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방언을 사용할 때와 자리. / 고전 14:1-19.

박성완 2022. 4. 4. 00:00

묵상자료 7627(2022. 4. 4. 월요일).

시편 시 69:10-12.

찬송 17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인디오 부족 중에는 현재형만 사용하는 부족이 있다. 잠에서 깬다. 사냥하러 간다. 먹는다. 맛있다. 배부르다. 잔다. 이렇게 그들의 하루는 유유히 흘러간다.” 현재형만 사용한다는 인디오 부족은, 남미 브라질 아마존에 사는 인디오들입니다. 다키 아마모토가 지은 [내일을 걱정하지 말라]는 책에 이들의 삶의 지혜가 실려 있는데요. 이들이 과거형은 물론 미래형도 쓰지 않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쓸데없는 고민을 하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 살지 않기 위해, 너무 욕심내지 않기 위해서 라고 합니다.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 아직 닥치지 않은 내일에 대한 걱정 오늘은 마음에서 이 두 가지만 지워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형만 사용한다는 인디오 부족들 처럼요.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324일 방송>

 

2. “이상한 언어와 예언(1-19)”을 읽었습니다. 오순절에 성령께서 강림하셨는데, 그때 방언이라는 것이 함께 전해졌습니다. 이 방언이란 지방어 혹은 사투리라는 말인데, 오순절에는 예루살렘에 타지에서 온 많은 외국인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외국에 흩어져 살고 있던 유대 뿌리를 가진 디아스포라로, 오랫동안 타지에 살다보니 모국어를 잊어버리고 현지어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많아서, 통역 없이는 소통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성령께서 임하실 때 그들도 알아들을 수 있는 방언이 들려온 것입니다. 그러니까 방언의 최초 용도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방언으로 말씀을 듣고 찬양을 하는 예배의 원활한 소통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서 이런 방언이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불통의 도구로 전락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같은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 방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1970년 대 가평 대성리 한얼 산에는 방언의 은사를 받겠다는 사람들로 산과 골짜기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도 그들 속에 끼어서 예배도 드리고 개인별로 흩어져 기도하는 처소도 다니면서 관심을 보였는데, 솔직히 그때 낯선 나라에 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으로 기도하고 방언으로 찬송하고 방언으로 외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 당시 대학생이던 저에게 밥을 해 주며 고등학교에 다닌 여동생이 있었는데, 방언을 받았다며 자신에게 일어난 현상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냥 기쁘다고 했고, 밤을 새며 방언기도를 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활동하던 1세기 초대 교회 역시 방언의 물결이 온 교회를 뒤덮고 있었는데, 방언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사도는 방언의 순기능에 대해서 강조하며 방언을 할 수 있기를 권하기까지 합니다. 그것은 개인적으로 그리고 교회적으로도 유익한 일이라고 말입니다. 하나님께만 드릴 수 있는 언어라는 점(2), 개인들은 자신을 도울 수 있고, 교회에도 도움을 주는 점(4), 사람들을 격려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점(3)을 들었습니다. 문제는 방언을 해석하지 못할 때는 아무 도움은커녕 불통이 되었다는 것입니다(6). 그러면서 악기를 예로 들었습니다. 악보에 따라 연주하지 않는다면 무슨 곡을 연주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입니다. 병사들에게 출정을 알리는 나팔수가 취침나팔인지 기상나팔인지 아니면 돌격 나팔인지를 알 수 있도록, 그 음률에 맞춰 불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입니다(8). 결국 사도는 정곡을 찌르는 충고를 합니다. 알아듣지 못하는 방언으로 기도하고, 찬송하고 설교한다면, 모두가 다 외국인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말입니다(11). 그래서 차라리 일만 마디 방언보다는 알아들을 수 있는 보통 사용하는 말 다섯 마디가 훨씬 더 교회에 유익하다고 말입니다(19). 이런 충고의 배경에는 방언을 교회의 유익이 아니라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의 특별한 자랑거리로 생각하는 풍조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3. 지난 주말 도봉산 둘레 길에서 진달래가 활짝 핀 것을 보았습니다. 아차하면 그 애틋한 모습을 놓치고 말거든요. 주성농인교회는 제게 앞으로 23년간 설교를 부탁하였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