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믿음으로 사는 삶이란 평안과 감사의 일상. / 고후 4:16-5:10.

박성완 2022. 4. 23. 00:00

묵상자료 7646(2022. 4. 23. 토요일).

시편 시 72:5-7.

찬송 48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성태 곡 김소월시 산유화를 잘 알고 있습니다만, 같은 소월의 시에 김순남 선생이 곡을 붙인 산유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김성태 곡의 산유화가 좀 더 화려하고 서정적이라고 한다면, 김순남의 곡은 소박하고 우리말이 붙은 가락과 장단이 느껴집니다. 김성태의 곡의 산유화는 쓸쓸함과 더불어 꽃이 활짝 산의 아름다움도 그려지지만, 김순남 곡 산유화는 꽃이 지고 난 뒤의 적막감이 더 깊이 다가온다고 해야 할까요? 김순남 선생이 이 곡을 작곡할 당시, 우리나라는 해방을 맞았지만, 남과 북으로 갈라져 현실은 여전히 암울한 상황이었습니다. 1947년 그의 나이 31살 때였지요. 그는 우리 민족의 아픈 마음을 달래고 싶은 마음으로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작곡가의 바람처럼 사람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그러고 나서 위로를 받고 희망을 가지게 되었지요. 5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곡이 널리 애창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곡가가 월북했다는 이유로 금지되었다가, 80년대 후반에야 해금된 곡이지요. 우리의 시는 서양식으로 부르게 되면 아무리 잘 불러도 노래의 맛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작곡가의 곡이기 때문일까요. 이 곡을 한국적인 가곡의 출발 로 보는 그러한 시각도 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424일 방송>

 

2. “믿음의 생활(4:16-5:10)”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믿음을 따라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믿음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어떤 스펙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정신이며 목적이며 방법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믿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게 될 때, 가령 장로 출신이 골프 캐디를 성추행했다던 지, 유명 크리스천이라는 배우가 사기사건에 연루되어 중형을 받았다던 지 할 때, 그의 믿음이란 그의 삶을 지배하는 기본정신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실망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남을 속이는 방편으로 신앙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경계하는 사회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것은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동안 인기가 추락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교회를 악용한 케이스는 매우 흔한 일이었던 것은 그런 예라 하겠습니다. 오늘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쓴 사도 바울이 살던 시대는, 예수를 구주로 믿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밀고 되면 사람들에게 끌려가서 몽둥이로 매를 맞고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실추된 인기를 되찾거나, 신뢰를 얻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신앙으로 산다는 것은 죽는 일이었습니다. 저의 집에서 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불란서에서 막 신부 서품을 받고 우리나라 땅을 밟은 지 일주일도 채 안 되어 목이 잘려 순교한 젊은 신부님의 기념비가 있습니다. 광주 호남신학교에서 바라보이는 언덕에는 스무 개가 넘는 초라한 무덤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그 중에는 부모를 따라 나섰던 선교사님의 따님이 스물을 갓 넘긴 나이에 장티푸스에 걸려 죽었다고 돌비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화려하고 멋진 신세계가 아니라, 언제든지 목숨을 내 놓아야 할 위험이 따르고 있었습니다. 사도가 말하는 대상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도는 이런 사람들을 향해서 몇 가지 권고의 말씀을 기록하였습니다. 첫째는 낙심하지 말자는 권고입니다(16-18). “바라던 일을 이루지 못할 때 맥이 빠지고 마음이 상함이라고 사전에서는 설명합니다. 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낙심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여러분 역시 그런 경험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사도는 눈에 보이는 것들에서 낙심했던 경험들을 되살리고 있는 듯합니다. 둘째는 지상의 장막집이 무너질 때 하늘의 집을 바라보라고 권고합니다(1-5). 땅 위의 장막이란 우리들이 평생을 살면서 공들여 이룩한 모든 것들을 상징합니다. 건강한 육체일 수도 있고, 재산일 수도 있으며, 명예일 수도 있습니다. 은퇴를 하던 해 지인의 권고로 병원을 방문하고서 큰일 날 뻔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관 하나가 80%나 막혀 있다고 했습니다. 호미질을 하고 일어나면 머리가 핑 돌아서 노인이 되는구나 생각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때 건강한 육체라는 게 별거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셋째는 주님을 의지하는 신앙만이 우리를 담대하게 만들어 줍니다(6-10).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면 두려운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주님 앞에서 눈을 뜨게 될 것을 믿는 순간, 감사와 평안이 온 마음을 다독여줍니다. 그렇습니다. 믿음으로 사는 생활이란 낙심과 실패 그리고 두려움을 뛰어넘게 하는, 주님 주시는 평안과 감사로 살아가는 일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