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부활이 참된 부활. / 고전 15:35-49.
묵상자료 7474호(2021. 11. 2. 화요일).
시편 시 37:25-28.
찬송 22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정미기가 쏟아 내는 흰 살, 그 햅쌀을 한 움큼 쥐에 입안에 털어 넣으면, 한 여름의 모든 노고가 구수하게 입안으로 녹아듭니다. 그렇게 주름진 농부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나고, 흰쌀을 털어내는 정미소의 주인과 농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요. 그 햅쌀을 팔아 도시로 유학간 아이의 학비도 보내주고, 소금과 고무신, 또 석유를 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낙네들은 향내 좋은 분이라도 한 통 사서, 여름 내 그을린 얼굴을 단장하기도 했고요. 이 정미소가 들어오기 전에는 물레방아간이 있었습니다. 이맘때쯤이면 많이들 얘기하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라는 소설에도 나오지요. 이 물레방앗간은 가뭄이 심한 해에는 방아를 돌리지 못하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최신식 기계를 갖춘 정미소가 등장했고, 물레방앗간을 운영하던 분들이 발동기를 구입해서 정미소를 차린 겁니다. 물레방아와 정미소 같은 곳은, 이제는 우리의 전통 문화의 유물이 돼 버렸지요. 한 때 양조장과 더불어서 시골 마을의 유지였던 정미소 주인들, 그들은 이제 안타깝게도 그 마을의 낡은 담장처럼 퇴락한 모습이 됐습니다. 그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면서, 그 사람들이 머물었던 풍경도 같이 따라 갑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년 9월 23일 방송> b.
2. “육체의 부활(35-49절)”을 읽었습니다. 일반 종교인이나 심지어 기독교인 중에서도 영적인 부활은 믿으면서도 육체의 부활에 대해서는 의심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여기에는 육체에 대한 불만이나 불평이 많은 때문도 있을 것입니다. 한없이 연약하고 문제투성이이고 관리하기 힘든 것이 육체라는 것을 수도 없이 경험한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고린도 교회 안에서도 육체의 부활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역시 육체를 가진 존재로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어느 인체 공학자의 말에 의하면 인간은 27살 이후로는 서서히 늙어간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육체의 모든 기능들은 무디어지고 세포들은 죽어가고 기력은 떨어져 간다는 말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무릎 관절이 삐거덕 거리고 통증이 생기고, 기억력도 떨어지고 치아도 여기저기 부실해 지게 됩니다. 젊은 날의 모습은 사라지고 낯설고 흉한 얼굴 때문에 거울을 보는 것이 두렵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어느 화장품 모델은 “죽을힘을 다해서 주름을 펴고, 하얀 피부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을 하는데 불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 중 한 분은 자신은 부활할 때 다른 것은 불만이 없이 눈만 건강하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육체의 부활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이런 우리들에게 사도는 육체의 부활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필요를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활한 육체에 대해서 성경의 가르침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우리의 육체는 썩을 몸으로 묻히지만, 썩지 않을 몸으로 부활할 것이며, 천한 것으로 묻히지만 영광스러운 것으로 살아나게 되고, 약한 것이 강한 것으로, 육체적인 몸이 영적인 몸으로 부활한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흙으로 지어진 첫째 아담의 후예로 태어나지만, 둘째 아담인 그리스도 예수를 따라 하늘에 속한 존재로 부활한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주님처럼 우리도 육체의 부활을 믿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태생적인 장애우들의 염려를 들을 때마다, 우리의 부활은 전혀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고 강조합니다. 가끔은 코가 낮은 것이나 키가 작은 것이나, 머리칼이 검은 것에 불만을 갖고 전혀 다른 모습을 소망한다는 말을 들을 때, 부활 후의 존재들은 전혀 새로운 가치관을 가지게 될 것임으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포함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호 불호로 나뉘던 것들이 사라지고 모두가 조화라는 큰 틀에서 아름답게 보일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부활 이후의 삶에 대해서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초막에 살 것인지, 아파트에 살 것인지, 아니면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등 세상에서 염려하는 모든 것들은 쓸데없는 공상에 불과하다고 말입니다. 우리를 인도하실 주님께 다 맡기면 될 일이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