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문제라면 도망가지 맙시다. / 요 5:1-18.
묵상자료 7558호(2022. 1. 25. 화요일).
시편 시 54:6-7.
찬송 44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1990년 대 네덜란드의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 <미안해요> 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이 출연해서 자신들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했던 안 좋은 일이나 본의 아니게 주었던 상처나 고통을 얘기하는 프로그램이었지요. 출연자 중의 어떤 사람은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모른 척 했던 사실을 얘기했고요, 어떤 이는 자신을 많이 의지하던 직장 동료에 대해서 상사에게 좋지 않게 말했던 것을 얘기했고, 또 어떤 이는 가족을 미워했던 걸 얘기하면서 후회했지요. 그러고 나서 스튜디오에 나온 친구나 동료에게 꽃을 건네고 포옹하면서, 때로는 눈물로 지난 일을 사과하고, 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사과에 격려의 지지를 보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몇 년 전엔가 미국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방영돼서요, 친구나 주위 사람들에게 돈이나 뭔가를 빌리고는 돌려주지 않았다던 지, 순간적으로 탐이 나서 말도 하지 않고 가져와 버렸다던 지 하는, 물건들을 직접 들고 나와서 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지요. 그 때 누군가가 타이프라이타를 들고 나와서, 14년 만에 친구에게 돌려주던 장면이 아직 기억 남는데요. 여하튼 심리학자인 마르셀 졸란 베르거는 앞의 네덜란드의 <미안해요> 라는 프로그램을 분석해서, 이 사람들이 하는 후회에 대한 한 가지 사실을 이끌어 냈습니다. 사람들의 후회에는 행동에 대한 후회보다 비행 동에 대한 후회, 그러니까 어떤 행동을 하고선 괜히 했다 후회하는 것 보다, 어떤 행동을 하지 않았다가 뒤 늦게 그 때 했어야 했는데, 이런 후회가 훨씬 많다는 사실이었지요. 그러니 사과 화해에 도움 주는 일, 사랑 청혼, 뭐든지 옳게 여겨지는 일이라면 바로바로 행동에 옮기고 실천하는 게 미래의 후회를 방지하는 최고의 사전 예방책이겠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0년 1월 25일 방송>
2. “베데스다 못가의 병자(1-18절)”을 읽었습니다. 긴 본문은 두 가지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베데스다 연못에서 38년 된 환자를 고치신 일화와(1-9절), 다른 하나는 그 날이 하필 안식일이어서 유대인들이 안식일의 규정을 어긴 것을 문제 삼아 예수님을 죽이려 했다는 일화입니다. 오늘 묵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예루살렘 북쪽에는 양문(혹은 양의 문)이 있었는데, 그 문 가까운 곳에 베데스다라는 연못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못 둘레에는 행각이 다섯이 있었고, 오랜 전설이 전해오고 있었습니다. 연못의 물이 동(動)할 때가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못에 들어가는 사람의 병이 낫는다는 전설입니다. 그런데 그 전설을 믿고 찾아온 수많은 환자들이 연못 주변에 자리를 깔고 기다리고 있는데, 거기에 38년 된 환자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주님은 그 오래 된 환자를 알아보셨고, 그에게 가셔서 “낫기를 원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환자는 불평부터 먼저 늘어놓습니다. “연못의 물이 움직여도 물에 넣어줄 사람이 없어, 저 혼자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가서 헛수고를 했습니다.”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주님은 “일어나라. 그리고 네 요를 들고 걸어가라.”고 명령하셨고, 그 38년 된 환자는 일어났고 자신의 요를 들고 걸어갔습니다. 그의 병이 깨끗이 나은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화에서 우리들 삶에는 감당하기 힘든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 주변만 해도 난치병 혹은 불치병을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뿐 만 아니라 경제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는 이들, 가족 간의 불화로 밤을 지새우는 분들, 자녀들의 학업을 위해서 기러기 부모가 되신 분들 등, 셀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삶이라는 게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생은 문제덩어리이고, 또 축복의 실마리가 된다고 말입니다. 만일 우리들이 문제가 없는 삶을 살아간다고 하면, 주님을 만날 가장 적절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은 우리들의 문제에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계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의 바로 밑은 남자 동생인데, 그가 중학생 시절에 유명 부흥강사가 우리 교회에서 집회를 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식구들이 모두 교회를 가면서 자신만 집을 보라고 남겨두었던 모양입니다. 철부지 어린 마음에도 식구들은 모두 천국에 가고 자신은 지옥에 가도 된다는 뜻으로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담을 뛰어넘어 집회에 참석했고, 안수기도를 받는 마지막 순서에서 그의 오금장이에 솟아나 있던 커다란 물혹을 씻은 듯 없어지는 체험을 한 것입니다. 여러 차례 병원에서 수술을 했지만 효험이 없었던 그 물혹을 한 순간에 없앤 것입니다.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크던 작던 문제를 껴안고 살아가는 것을 피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3. 어젠 서주식 사관(인덕원 영문) 내외분이 저를 찾아주셨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