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잊어서는 안 될 진리 : 하나님은 하늘과 땅의 주인 그리고 만민의 하나님이심. / 옵 1:17-21.
묵상자료 7496호(2021. 11. 24. 수요일).
시편 시 40:16-17.
찬송 4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아, 이생이 마구 가렵다.” 딱딱하고 단단한 걸 보면 어쩐지 감각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거북이의 등도 바위나 돌처럼 그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다 거북은 등껍질을 가볍게 긁어주는 걸 좋아한다고 하지요. 심지어 잔 가지처럼 섬세한 게 등을 스치는 것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거북이의 등껍질은 사람의 손톱처럼 단백질 각질로 만들어졌으며, 세포와 신경도 있습니다. 척추와 흉곽에 붙어 있어서 절대로 기어나올 수 없으며, 등껍질이 파손되면 내장 기관이 그대로 들어나서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하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거북이의 등껍질은 껍데기가 아니라 몸의 일부였습니다. 몸의 일부라서 가볍게 긁어주는 걸 좋아하고, 잔가지처럼 섬세한 게 등을 스치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딱딱하고 단단해서 가려움도 간지러움도 탈 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인가 이런 발견을 하고 스스로 놀라고 마는 것이지요. “아, 이생이 마구 가렵다. 주민등록 번호란을 쓰다가 고개를 든, 내가 나이에 당황하고 있을 때, 환등기에서 나온 것 같은 이상하게 밝은 햇살이, 일정 시대에 관공서의 건물 옆에서 이승쪽으로 측광을 강하게 때리고 있다. 11월의 나무는 그림자 위에 가려운 자기 생을 털고 있다. 나이를 생각하면 병원을 나와서도 병명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처럼, 내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11월의 나무는 그렇게 자기를 받아지 못하고 있다. 나는 등 뒤에서 누군가 더 늦기 전에 준비하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껍데기인 줄만 알았는데 나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숫자로 매겨진 나이같은 건 딱딱하고 단단해서 가려운 것 같은 것 타지않을 줄 알았는데, 마구 가렵습니다. 견고한줄 알았던 생이 흔들리고, 흔들려서 마구 가렵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가려움을 타며, 모든 이파리를 훌훌 털어내는 11월의 나무처럼.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4년 11월 28일 방송>
2. “이스라엘이 승리할 날이 온다(1:17-21절)”을 읽었습니다. 구약에서 가장 짧은 내용인 오바댜서는 유다 출신 예언자 오바댜의 이름에서 왔는데, 그의 부모나 고향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어떤 나라나 개인에게 불편한 이웃이 있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유다 역시 해묵은 갈등과 긴장관계를 맺는 이웃이 있었는데, 에돔(이두메) 족이 바로 그들입니다. 아브라함의 두 아들 야곱과 에서의 뿌리 깊은 증오심은 역사의 길목에서 자주 충돌하였습니다. 가령 바벨론이 침공하였을 때, 에돔은 재빨리 항복하고 바벨론을 도와 유다를 멸망시키는 일에 일조한 것입니다. 어쩌면 침략자 바벨론보다도 같은 피를 나눈 에돔의 주구노릇이 더 괘씸했을 것입니다. 마치 침략자 일본보다 친일 부역자 을사5적이 더 미운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에돔인에 대한 증오심에서 그들에 대한 경고와 심판 그리고 이스라엘의 회복을 내용으로 하는 예언입니다. 그러니까 예언의 내용은 에돔이 대상이지만, 에돔인을 찾아가서 예언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을 향해서 말씀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까닭은 여호와는 하늘과 땅의 주인이시고 만민의 하나님이신 때문이며, 어떤 시련과 억울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을 지켜주시고 회복시켜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유명 목사님이 부산지역 목회자 연합 수련회에 강사로 오셨습니다. 잠실에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당을 신축하였으며, 미제 승용차를 운전하고 주유소에 들리면 직원들이 자신을 회장이라고 부른다는 얘기도 곁들었습니다. 소위 성공한 목사의 모델을 보듯 했습니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더 이상 들을 게 없다 생각하고 나오려했는데, 그래도 점심값은 하자며 눌러 앉았다가 아주 큰 교훈 하나를 건졌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10명 중 단 한명이라도 날 싫어한다면 사표를 낼 기세였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는 10명 중 단 한 명이라도 날 좋아한다면 끝까지 사표쓰지 않겠다로 바뀌었습니다.” 젊은 날의 철부지들은 조금만 잘 나가면 교만에 찌들기 잘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잘난척 거들먹거리지요. 그러나 인생경험을 쌓는 동안, 날 이해해 주고 감싸주는 단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저도 배짱이 두둑해졌는지 모릅니다. “목사님은 몇 사람이나 좋은 제자를 두셨습니까?” 잘 나가는 한 대학교수가 물었습니다. “한 사람은 있지 않을까요?” 저의 대답이었습니다. 엉뚱한 얘기를 꺼내놓느냐고 물으십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써, 어떤 처지 어떤 형편에서든 하나님은 하늘과 땅의 주인이심과 만민의 하나님이심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