었다며, 저 오랑캐 놈들도 그렇게 해치우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그러면서 사자와 곰으로부터 자신을 살려내신 야훼 하나님께서 저 불레셋 놈들로부터도 살려내실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런 불퇴전의 의지와 용기 그리고 신앙을 가진 사람을 당해낼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울 왕 역시 두 손 두 발을 들고, 대신 자신의 투구와 갑옷을 입히고 자신의 칼을 채워주려고 했지만, 그 무거운 투구와 갑옷 그리고 칼을 몸에 지니고는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두 벗어버리고 목동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목동의 막대기와 다섯 개의 물맷돌 그리고 돌팔매로 사용할 끈이 전부였습니다. 온 몸을 갑옷으로 무장하고 긴 창을 들고 서 있는 육척 장수 골리앗 앞에는 한 초라한 목동이 막대기를 잡고 서 있습니다.

   이런 다윗의 모습은 눈에 보이는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레셋 장수 골리앗을 대하는 다윗의 마음은 사뭇 달랐습니다. 골리앗은 초라한 행색의 다윗을 향해서, “웬 막대기냐? 나를 개로 생각하고 쫓으려 나왔느냐? 너를 찢어 공중의 새와 들짐승의 밥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리친 것입니다. 그러자 다윗이 맞받아친 말입니다. “너는 칼과 창을 가지고 나왔지만, 나는 만군의 하나님 야훼의 이름을 믿고 나왔다. 야훼 하나님이 오늘 너를 내 손에 맡기셨다. 네 목을 쳐서 하늘의 새들과 들짐승의 밥으로 만들어 주마.”라고 외친 것입니다. 오래 전에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단편에서, 사람이 사는 것은 떡이나 돈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사랑으로 산다는 유명한 말을 했는데, 그는 오늘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칼과 창의 힘이 아니라, 만군의 하나님 야훼의 이름으로 이길 수 있다 말했던 다윗의 신앙을 기억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 역시 다윗과 톨스토이의 신앙을 기억하고 우리의 삶에 적극적으로 응용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임을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는 앞으로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을 이런 역병들과 동거할 것 같다는 전망을 내 놓습니다. 진단키트도 필요하고 백신도 필요합니다. 돌연변이에 대응하는 신약 개발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마음을 여미고 돌아봐야 합니다. 이 모든 문제들은 인간들의 탐욕이 불러온 환경파괴와 자연의 반란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새삼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에 주목하게 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