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혼인잔치 기적의 특징들. / 요 2:1-12.
묵상자료 7547호(2022. 1. 14. 금요일).
시편 시 51:10-13.
찬송 41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검자불위선(儉慈不爲先).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는 것(儉), 남김없이 길러주고 사랑하는 것(慈), 그리고 잘난 척하고 남앞에 나서지 않는 것(不爲先). 이것이 노자가 자랑한 세 가지 보물이다. 보물을 값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노자를 비웃을 것이다. 그러나 온갖 보물 가운데서 마음 편히 살게 하는 것이 가장 값진 보물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노자의 보물을 탐낼 것이다. 보석을 치렁치렁 감고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노자를 비웃어라. 그러나 가난을 물리치고 싶다면 노자가 첫째로 꼽은 검(儉)을 보물로 삼아야 한다. 소중한 줄 알면 아낀다. 아끼면 부족함을 줄일 수 있다. 넉넉한 마음으로 살고 싶다면 노자가 두 번째로 꼽은 자(慈)를 보물로 삼아야 한다. 미움과 시샘, 시기는 사람을 괴롭힌다. 그러나 어머니 같은 마음 가짐이라면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다. 잘난 척하며 제 자랑하는 인간은 설익은 인간이다. 본래 빈 수레가 요란하고 얕은 물이 졸졸거리는 법이다. 여문 사람은 듬직해 뒤로 물러설 줄 안다. 모질게 살려는 사람은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검소한 삶, 사랑이 넘치는 삶, 겸허하고 겸손한 삶, 이 세 가지야 말로 보배라고 노자는 단언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노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허세로 삶을 날리면서 제 자랑 일삼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피곤ㄴ하고 지쳐 있다.” 윤재근, <내 마음속 조용히 살어리랏다>, p.95.
2. “가나의 혼인잔치(1-12절)”을 읽었습니다.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기적 일화입니다. 이를 요한복음서 기자는 예수께서 행하신 첫 번째 기적이라고 해설을 붙였습니다. 오늘은 이 첫 번째 기적에 대한 말씀을 묵상을 하려고 합니다. 무엇이나 첫 번째라는 서수(序數)가 등장하는 것은 특징이나 중요성을 말하려고 할 때 흔하게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첫 번째 기적이었다고 하면 이 이야기는 뭔가 특징이나 중요성을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다는 기적이야기는 무슨 특징이나 중요성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맨 먼저 인간의 곤경을 떠올렸습니다. 최근에 저는 주변 동료 목사들이나, 이웃들 가운데 참으로 딱하다 생각되는 분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칠십 세가 정년인 목회자들의 경우, 칠십이후의 삶, 곧 노후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현실입니다. 그 중에서도 주택 문제가 가장 시급합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이곳 마을에는 예순 명 가까운 노인들이 살고 있는데, 그래도 평생 농사지으며 살던 자가(自家)에서 생활을 합니다. 그분들이 부럽다고 말하는 목회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합니다. “그러면 농가를 찾아보세요. 빈집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병원과 슈퍼 은행 등 주거환경이 맘에 들지 않은 것입니다. 이 혼인잔치의 기적 일화는 참으로 딱한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주님은 언제나 가까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곤경에 맞닥뜨릴 때 이 중요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언제나 내 가까이에 계신다고 말입니다.
두 번째로 이 일화의 특징 내지 중요성은 사람들의 처지가 천차만별일 수 있겠지만, 아무리 잘 준비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문제에 따라서 감출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밖으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그 문제를 주님께 가지고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본문에서는 그 역할을 마리아가 하고 있는데, 사실 주님은 마뜩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마리아는 자신의 할 일을 했다는 듯 할 말을 하고 휙 돌아서 버린다는 것입니다. 누구도 내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자신이 그 문제를 들고 주님께 찾아가면 되는 일이니 말입니다. 세 번째로 이 기적 일화의 특징은 하나님은 우리들의 삶의 자리에서 날마다 기적을 행하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잔치 집에 포도주가 떨어진 낭패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대체할 방법이란 딱히 생각하기 힘듭니다. 시장이 가까운데 있어서 뛰어가서 사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포도주를 몇 드럼씩 보관하고 사는 부자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모든 집들이 비치하고 있는 물 항아리가 언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둔 물을 사용하신 것입니다. 물론 문제에 따라서 주변에서 찾아내지 못할 것도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주님께서 하시는 일을 일단 구별하고 일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일을, 그러면 주님께서는 주님의 일을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것을 주님께만 맡길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