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은 지속성이 있다. / 고전 4:10-20.
묵상자료 7606호(2022. 3. 14. 월요일).
시편 시 66:8-9.
찬송 50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국인들에게는 아름다운 관습이 참으로 많다. 가족 중에 누군가 먼 길을 떠나면 그날부터 끼니마다 밥을 한 그릇씩 떠 놓는다. 그 떠놓은 밥을 우연히 집에 찾아오는 나그네가 있으면 기꺼이 대접한다. 아무리 가난한 집에도 일단 집에 찾아온 손님을 박대하지 않고 먹이고 재워준다. 좀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아예 사랑채를 비워놓고 나그네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들판에서 점심을 먹다가도 지나가는 나그네가 있으면 큰 소리로 불러 함께 점심을 먹는다. 이렇듯 나누는 일은 철저했다. 조상에게 제사지낸 음식마저도 절대 혼자 먹지 않고 이웃끼리 나누어 먹는다. ‘고수레’로 들판에 던진 음식은 벌레도 먹고 새도 먹는다. 가을 감나무 꼭대기의 까치밥과 까마귀밥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자연과의 사랑이다.
한국의 모든 교회는 이런 것을 새롭게 배워야 한다. 서구인들이 마음대로 변질시켜 놓은 예수의 참된 복음을 깨닫는다면, 창조이래 이 땅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숨결을 금방 찾아낼 것이다. 나는 지금 20여 년 전에 내가 구상하고 꿈꿨던 교회는 벌써 전에 잊었다. 교회는 새삼스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온 세계와 온 우주가 바로 하나님의 교회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나는 떳떳하게 모든 자연과 더불어 사람이나 동물이나 서로 섬기며 살고 싶을 뿐이다. 하나님은 그것을 원하셨기에 이 땅에 예수님을 보내주셨다. 서로 섬기는 삶이야말로 예수님이 가르쳐준 사랑이며 그것을 위해 피 흘려 희생하신 것이다. 이 땅위의 진짜 우상과 마귀는 제국주의와 전쟁과 핵무기와 분단과 독재와 폭력이다.”
권정생, <우리들의 산문집>, p.21.
2. “빌립보인 들의 선물에 대한 감사(10-20절)”을 읽었습니다. 며칠 전 금촌 역 통일시장에서 사온 수선화 6알을 아산 꽃밭에 심고, 사이비 잔디인 게풀을 뽑아냈습니다. 오늘의 숙제를 다 푼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제게는 매일 숙제를 푸는 기분으로 생활합니다. 하루 치 묵상자료를 준비하는 것과 세끼니 식사를 준비하는 것과 더불어 잔디밭, 텃밭, 꽃밭을 돌보는 일, 그리고 방과 거실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것들이 그런 숙제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숙제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하루해가 길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밥값을 했다는 작은 기쁨마저 스며듭니다. 그래서 자주 전화하시는 지인 장로님께, 몸을 움직이시라고, 그래야 소화도 되고 일부러 운동하지 않아도 된다고 충고(?)를 드립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과 빌립보 교회 성도들 사이에 나눈 속 깊은 얘기 중 일부입니다. 바울 사도에게 있어서 빌립보 교회는 힘든 시련을 나눈 때문에, 속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었을 것입니다. 빌립보 교회는 바울 사도가 유럽에 선교한 첫 도시라는 점에서 첫사랑처럼 또렷하게 기억나는 일들이 많았을 뿐 아니라, 미친 여인을 고쳐준 때문에 그 여인을 앵벌이로 점을 쳐서 돈을 벌던 사람들이 손해를 보게 되었다 생각하자, 거짓 고소로 옥에 갇히게 하였는데, 지진이 일어나 팔과 다리를 묶고 있던 쇠사슬이 풀려 도망친 것으로 생각한 간수가 자결하려하자, 이를 만류하는 바울과 실라를 하나님의 사자로 알고 그들 집으로 초청 모든 식구들이 세례 받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행 16:16-34). 또한 오늘 본문에서처럼 바울이 옥에 갇혔을 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었던 교회였기 때문입니다(빌 4:10-16).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섬기는 것은 여러 동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귀한 동기는 그런 행동이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인도 캘커타에는 테레사 수녀가 세운 <사랑의 선교회>가 있는데,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빈민과 병자들의 임종을 지켜주는 봉사를 하는 곳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봉사자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 초라한 몸들을 섬기고 있는데, 그들이 말하는 봉사하는 까닭이란 한결같이 이런 봉사가 자신이 행복하기 때문에, 그리고 봉사를 받는 이들도 조금은 행복해 할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는 하나님께서도 매우 행복해 하시리라 생각해서 라고 합니다. 이곳에 다녀온 저의 교우 한 분은 모든 체제 비용을(숙식, 기타) 봉사자 부담으로 한다며, 봉사의 행복을 배웠다고 전해 주었습니다. 사도는 자족의 은총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언급합니다. 곧 비천과 풍부함, 배부름과 배고픔, 넉넉하거나 모자람 등의 상반되는 삶의 순간들 말입니다. 그 비결이라는 것을 주님께서 그때마다 감당할 능력을 주신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속내를 고백합니다. 빌립보 교인들처럼 요모조모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챙겨준 사람이 없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언중유골이라고, 그런 선물을 더 받고 싶은 암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더욱 풍성한 은총이 그들에게 임하기를 기도해 주기 위해서였던 것입니다. 참 아름다운 편지입니다.
3. 어제 묵상자료에 중복된 내용이 있었는데, 이해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