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성공. / 요 4:16-26.
묵상자료 7554호(2022. 1. 21. 금요일).
시편 시 53:1-3.
찬송 47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주민 등록번호는 생년월일로 된 앞 번호를 빼면, 뒷자리가 일곱 개의 번호로 돼 있지요. 집 전화번호 역시 지역 번호를 빼면 대개 일곱 여덟 자리의 번호로 이뤄져 있습니다. 인터넷 사이트 비밀 번호도 대개 영문 숫자 조합해서 최소 여덟 자리를 쓰게 돼 있고요. 그렇게 공적으로 사용되는 숫자에는 대개 일곱 여덟 자리의 숫자가 쓰이지요. 왜 일까요? 그 답은 미국의 심리학자 조지 밀러의 <매직 넘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가 주장한 매직 넘버 이론은, 일명 7 플러스마이너스 이로 불리는데요. 요약하자면 인간 뇌의 기억장치 용량이 7 더하기 빼기 2, 그러니까 5에서 9까지 라는 거지요. 그에 따라서 숫자도 5에서 9자리, 다섯 자리에서 아홉 자리로 된 숫자가 가장 자연스럽게 외워지고, 그래서 공적인 숫자도 많이 쓰인다는 겁니다. 아무튼 숫자만 나오면 저는 이렇게 더듬거리게 되네요. 그렇다고 5에서 9까지의 매직 넘버가 다른데도 똑 같은 식으로 적용돼서, 사람 이름도 최대 아홉 명까지만 기억한다거나, 지난 기억들도 최대 9일치만 기억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요. 5에서 9는 한 개의 단위의 숫자로도 쓰이지만, 각각 용량이 다른 커다란 저장고를 갖기도 합니다. 그런 저장고들에는 물론 수천 장의 사진첩 같은 일들이나, 수백 개의 영어 단어 같은 것들이 들어가기도 하고요. 밀러의 매직 넘버와 달리 우리의 휴대전화 번호, 11자리까지 늘었지요. 이제는 매직 넘버의 범위도 우리의 머릿속 저장고도 더 커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휴대전화를 통해서 들어오고 나가는 일상의 행복과 즐거움에 대한 노력도 더 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0년 1월 19일 방송>
2. “예수와 사마리아 여자 2(16-26절)”을 읽었습니다. 듣는다는 말에는 소리를 듣는 것과 뜻으로 듣는 것으로 나뉩니다. 잔소리를 많이 듣는 자식은 소리로 듣고 있음이고, 잔소리를 듣지 않는 자식은 뜻을 헤아려 이해하고 듣는다고 할 것입니다. 본문에서 사마리아 여자의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마음을 열게 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여인은 유대인과 사마리아 사람 간의 상종하지 않는 문제제기나, 목마르지 않게 하는 영생의 물에 대한 대화에서는, 의례 종교인들이 할 수 있는 말로 귓전을 스쳐지나가게 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자신의 실존적인 문제 곧 다섯 번의 실패와 지금 여섯 번째의 남편과의 문제를 언급했을 때는 전혀 다르게 들려온 것입니다. 그 때 그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과연 선생님은 예언자이십니다.”라고 고백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부터의 대화는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것입니다. 어디에서 예배를 드려야 옳은지를 묻게 되었고, 예배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마음의 문이 열린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마음이 열려야 마음 속 밑바닥에 항상 버티고 있는 진정한 관심사와 물음에 다가설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역린(逆鱗)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용의 목 아래 거꾸로 난 1개의 비늘을 말하는데, 절대로 손 대면 안 되는 걸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임금의 분노”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며, 용서받지 못할 말이 되었겠습니까? 본문의 여인에게 있어서 그녀의 결혼사(史)를 꺼내는 것은 절대로 견딜 수 없는 역린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역린이 오히려 그녀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녀는 항상 나름의 환상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좀 더 나은 사내가 있을지 모른다고 말입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감싸주고 진정한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그런 사내에 대한 소망 말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말씀에서 그것이 헛된 것임을 여지없이 깨닫게 된 것입니다. 겉과 속, 앞모습과 뒷모습, 자랑스러움과 어리석음 이 모두를 아우르는 온전하고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깨우침 말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을 열고 주님앞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한 마디가 “선생님은 예언자이십니다.” 다른 말로 하면 “당신은 진짜 하나님의 일꾼이십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괴롭히던 문제 예배할 자리가 예루살렘에서 인가, 아니면 그리심산인가 하고 물을 수 있었고, 그건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예배자의 마음 자리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예배하는 자는 영적으로 그리고 참되게 예배하라.” 영적으로 그리고 참되게 예배드림이란 무슨 말입니까? 그것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리고 진실되게 예배함이라고 풀곤 합니다. 인위적이고 감상적인 예배가 아니라, 성령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성경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맡기는 예배이고, 예배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이성적이고 올바른 방법으로 드리는 예배라고 말입니다. 긴 설명이 필요해서 다름 기회로 미루려고 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