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오병이어의 기적 / 이웃에 대한 진지한 관심. / 막 6:30-44.

박성완 2021. 8. 10. 00:00

묵상자료 7390(2021. 8. 10. 화요일).

시편 시 22:16-18.

찬송 28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동안 그녀는 무척 행복해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주위 친구들은 내심 걱정하고 불만스러워합니다. 학력 차이도 나고 하필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냐는 겁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들에게 딱 잘라 말합니다. 이태리 시골 청년으로 버스를 운전하고 더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그에 비하면 자신은 오히려 참으로 내키는 대로 대책 없이 불성실하고 무책임하게 살아왔다. 대학을 나왔다고 한들 그보다 훨씬 못한 자신을 그가 구제한 거다. 그 부분을 잃으면서 느꼈습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볼 줄 아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특히 만난 지 이틀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든지 특별한 우연히 겹쳐서 결혼 했다든지, 흔히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불리는 만남이 있습니다. 그런 만남이야말로 결국 그런 객관적인 자기 평가에도 남달리 뛰어난 사람 보는 능력과 안목의 합산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흔히 이태리 청년들에게는 바람둥이가 많다지만, 그런 선입견 속에서 그녀는 첫눈에 성실하고 진지한 남자를 알아봤지요. 학력이나 직업보다 성실과 한결같은 마음을 배우자 찾는 일에 단번에 적용했습니다. 바로 그런 능력 때문에 그녀가 소설 같고 영화 같은 운명적인 상대를 바로 알아봤던 거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816일 방송>b.

 

2.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30-44)”을 읽었습니다. 제가 고향에서 재수를 할 때, 옛 중학교 생물선생님 댁에서 방 한 칸을 빌려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의 첫째 아드님은 같은 중학교에서 가르치셨고, 둘째 아드님은 훗날 경희대학교 약학대학장(육창수교수)을 역임하실 정도로 자식들을 잘 키우신 분입니다. 그런 선생님이 저의 집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셔서 돈 한 푼 받지 않으시고 방 한 칸을 내 주신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고마우신 분입니다. 어느 초겨울 집에 가서 저녁을 먹으러 나서는데, 선생님께서 저녁 식사를 같이 하자며 붙잡으셨습니다. 이미 그런 갑작스러운 식탁에 여러 번 초대를 받았던 터라 죄송한 마음으로 식사를 한 후에, 제가 밥값이라도 한다는 뜻에서 선생님께 예수님을 믿자고 조심스럽게 권했습니다. 사실 선생님의 부인은 오래 전부터 신앙생활을 하셨고, 유권사님으로 교회봉사도 열심이셨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마음을 열지 않으셨습니다. 언제나 쟁점은 예수가 누구며, 왜 그를 믿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때는 고등학생 정도의 신앙이어서 줄곧 그분이 메시아이시니까 믿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메시야인 것을 알 수 있느냐? 수많은 기적이야기들이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다고 역설했지만, 선생님은 그 보다 더 많은 기적 이야기들을 세상 역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하셨습니다. 그 후로 미국으로 이민 가셨고, 그곳에서 교회생활을 시작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른바 오병이어 기적 이야기는 단순한 기적 이야기가 아님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의 생애에서 수많은 기적이야기나 병을 고치거나 사람을 살리신 이야기는 첫째는 복음을 말씀하기 위해 주목을 끌게 하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둘째는 그 기적 자체가 가르치는 교훈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적이야기는 본질이 아니라, 본질로 가는 수단이었습니다.

   아무리 예수님이 훌륭한 분으로 사람들의 현재와 미래를 살리려는 귀한 말씀을 하신 다해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한다면 어땠을 지를 생각해 봅니다. 성경은 예수님의 공생애 3년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사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갈릴리 해변을 중심으로 활동하실 때는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럴만한 가장 큰 동기는 기적과 치유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관심은 건강하게 잘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비굴한 줄 알면서도 그런 자리가 있다하면 마다하지 않는 현실입니다. 음식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예수님 일행은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벌써 사람들은 그곳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시고 시장 끼를 무릅쓰고 가르치셨다 합니다. 그런데 저녁이 되어 그들을 식사할 수 있도록 보내자고 제안하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고 하신 것입니다. 제자 하나가 빨리 계산하고는 2백 데나리온 어치의 빵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한 데나리온이 당시 건장한 장정의 하루 품삯이었다 하니, 200데나리온이란 엄청난 값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사람들을 풀밭에 앉게 하시고, 한 소년이 가져온 오병이어가 든 도시락을 축사(祝辭)하신 후, 5천명을 다 먹이시고도 12광주리나 남았던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주님은 열려진 마음들을 향해 복음을 기운차게 선포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오병이어 기적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던지고 있습니다. 바로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없는 것을 내 놓으라는 억지가 아니라,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와 나눠쓰라는 의미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문제들을 풀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습니다. 그것은 이웃에 대한 우리의 진지한 관심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