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낡은 누룩의 영향력은 지금도 진행중. / 고전 5:1-8.

박성완 2021. 10. 5. 00:00

묵상자료 7446(2021. 10. 5. 화요일).

시편 시 34:1-3.

찬송 36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몰리에르 희곡선의 작품 설명에 의하면, 프레시오지테 17세기 프랑스 상류층 여성들의 살롱문화는 몰리에르나 17세기의 비평가들에 의해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몰리에르의 희곡 <잘 난체 하는 아가씨들>도 그런 조롱을 담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녀들이 당대의 문학과 사회에 끼친 공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녀들 덕분에 당대의 프랑스 언어가 보다 우아하고 정확하게 정화 됐으니까요. 가끔 몇몇 사람들과 자주 만날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왕 이렇게 만나는 거, 만나서 잡담정도의 얘기만 나눌게 아니라, 학구적인 지식이나 논의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주고받아도 좋지 않을까? 그 때는 그것이 시간을 좀 더 유용하고 값지게 쓰는 방법 같았습니다. 그런데 프레시오지태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그런 생각도 꼭 좋은 생각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7세기가 아니고 우리가 사는 곳도 유럽이 아니지요. 시대가 변하고 사는 곳이 다르면, 어떤 것을 적용하는 기준이나 시선도 달라집니다. 요즘 우리 주위에서는 오히려 살롱문화에 견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지식 강의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런 소규모 강의들이 갖는 의미와 기회야말로, 값비싼 귀중한 이라는 원래 의미의 프레스웨스에 잘 맞지 않나? 새로운 한국식 작은 강의문화를 기대해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105일 방송>b.

 

2. “음행에 대한 바울의 단죄(1-8)”을 읽었습니다. 사도는 고린도 교회로부터 들려오는 소문과 소식들에 대해서 매우 민감했던 것 같습니다. 가령 오늘 본문에서처럼 고린도 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미스러운 일들 중에, 새 어머니와 불륜관계를 가진 사람이 있는데, 이를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녔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아버지가 너무 젊은 새 어머니를 보시고 돌아가셔서 생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나라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있어서 이해하기 힘든 풍습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촌끼리는 결혼을 하기도 하고 가까운 친족들 사이에서도 불미스러운 일들이 눈감아지는 현실에 대해서, 교회는 이런 세상 풍습과는 달라야 한다는 불문율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도는 이런 일은 이교도들 사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망측한 일임을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사도는 이런 이들을 단죄하라고 권고합니다. 그 단죄하는 목적은 그들의 영혼이 구원받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그 잘못을 깨닫고 회개할 수만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영혼이 구원받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소위 낡은 누룩을 없애버리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누룩이란 빵이나 술을 만들 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발효제입니다. 이런 누룩의 역할로 인해서 빵이나 된장 그리고 술이 맛을 내기도 하고 양을 부풀리기도 해서, 전혀 색다른 음식을 만들게 됩니다. 물론 누룩 없는 빵을 만들 수는 있지만, 먹기에는 딱딱하고 굳어서 제 맛을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하물며 낡은 누룩이겠습니까? 본문에서 말하고 있는 낡은 누룩이란 너무 오래돼서 누룩의 기능을 잃어버린 누룩이거나, 오히려 상하기까지 한 누룩으로, 음식을 변질시킬 위험을 가진 누룩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도는 순수한 반죽을 기대할 수 있는 신선하고 새로운 누룩을 희망하는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악하고 음행스러운 것을 낡은 누룩에 빗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낡은 누룩은 건강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고, 교회를 헤어 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빠트리게도 합니다. 가령 하나님의 교회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위험에 빠지는 것은 비대해진 한국 개신교회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제일 크고 성공했다는 한국의 교회들 중에는 대부분이 이런 낡은 누룩의 영향으로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가난한 교우들이 정성으로 봉헌한 거룩한 헌금을 부동산 투기에 전용하고 있는 교회들이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교회가 가난해져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예수 정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