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뜻 보다는 하나님 뜻을 살필 것. / 막 11:12-26.
묵상자료 7410호(2021. 8. 30. 월요일).
시편 시 27:1-3.
찬송 43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학교 졸업반 후배가 직장인 선배에게 간절히 고백합니다. “저도 선배가 일하는 직장엘 꼭 들어가고 싶어요.” 꼭 들어갈 수 있기를 매일 빈다. 고 말입니다. 그러자 직장인 선배가 조언합니다. “내가 다니는 직장은 최고의 직장이 맞다. 정말 좋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매일 전화를 정말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전화의 대부분은 싸움에 버금간다. 적성에 맞지 않으면 금세 도태되는 직업이다.” 간절한 바람이나 꿈을 실현시켜 준다는 점에서, 일은 기도를 닮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도 닮았습니다. 기도란 했다고 무조건 다 이루어지지는 않지요. 일 역시 했다고 무조건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도처럼 일도 종교적인 신이 됐든 비종교적인 우연의 힘이 됐든, 무엇이 어떤 결과를 줄지 최종 결과는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한자성어에서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하지요. 그러기까지는 일이 간절한 기도라고 생각하면서, 기도하듯 간절히 하라는 것. 그것이 바로 터키식 기도와 일의 법칙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8월 22일 방송>b.
2. “저주받은 무화과나무(12-14절)”, “성전에서 쫓겨난 상인들(15-19절)” 그리고 “믿음의 힘(21-26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셋째 단락입니다. 2007년 69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나가신 권정생 작가의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을 꺼내 다시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경없는 의사회의 정상훈 의사의 에세이 <어느 날 죽음이 만나자고 했다>를 읽고 있습니다. 권 작가는 동화작가로 오래 이름을 남길 분으로 보이고, 정 의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의사로 일생을 살아갈 분으로 보입니다. 두 분 모두 크리스천인데, 삶이 반듯해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주제는 믿음의 힘이라고 붙여져 있습니다. 저는 평생 믿음이 무엇이고, 믿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대단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서 믿음이 무엇이고, 믿음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찾을 수 있습니다. 어느 이른 아침 예수님 일행은 베다니에서 아침 식사도 하지 못한 채 예루살렘으로 들어오고 계셨는데, 시장 끼를 느끼고 있던 차에 무화과나무를 발견하고 열매를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했습니다. 불행하게도 무화과나무가 열매를 맺는 철이 아닌 때문이었습니다. 실망한 주님은 그 무화과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라 저주하셨습니다. 그런데 다시 예수님 일행이 그 나무 곁을 지나가시다가, 그 나무가 뿌리째 말라 죽은 것을 발견했고 이를 베드로가 지적하자, 주님께서는 “하나님을 믿어라. 믿는 자는 누구든지 이 산더러 번쩍 들려 바다에 빠져라 고 하면 그대로 될 것이다. 그리고 기도하며 구하는 것이 무엇이든, 이미 받았다고 믿기만 하면 그대로 될 것이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말씀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오해되어 온 것입니다. 첫째는 믿음의 대상과 내용이 잘못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믿음은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믿고 있습니다. 자신의 어리석은 욕망이나 희망을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기도를 하거나 구하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오해입니다. 그러니까 무엇을 구하든지 구하기만 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에 초점을 두었는데, 그게 잘못이었다는 말입니다. 기도나 기도가 이루어질 믿음을, 요술 방망이 정도로 생각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사도 요한은 “그(아버지)의 뜻대로 구하면 들으심이라.”(요일 5:14)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도 주기도를 가르치시면서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 고 기도하라 하셨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천국에) 들어가리라.”(마 7:21) 하셨습니다. 기도가 결코 요술방망이가 아니라는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 또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전제한다는 말씀입니다. 앞서 언급한 권 정생 작가나 정 상훈 의사는 자신들의 삶을 통해서 믿음을 실천했던 것이며, 이를 우리가 높이 평가하고 그들이 가졌던 믿음이 진실한 것이었음을 본받고 싶은 것입니다. 똑같은 성경말씀도 기록된 그리고 의도된 하나님의 뜻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을 뒤늦게나마 회개해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