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2022. 4. 17. 주님의 부활절] 부활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믿는 것. / 눅 24:1-12.

박성완 2022. 4. 17. 00:00

묵상자료 7640호.

시편 시 71:10-12.

찬송 15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누군가는 봄을 멘델스존의 음악으로 기억하고요. 또 누군가는 하얀 목련과 노란 개나리의 웃음으로 기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티 에스 엘리옷의 시구처럼 장난 계절로 기억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특히 봄에 외로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마음이 순수할수록 더 계절을 잘 탄다고 합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아마도 요즘 꽃이 핀다고 또 꽃이 졌다고 마음이 울렁거리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7414일 방송>

 

2. 주님의 부활절의 복음서 눅 24:1-12을 본문으로 부활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믿는 것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기독교 신앙의 가장 큰 적은 이성과 이해에 바탕을 두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나 이성이나 이해는 인간의 차원일 뿐, 신앙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차원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생명과 사랑의 신비나 은총이 하나님께 근거하듯 말입니다.

 

부활 소식을 처음 들은 세 여인들은 부활신앙의 근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1-9).

성경에는 다양한 부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통점은 하나같이 인간의 이성에 만족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처럼 빈 무덤을 목격한 세 여인들의 얘기나, 천사를 만난 이야기 모두 부활을 이해시키기에는 모자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천사의 충고에서 중요한 신앙의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을 기억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자가 반드시 죄인들의 손에 넘어 가 십자가에 처형되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리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나게 하였을 때, 세 여인은 그 말씀을 기억하고 부활 신앙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담대하게 제자들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세상 사람들에게도 증거하게 된 것입니다. 부활신앙이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지고 싶다고 해서도 아닙니다. 오직 부활하실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허락된 축복입니다.

 

헛소리로 들린 부활소식을 반신반의했던 베드로를 움직인 것은 성령 하나님이셨습니다(10-12).

의심하지 않는 신앙이란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성과 신앙의 거리는 지구 정반대처럼 멀리 떨어진 차이입니다. 4세기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차원을 이성이라 하고, 하나님의 차원을 신앙이라 정의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성과 신앙은 충돌하기 마련이며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헛소리로 치부할 뻔한 여인들의 부활소식에 베드로만은 깨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하셨던 말씀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달려간 무덤에서 다시금 이성과 신앙이 충돌하였습니다. 흔들리는 이성을 붙잡은 것은 성령 하나님이셨습니다. 희미하던 신앙을 향해 마음을 열게 하셨습니다. 침몰해 가는 배에서 기쁨으로 찬송하는 모라비안 형제들을 보는 순간, 요한 웨슬레의 마음은 뜨거운 신앙으로 충만하게 한 것은 성령 하나님이셨습니다. 할렐루야를 외치도록 축구단을 창설한 한 장로님의 마음을 성경께서 깨우치셨습니다.

 

부활신앙의 위력은 인간 이성의 힘과 지혜가 아니라 성령 하나님의 능력이며 은총입니다(16:31).

죄인이 용서받고 구원에 이르는 것은 인간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며 은총입니다. 인간이 스스로는 구원받을 수 없는 완전히 타락한 죄인이라고 고백할 때, 그때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성에 대해서 완전 포기하게 될 때만 새로운 하나님의 차원이 열리는 순간입니다. 제가 현역시절에는 사흘 금식을 하며 성경을 일독하곤 하였는데, 기력이 쇠하여 바닥에 내려갈 때, 참된 지혜와 용기가 생기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지혜인 말씀을 의지하는 신앙이 꿈틀거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우리는 장벽 너머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이성과 이해를 앞세워 하나님과 논쟁할 수 있습니다. 피조물이 창조주를 향해 객기를 부리는 순간입니다. 이런 우리를 성령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베드로가 홀로 벌떡 일어나 믿음에 이르도록 간구할 차례입니다.

 

3.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절 인사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