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에게 향기이고, 누군가에겐 악취인가? / 고후 2:14-3:6.
묵상자료 7629호(2022. 4. 6. 수요일).
시편 시 69:16-18.
찬송 8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골짜기에 피어난 꽃에도 향기는 있고, 버림받은 잡초 더미 위에도 단비는 내립니다. 온실 속의 살아 받는 화초가 잇는가하면 벌판에서 혹한을 견뎌 내는 작은 들꽃도 있지요. 무참하게 짓밟히는 풀잎 하나도 뭉개지는 아픔의 크기가 어쩌면 우리와 똑 같을 수가 있습니다. 계절 없이 사랑받는 온실 속의 화초보다는, 혹한을 참아낸 들꽃의 생명력이 더 강할 수도 있지요. 잘났건 못 났건 어쩌면 선택받은 인생에는 각자에게 부여 된 소중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세상에 사랑 없이 태어나는 것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라는 말이 있던데요. 사랑한다는 말이 힘들고 괴로워도 마지못해 살아가는 어리석음이 없었으면 합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4월 9일 방송>
2. “그리스도의 향기(14-17절)”과 “새 계약의 일꾼(3:1-6)”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향해서, “우리는 하나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구절이 아주 놀랍습니다. “이 향기는 구원받을 사람에게나 멸망당할 사람들에게나 다 같이 풍겨나가지만, 멸망당할 사람들에게는 역겨운 죽음의 악취가 되고, 구원받을 사람에게는 감미로운 생명의 향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멸망당할 사람에게는 죽음의 악취가 되고, 구원받을 사람에게는 생명의 향기가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향기가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죽음의 악취가 되기도 한다고 하니, 이 무슨 조화란 말입니까? 주목해야 하는 것은 우리 크리스천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다고 하는 것입니다. 저의 고교 동창들 중에는 처음부터 저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미워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빈정거리는 것은 물론 제 앞에서 직간접적으로 크리스천들을 험담하길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흠 잡히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조심도 하고, 분에 넘치게 칭찬도 해 주었는데, 별다른 변화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술맛이 떨어진다며 다음부터는 동창 모임에 나오지 말라.”는 귓속말까지 하였습니다. 그 일로 부득이 할 경우를 제외하고 동창모임을 소홀히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해답을 오늘의 본문에서 찾았습니다. 분명히 누군가에게는 제가 악취가 될 수가 있구나 하고 말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부산 교계 지도자들이 서울에서 잘 나간다는 분을 강사로 모시고 말씀을 들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당시 막 압구정동에 새 교회를 지었는데, 지하에 본당을 배치했는데 너무 좋다는 말씀을 하신 후, 젊은 시절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하였습니다. 젊은 날에는 교인 중에서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자신을 배척한다면 그 교회를 사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단 몇 사람만이라도 자신을 붙잡는다면 그 교회에 버티고 앉아있을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는 누구건 무슨 일이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며, 그 프로테지에 따라서 일희일비한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그런 세태를 보면서 더욱 겸손해져야 하고, 더욱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들이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무엇보다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의 판단이나 기분에 맞춰서 우리를 평가하실 리 없다는 것쯤은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향기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노력할 일이지만, 이 또한 억지로 할 일도 아닙니다. 설령 누군가에게 악취가 된다고 해도, 그것엔 그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분명 있으실 것이라고 말입니다. 얼마 전에 두 세 사람 건너서 그 친구가 진짜로 술맛이 떨어져서 예전 같지 않다는 고백을 들었노라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들어주신 것입니다. “술맛으로 인생을 살지 말고 이해하는 맛으로 인생을 즐기게 해 달라.” 기도한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시 물어봅니다. “나는 누군가에 향기인가? 아니면 악취인가?”하고 말입니다.
3. 오늘 건대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습니다. 채혈을 통해서 심장과 당뇨 등의 상태를 체크하는데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