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을 구별하는 기준. / 막 10:17-31.
묵상자료 7405호(2021. 8. 25. 수요일).
시편 시 25:15-18.
찬송 8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한 마디에 물들다>. 오늘은 철학자 에라스무스의 [소년들을 위한 예절론]에 나오는 한 마디, “식탁에 제대로 앉지도 않고 음식에 손을 대는 건 금해야 한다.” 이 한마디에 물들어 봅니다.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Desiderius Erasmus)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고전에 담긴 인간적인 자유와 이상을, 평생의 사유 주제로 삼았던 철학자이기도 했지요. 그런 그가 1530년에는 [소년들을 위한 예절론]이라는 자그마한 예절서를 펴냈습니다. 책은 제목 그대로 소년 소녀들이 지켜야 할 예절 법을 구체적으로 다룬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딱딱한 예절서인데도 불구하고, 출간되자마자 대중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지요. 특히 소년들 독자들 못지않게 당대의 성인들 사이에서도 스스로를 돌아보는 지침서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그 덕분에 번역본은 물론이고 모방본이 끊임없이 나올 정도였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5년 8월 13일 방송>a.
2. “부자청년-낙타와 바늘귀(17-27절)”과 “백배의 상(28-31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1967년 여름 저는 지방의 한 육군사단 본부에서 진행하는 경희대학교 학군단 여름 훈련에 조교로 참가했습니다. 계급은 일등병으로 저의 부대 부대장님(소령)의 연락병으로 <무전기> 교육사병으로, 학군 대학생 훈련에서는 <독도법>이란 과목에서는 훈련생들에게 도장을 찍어주는 임무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도 저는 <메들리 삼위일체>란 책을 들고 가서 점심시간이나 조각 시간이 날 때마다 한 두 페이지씩 읽곤 했습니다. 그 당시 제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과연 내 앞날에 서광이 비칠 것인가? 대학은 합격할 수 있을 것인가?”란 물음이었습니다. 이 질문은 조금씩 발전했지만, 지금도 품고 있는 질문 중의 하나입니다. “과연 내 삶은 제대로 가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이런 고민은 베드로에게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느 날 그는 그 답답한 마음을 주님께 열어 보였습니다. “보시는 대로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아마 뒷말은 생략되어서 주님께서 연결해 주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위해서, 또 복음을 위해서 부모나 형제자매 그리고 땅과 재산을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는 박해를 받겠지만, 집과 부모 형제자매 그리고 땅의 축복도 100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는 영생을 얻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베드로가 주님을 따르는 목적이 밝혀진 것입니다.
저는 내세에 관한 성경의 말씀이 너무 구체적인 것을 그리 반기지 않는 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언급하는 100배의 상급(賞給) 같은 것 말입니다. 실제로 동료 목사들 가운데는 천국에서 상 받을 것들에 대해서 매우 자세하게 얘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천국에서 받게 될 집에 대한 얘기입니다(고전 3:10-15). 그래서 어떤 부흥사는 천국에서 초가(草家)를 받을 사람과 5층짜리 고급 빌라를 받을 사람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게 했습니다. 까닭은 이렇습니다. 천국에서 살게 된 것으로 필요충분조건을 다 채웠는데, 열배면 어떻고 천배면 어떠며, 초가면 어떻고 5층 빌라면 어떻습니까? 그런데도 이를 모르실리 없는 주님께서 100배의 보상을 말씀하신 것은 어리석은 우리들을 생각하신 것이라고 봅니다. 이해득실에 혹은 계산에 빠른 우리들에게 행여 실망시키고 싶지 않으셔서 말입니다. 아무리 주님을 따르는 삶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해 봐야, 결과에 대한 확실한 기대감이 없다면 모든 과정을 소홀히 여길 수도 있고, 감내하기 어려운 시련을 포기할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주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는 암시가 여기저기에 나옵니다(요 6:68, 마 17:4). 누군가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주님이 계시는 곳이 천국이고, 주님이 계시지 않는 곳이 지옥이다.” 라고요. 그러니까 진주 열두 대문이라든지, 황금길, 수정 바다 같은 표현은 문자적 이해가 아니라, 천국이란 이 세상에선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나라라는 메타포(은유)라는 것을 이해하자는 말씀입니다. 세상 것들로 덕지덕지 떼다 붙이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들 가정에, 그리고 우리들 나라에 주님이 계시면 천국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