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망하게 하는 범인은 사단이었습니다. / 삼상 18:6-16.
묵상자료 7375호(2021. 7. 26. 월요일).
시편 시 19:9-11.
찬송 38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날씨 탓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열대야에다 습도와 불쾌지수도 높은 날들이니, 짜증을 느끼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요 며칠간의 짜증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심한 데가 있습니다. 대상도 없이 마구 폭발할 듯 솟구치는가하면, 특정한 사람을 향해서 마구 솟구치기도 하지요. 아닙니다.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주위 사람 전부를 향해 짜증이 솟구칩니다. 주위사람들이 무슨 잘못인가 싶어 미안해지는데도, 감정 제어가 되지를 않습니다. 더욱이 당장의 일이 아니라 한두 달 지난 일까지도 따 끄집어내서 감정을 발산하게 됩니다. 가령 서너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선후배 동기들 간의 모임이 있습니다. 정해진 회비를 거두지 않는 모임입니다. 그러니 번번이 누구 한 사람이 그날의 식사 값이나 커피 값을 내곤 합니다. 그 경우 항상 수입이 많은 사람보다, 성격 급한 사람이 먼저 낸다던가. 자신이 바로 그런 성격이지요. 그러니 식사 값이나 커피 값 중의 하나는, 늘 자신이 내게 됩니다. 뭐 좋은 선후배 동기들과의 만남이니 그럴 수도 있고, 또 수입이 좋지 않은 선배들이 잠시 멈칫대는 것을 볼 때면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러니 당시 마음으로는 내가 내자 싶은데, 자신도 형편이 그들보다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 일까지도 갑자기 짜증 목록에 덧보태지는 겁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처음으로 길게 길러 보려는 머리는, 왜 그렇게 안자라고 답답한지. 다이어트를 한다고 그토록 애써 먹는 걸 줄이는데도 체중은 겨우 1킬로그램만 빠지고 그만인지. 그런데도 만나는 사람한테마다 얼굴이 안됐다는 소리만 듣게 되는지. 운동도 하면 할수록 왜 오히려 아침에 일어나기만 더 힘드는 지. 모든 것이 노력하는 방향이나 원하는 방향으로는 커녕, 오히려 그 반대방향으로만 갑니다. 그러니 짜증이 나지 않겠는가? 자신으로서는 정당한 화를 내는 듯도 싶습니다. 그런데도 왜 마음 한 구석엔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이 떠나질 않는지. 그래서 더 짜증이 심해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7월 26일 방송>a.
2. “사울이 다윗에게 질투심을 품다(6-16절)”을 읽었습니다. “사울은 수천을 치셨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다윗이 불레셋의 장수 골리앗을 죽이고 불레셋 군대를 몰아낸 후에 귀환할 때, 이스라엘 많은 성읍들에서 모여온 여인들이 부른 노랫말입니다. 나라를 누란의 위기(累卵之勢)에서 구한 다윗의 무공은 천번 만번을 찬양해도 모자랄 것이며, 이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울 왕 역시 다윗의 승리를 거국적인 차원에서 축하해 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럴 마음이 싹 가시면서 오히려 그의 마음에서 뜨거운 질투심이 솟구쳐 오른 사건이 생긴 것입니다. “사울은 천 천, 다윗은 만 만.”이라는 백성들의 치솟는 인기가 그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든 것입니다. 질투라는 말은 “자기 것을 누군가가 넘볼 때 생기는 감정”이라고 합니다. 백성의 인기는 왕인 자신이 받아 누려야 하는데, 다윗이 그걸 뺏으려 한다는 생각이 들자, 질투심이 폭발한 것입니다. 사울의 소인배 의식을 엿보게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넘보지 않을 순종파에게나 2인자의 자리를 내주는 현상이 목격되곤 합니다. 이런 연유로 해서 사울의 마음속에는 다윗을 미워하는 질투의 불길이 치솟아, 그의 남은 생애를 가장 서글픈 감정싸움에 바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들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악한 생각이나 감정들, 또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불순종이나 이웃에 대한 미움과 다툼들은 과연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요?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을 아주 오래 전에 이미 밝혔습니다. 바로 타락한 아담과 이브에 대해서 하신 성경의 말씀이 그것입니다. 악마가 그리하였다고 말입니다(창 3:1-7). 슬픈 일이긴 하지만, 사단이 침투한 인간은 진리를 거역할 뿐 아니라, 하나님을 배반하고 하나님의 원수 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시험을 당할 때나 어려움을 겪을 때, 사단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있는 신앙을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과 사단을 구별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고 단순합니다. 하나님의 생각과 반대되는 모든 것들이 사단의 유혹이라고 말입니다. 인류의 조상 아담과 하와의 경우처럼, 의심을 품게 하고 하나님의 뜻을 애매모호하게 만들며, 결국에는 하나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쪽으로 끌고 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 보다 더 인간을 위하는 척 달콤한 유혹이라는 미끼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간의 경험으로 볼 때, 인간을 망하게 하는 모든 유혹들은 사실은 터무니없는 허망한 사기행각들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