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배반한 한국 기독교. / 막 7:1-23.
묵상자료 7392호(2021. 8. 12. 목요일).
시편 시 22:22-24.
찬송 42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요리가 가져다 준 가장 큰 신세계는, 무엇보다 주위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애정이었습니다. 요리를 하다보면 아무리 적게 한다고 해도, 늘 양이 초과되곤 했지요. 혼자 먹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럴 때면 항상 주위사람들이 떠오릅니다. 그 음식을 가져다주면 입이 함박만 하게 벌어질 동료나 누군가가 생각이 납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가져다주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때론 아예 실험실 직원 모두가 함께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인원이 다섯 명 밖에 안 되니,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런 날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 보면, 주방이 전쟁터 같기는 합니다. 실험실의 한 동료가 아내 흉을 보던 게 생각납니다. 자신은 실험실에서 늘 비커 같은 걸 깨끗이 닦고 정돈해 놓다보니 습관이 됐지요. 집에서도 뭐든 깔끔하게 정돈돼 있지 않으면 견디기 힘듭니다. 그런데 아내는 너무 털털해서 주방이 항상 어지럽혀져 있다는 흉이었습니다. 요리란 하는 건 재미있지만, 뒷정리는 재미없고 힘이 듭니다. 그것 까지도 즐겁게 산뜻하게 잘 하는 게 요리 고수의 경지일까요? 아직 거기까지는 못 갔지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한 입 가득 행복을 어리게 한다는 건, 참 신나는 경험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8월 17일 방송>b.
2. “유대인들의 전통(1-23절)”을 읽었습니다. 유대는 건기(4-10월)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고, 우기에나(10-이듬해 4월) 비가 오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땅이 습기가 적고 가는 모래가 많아 외출 후에 집에 들어올 때는 먼지투성이일 때가 많습니다. 이런 기후 조건으로 인해서 그들에게는 씻는 관습이 매우 중요하게 생겨난 것입니다. 이른바 결례라는 관습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가령 가나라는 마을에서 혼인잔치가 열렸을 때, 항아리 6개에 물을 부어 포도주를 만든 기적 일화가 나오는데, 바로 그 항아리가 비올 때나 평소에 손과 발을 씻기 위해 물을 담아두는 항아리였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식사를 하기 직전에 손을 씻는 관습에 대한 일화가 나오는데, 예수님의 제자들 중 몇 사람이 손을 씻지 않고 식사를 했다 해서 전통과 예법을 중시하는 몇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님께 질문을 한 것입니다.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조상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라고 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관습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권고사항이고 하나의 덕목(德目)에 해당될 것인데, 유대인들 중에 앞에 나온 인물들은 문제를 확대해석하고 죄악시하는 민감한 부류들이었습니다. 어느 사회나 문제를 침소봉대하거나 작은 것을 대단한 것인 양 들추어내어 마침내는 질서를 깨트린다는 등 악평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훗날 하나님께서 반드시 벌 주셔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사야의 예언의 말씀을(사 29:13) 인용하셨습니다. “사람이 만든 계명(관습)을 하나님의 계명인양 가르치고 있다.”고 말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반드시 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1970년 연세대학교 개교 85주년 기념일에 신과대학이 주관한 가장행렬(假裝行列)에서 제가 예수역(役)으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려는 예수님을 당시 한국기독교 지도자들이 반대를 한 것입니다. 너무 엉터리로 기독교 신앙을 가르쳐서 책망들을 게 뻔했던 때문에 중국과 일본으로 가시라고 했는데, 꼭 한국교회를 보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시니까, 신 구교 지도자들이 달려들어 예수님을 비행기 안으로 던져 넣고는 떠나게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 기독교회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사람의 도덕과 윤리를 기독교 진리로 둔갑시킨 것입니다. 주초 문제가 그렇고 호국 신앙이 그렇습니다. 기독교 핵심진리는 사랑입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며 생명을 사랑하라 하십니다. 당연히 한국 교회는 낙태를 반대해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타종교와 공존하는 것을 결사반대하고, 사회적 약자를 혐오합니다. 장애인들을 이렇게 미워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을지 모릅니다. 장애인 교회가 전세를 얻기 너무 힘이 듭니다. 세상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서 반대합니다. 저는 성소수자들을 마약과 주초 도박에 중독된 이들처럼 불쌍한 이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마을에도 동성애자가 한 세대가 있다하고, 제 중학교 동기동창도 여성스럽게 살더니 커밍아웃을 하였다 합니다. 그들은 전혀 이웃들과 정상적인 교제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그들의 심리적 육체적 문제를 고칠 수 있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옛날 나환자들을 대하듯 돌팔매질 할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역시 어찌할 수 없어서(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생물학적 성적 지향성) 슬픈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을 다 모아서 아우슈비츠나,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야 하겠습니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가르칠 기독교가 왜 이리 되었습니까? 우리 주님은 그들까지도 모두 사랑하셔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는데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