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깨트리게 하는 것들. / 출 15:22-16:10.
묵상자료 7650호(2022. 4. 27. 수요일).
시편 시 72:18-19.
찬송 34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얀 거짓말, 검정 거짓말, 거짓말에도 색깔이 있는 것 아시지요? 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해 주는 뼈아픈 말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하얀 거짓말이 융통성 있게 그리고 더 살맛나게 해 줄 때도 있습니다. “안 보는 사이에 더 예뻐졌다.” “어머! 선배는 나이를 거꾸로 먹네요.” 우린 가끔 이런 거짓말을 하고 또 들으면서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속이 빤히 보이는 아이들의 거짓말은 귀엽기도 하고요.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 상사에게 또 아침부터 기분이 우울한 것 같은 사춘기 아이들에게 그들이 좋아할 것 같은 말 한 두 말은 거짓말 같더라고 하더라도, 누가 뭐라 하지는 않겠지요? 나른하고 피곤할 때, 그 사람을 자극할 수 있는 약간의 거짓말은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얘들아, 우리 지금 당장 지중해로 떠나자?” 노래의 날개를 타고 떠나 보시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년 4월 25일 방송>
2. “모세가 마라에서 쓴 물을 단 물로 만들다(22-27)”과 “만나와 메추라기(16:1-8)”을 읽었습니다. 출애굽 사건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는 역사와 신앙의 기초석이 되었다 말할 수 있습니다. 야훼 하나님을 민족 신으로 모시고,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하며, 야곱의 12아들을 지파로 하는 아주 작은 민족이었지만, 출애굽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들은 인류 역사에 등장한 위대한 민족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출애굽 사건이란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과 신앙의 유일성이 확립되는 계기만이 아니라, 온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건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출애굽 사건은 430년이란 긴 시간동안 노예로 살고 있던 히브리 민족이 자유민이 되고 자존감을 되찾는 사건으로 출발했지만, 그 40년이란 출애굽 과정을 통해서 그들의 신앙이 뿌리를 내리고 정립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하겠습니다. 출애굽 과정에는 해결해야 할 숱한 문제들이 뒤섞여 있었음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먹고 마셔야 하는 생존이 달린 절박한 문제 앞에서 그 백성들이 어떻게 극복해내고 그런 문제들을 통해서 그들이 배워야 할 신앙적 교훈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히브리 민족이 자유민이 되는 과정은 역경의 연속이었는데, 그 중의 하나는 먹고 마시는 문제, 곧 생존과 직결되는 것들이었습니다.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흘 길을 가는 동안 마실 물을 찾지 못했습니다. 가끔 물이 있긴 했지만 그곳의 물들은 너무 써서 도무지 마실 수가 없어, 그 지방을 마라라고 불렀습니다. 당연히 모든 불평은 모세에게 향했고, 모세는 하나님께 부르짖지 않을 수 없었다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쓰기만 하던 물이 단 물로 바뀐 것입니다. 참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을 순종하고 바르게 살며 그 명령을 귀담아 듣고 잘 지키면 에집트인에게 내렸던 어떤 병도 내리지 않으리라.”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실 물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백성이 신 광야에 들어섰을 때는 홍해를 건넌지 한 달째 되는 날이었는데, 백성들이 불평불만을 가지고 모세와 아론을 찾아온 것입니다. 차라리 애급에서 노예로 살던 시절이 더 낫다고 말입니다. 고기 가마 곁에 앉아 배불리 빵을 먹을 수 있던 시절을 추억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은 그 백성에게 아침에는 하늘에서 먹을 것을 거두어들이게 하리라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 필요한 양식만을 거두어들이되 여섯째 날에는 일곱째 날을 위해 갑절의 양식을 거두어들이도록 명령하신 것입니다. 목이 마르면 물을 달라하고, 배고 고프면 먹을 것을 찾게 마련입니다. 우리들 삶에는 언제나 필요가 있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하나님은 무얼 하고 계시느냐고 원망과 불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하나님과의 사이에는 상호 신뢰라는 매개가 작동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만나게 될 때, 이 상호 신뢰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은 하나님과 연결고리가 되는 신뢰가 매우 빈약하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신뢰를 깨트리는 원망과 불평이 쉽게 불거져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둘 사이의 관계를 여지없이 박살을 내버리는 것입니다. 마치 어떤 신뢰를 쌓은 적이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듯 신뢰를 망쳐버리게 하는 기다림과 참을성 없음 같은 단순한 문제들 때문에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목말라 죽게 하실까, 그러실 수 없다는 확고한 신앙이 절실해 지는 순간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자녀를 굶주리게 하실까?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