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꽃 피울 때. / 고전 6:12-20.
묵상자료 7609호(2022. 3. 17. 목요일).
시편 시 66:16-17.
찬송 28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꽃이 피는 이유를 아시나요? 마종기 시인은 꽃이 피고 지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고 합니다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적 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소리/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시인에게 꽃이 피고 지는 이유는 사랑하는 것과 닮았습니다. 이 시에 얽힌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시인의 이십대 어느 봄날, 사랑하는 그녀와 함께 나무 아래 앉아 있다가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날의 사건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갑자기 당신의 배경에서 한 그루의 꽃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나무가 조금씩 떨면서 봄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나무가 꽃을 바쁘게 피워가며 아주 작게 떨고 있었습니다. 나무가 떨기도 하는구나, 하고 경이에 차서 나는 아무 말로 못하고 그 떨림만 보고 있었습니다.
나무가 조금씩 떨렸던 이유도, 가슴이 조금씩 떨렸던 이유도 다 꽃을 피우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무는 그 태생적 한계로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없습니다. 뿌리가 깊숙이 박힌 이곳으로부터 한 발자국도 내 마음대로 내디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것 중에 가장 예쁜 것을 오랫동안 준비해서 온 힘을 다해 표현합니다. 이처럼 애를 쓰는 이유는 두말할 나위 없이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지요.” 유선영, <문득 묻다 1>, pp.83-84.
2. “음행의 죄(12-20절)”을 읽었습니다. 우리들 인생을 비롯해서 모든 자연계는 저마다의 존재 목적이 있습니다. 어제 저의 집 화단 울타리로 심어둔 회양목에 벌떼들이 날아들고 있었습니다. 꽃에 든 꿀을 따기 위해서였습니다. 얼마 전 양봉업자들이 울상이 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양봉업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유실수며 심지어 채소까지도 큰 영향을 미칠 문제여서, 얼마나 반가운 눈으로 그 벌떼들을 축복해 주었는지 모릅니다. “건강하거라. 그리고 열심히 꿀도 따고 수정(受精)도 시키거라. 그게 너희의 존재이유가 아니냐?” 오늘 본문에서 사도는 자유의 기쁨과 그 책임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유익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어린 아이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시작합니다. 음식은 배를 위해서, 배는 음식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입니다. 목적을 위해서 준비된 매우 적절한 내용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느 기독인 의사는 인간의 신체 구조를 통해서 하나님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고백했습니다. 인간의 신체구조는 목적과 과정이 기가 막힐 정도로 신비하게 맞물려 상부상조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사도는 인간의 몸이 갖는 목적을 언급합니다. 몸은 음행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목적인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음행하는 몸은 인간의 삶의 의미와 목적에 유익한 게 아니라,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사도가 음행을 물리칠 것을 강조하는데, 그것이 몸 밖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 안에 일어난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육체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심각한 상처와 고통을 남긴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우리들 안에서 일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밖으로 쫓아내는 엄청난 죄악을 저지르고 만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질서와 조화가 있을 때, 평화롭게 운행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반항하고 불순종할 때, 인간은 자신 뿐 아니라 누구와도 그리고 무엇과도 어울리지 못하는 이기적인 존재가 될 수 밖입니다. 그래서 순기능으로 살아야 모든 관계들이 여지없이 깨트려져 버린 것입니다. 사랑의 표현으로, 또한 후손을 잇는 과정으로 소중하게 관리되어야 할 성적 욕망이 짐승들의 행태로 발전한 것입니다. 인간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윤리라는 규범을 잘 지킬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입니다. 우리 시대를 암울하게 하는 것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감각적이고 퇴폐적인 사랑이야기에 덮이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류를 멈추게 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미래도 희망도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3. 며칠 전 금촌역 통일시장에서 구입한 수선화 6알을 아산 꽃밭에 심고, 채전도 퇴비를 넣고 비닐로 덮었습니다. 올해는 봉선화와 채송화도 심을 생각으로 꽃씨도 마련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